초당 지영호 서예가

 

서예는 문자를 이탈하지 아니한 고심한 현대적인 예술이다. 하얀 종이 위에 검은 선, 극대화된 색의 대비, 축약된 선들의 집합이 서예이기 때문이다. 옛 선비들은 문무를 겸하기도 했지만 선조들의 생활상을 살펴보면 서예로 단련된 체력이 건강을 유지하는 기초가 되었다. 초당 지영호 서예가는 30여 년째 초서의 외길을 걷는 예술가다. 국전 당선 작가지만 실력이 크게 도약하지 못해서 고전할 때 초서 대가 운당 정영채 선생을 만나 추사 김정희 시대까지 전승되다가 맥이 끊어진 현완법을 배운 후 지금도 수련을 이어가고 있다.

역도 선수 출신으로 한국장애인역도연맹을 창립하고 역도와 서도의 정신을 조화롭게 구사하며 서예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올린 그는 역도는 힘을 기본으로 한다면 서법예술은 정신을 바탕으로 한다고도 말한다. 역도는 힘을 바탕으로 하여 정해진 규격과 중량 모양 시간을 기초로 하여 일정한 규율을 준수해야만 역도라고 말할 수 있으며, 서법예술(書法藝術)은 정성을 다하여 지필목을 준비하고 기와 혼(魂)을 모아서 정해진 자세와 형식으로 화선지에 정신을 새겨놓는 것이라고 한다.

역도와 서법예술은 다른 것 같지만 같은 이유는 기본자세가 발끝부터 머리까지의 정중동이며 무아의 경지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 같다고 한다. 역도나 서법예술 역시 두 발을 어깨넓이로 벌리고 발바닥과 발가락을 땅에 박는 기분으로 서야만 하고 바벨이나 붓을 제압하기 위하여 대퇴부에서부터 허리, 방배근, 활배근, 이두박근, 삼두박근, 삼각근, 승모근 등 모든 근력을 총동원하고 호흡과 함께 정신으로 압축된 기가 손끝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바벨이나 붓끝까지 전달되게 하는 것이 역도(力道)와 서도(書道)라고 전하는 지영호 서예가는 “옛 선비들은 문무를 겸하기도 했지만, 선조들의 생활상을 살펴보면 서예로 단련된 체력이 건강을 유지하는 기초가 되지 않았을까 반추해봅니다.”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서예의 정신을 지키는 것에만 중요시 했다. 하지만 예술은 자유로워야 한다. 반듯한 글씨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기본을 지키면서 ‘예’를 중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처럼 자신만의 확고한 예술세계를 간직한 지영호 서예가는 한·중·일 동양서예 초대작가전, 중·한·일 서법 초대전, 일·한 서도 지도자 초대전 등 한·중·일 교류전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한국 서예 수준을 널리 알리고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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