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초 정정순 작가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연못가 한 모퉁이에 오롯이 떠있는 연꽃은 단아하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자아낸다. 연꽃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꽃이기도 하고 그 생리적 특성 때문에 불가에서는 성화로 받들기도 하는데 시원시원하고 큼직한 꽃이 한창 무더운 때에 피어난 모습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청량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연꽃의 고운 자태처럼 보는 이들에게 따뜻하고 아련한 기억을 되새겨 주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가 있다.

‘21세기의 허난설헌’으로 불리우는 예초 정정순 작가가 문화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을 쏟으며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다. 문인이자 한국화단의 역량 있는 여류화가로 그림과 시 두 분야를 접목시켜 자신만의 문학적 감수성으로 예술세계를 꽃피우고 있는 정 작가는 수많은 개인전과 국내외 그룹전을 개최한 한국화단의 대표적인 여류작가다.

정정순 작가
정정순 작가

정정순 작가의 작품에는 다른 작가에게서 찾아 볼 수 없는 그녀만의 독특한 색깔이 담겨져 있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짙게 묻어나는 그의 작품들은 인간 내면의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고 있으며 은유적 조형언어를 통해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꽃과 인생을 테마로 한 그림은 힘과 정열이 넘치는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화풍으로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작품에서 드러나는 화려한 색감과 따뜻한 스토리는 인생의 깊이와 오묘함, 사랑과 기쁨, 아픔과 슬픔들이 녹아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시선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특히 꽃과 인생을 테마로 한 그림은 힘과 정열이 넘치는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화풍으로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또한 자연으로부터 얻은 서정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마음세계를 표현한 동서양을 아우르는 그림은 시각적 활기와 확고한 조형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정순 작가에게 있어 그림과 시는 각각의 독립된 개체가 아닌 시공을 초월한 하나의 예술이며 사랑이다. 시인으로, 화가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를 정도로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그이지만 미술과 문학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하기까지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도 많았다.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평안함과 자유를 포기했고 절을 찾아 부처님께 좋은 글을 쓰게 도와 달라고 기도했으며, 두려움 속에 어둑한 새벽 산을 오르고 또 올라 명상을 하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았다. 시상이 떠오르지 않은 날에는 원고지를 수없이 찢으면서 밤을 새운 다음에야 겨우 몇 줄의 단어를 쓸 수 있었고, 꿈에서도 떠오르는 한 줄의 시어도 놓치지 않고 깊은 잠에서 깨어나 메모하던 날들을 되새기며 ‘예술은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했다는 정 작가. 그는 자신이 인생의 많은 굴곡과 좌절을 경험하며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온 만큼 자신의 글과 그림을 통해 용기와 웃음을 잃은 채 아픔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신미술대전, 미술세계대상전, 소사벌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및 특선 등 다수의 미술상을 받은 정정순 작가는 ‘문학공간’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사랑의 감성으로 한두 편씩 써온 시를 모아 ‘맑은 하늘에 점하나 찍었어’, ‘산길 같은 그리움’, ‘밤나무의 추억’, ‘초록 물방울’, ‘얼마큼 더 걸어야 산마루에 마음 두고 올까’ 등을 발간했으며 사랑에 대한 따듯한 담론과 정감어린 시어들과 인생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철학적 메시지는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그의 예술 속에는 시와 철학이 있고, 사유와 정신주의가 함축되어 있으며 시집에는 시와 에세이가 있고 창작을 시도하여 완성해 낸 그림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림도 그리고 시도 읊는 선비의 잠재력과 능력을 가진 화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정정순 작가는 “자신을 인정받고 싶고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 굽은 어깨 등 뒤로 굽힐 줄 모르고 예술가의 길에 서서 그림, 그리고 시를 쓰면서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며 “사람의 본성이 잘 바뀌지 않듯, 아무리 애써도 잘 그리기 힘든 것이 그림이고 잘 쓰기 어려운 것이 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을 오르다 보면 하나하나 쌓인 돌이 탑이 되어 산을 지키고 있듯, 산길같은 인생길 가면서 작은 경험이 쌓여 나의 마음속에도 평화의 탑을 세우고 시의 탑을 세웠다며 발표한 정정순 작가의 16번째 시집 ‘인생의 탑’을 소개한다.

 

-인생의 탑 -

 

어제의 내일은 사라지고

머지않은 그날이 오면

흙으로 돌아가지만

태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돌탑

작은 돌처럼

작은 경험이 쌓여

돌탑을 세웠네

마음속에 평화의 탑을 세웠네

 

산길을 걷노라면

하나하나 쌓인 돌이

탑이 되어

산을 지키고 있듯

인생길에 하나하나

탑이 된 책

서재를 지키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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