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비 연 £3,600/1명 때문에 빚지고 사는 영국 부모, 넷 중 3명

영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철수(가명)가 바이올린을 배운다고 한 것은 5살 반 되면서다. 엄마는 철수가 젖먹이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며 음악 감각과 함께 정서적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 데 그 ‘계획이 들어 맞은 것 같아’ 기뻤다.

▲ 방과 후 활동으로 주 1회 바이올린 레슨과 수영, 체스(서양장기) 클럽을 다니는데 주당 £45 (연 £2,300)가 들어간다 (출처 koweekly.co.uk)

철수는 현재 7살로 바이올린 레슨을 2년 가까이 주 1회 받고 있다. 다른 날에는 수영장과 체스(서양장기) 클럽을 다닌다. 방과 후 활동에 주당 £45 (연 £2,300)가 들어간다.
영국에서 자녀 과외비를 어떻게 얼마를 감당하는가를 조사한 결과가 최근 나왔다.

영국서 넷 중 세 부모가 자녀 1명당 연평균 £3,600를 쓰며 (자기 자녀가 동년배나 친구들보다 조금이라도 앞서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은 동서양, 한국이나 영국서나 똑같은가 보다) 그리고 이 중 75%가 결과적으로 빚을 지게 된다고 가격비교 사이트 moneysupermarket.com가 밝혔다.

£3,600를 자세히 보면 £1,348은 과목과외(학교 등록금 별도), £1,222는 스포츠, £1,038는 유행 의류나 컴퓨터 게임 등에 썼다.
이 조사는 학부모간 치열한 경쟁심이 있음도 밝혀냈다. 돈들여 과외 시키는 부모 절반은 자녀가 ‘가장 좋은 학교’와 대학에 들어가길 원해서라고 답했다. 그러나 13% 응답자는 자녀가 학교서 뒤처지거나 못따라갈 것을 염려해서라고 했다.

‘다른 부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 이라 답한 부모도 10명 중 1명 이상이었다. 눈길을 끌었던 내용은 4~10세 자녀 둔 부모 중 18%가 과외선생님을 다른 부모에게 비밀로 안 알려 준다고 답했다.
철수 밑에 3살짜리 딸까지 둔 엄마는 과외를 위해 이곳저곳 데려다 주고 오는 시간까지 희생(과 투자)을 기꺼이 한다. 왜냐면 이 모든 것이 가치있고 보상받는 일이라 믿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여러모로 좋을 것이다. 남편과 나는 철수가 바이올린 전문 연주가가 되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애 스스로 음악을 이해하고 즐겼으면 한다. 내가 아는 집 애들 대부분이 2~3가지 과외를 한다. 일부는 더 많이 한다(시킨다)”고 엄마는 말했다.
자녀에게 뭔가를 해주려면 부모에게는 두말할 필요없이 경제적 부담이 따른다.

조사응답자 1,000명 중 1/5이상이 과외비 감당이 힘들다고 했다. 이 중 19%는 돈이 모자라 신용카드를 쓴다고 답했다.
응답자 1/3 정도가 해외휴가를 간 적이 없으며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할 수 없다고 했다. 10명 중 1명 정도는 지갑 부담으로 자녀 더 가지기를 포기했다는 답변도 했다.

“부모 편집증(비뚤어진 정신)은 큰 비지니스다. 다른 집 자녀들이 음악이나 스포츠 레슨 등 과외활동을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자기 애가 뒤처질 수 있다는 염려와 공포속에 뭔가를 시킨다. 어떤 사업보다 더 큰 전염성을 가진 비지니스 모델이다”고 아동청소년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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