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전격 육성키로 한 가운데 향후 주가 흐름이 주목된다.

지난 24일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내 R&D 분야에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R&D 및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목표이다.

정부도 맞장구를 치고 있다. 전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지난 25일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청한 국가 R&D 사업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메모리 분야에 앞으로 10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 당초 두 부서가 신청한 금액은 5천억원이었지만, 1조원으로 최종 승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반도체 기업은 사업모델에 따라 종합반도체회사(IDM), 반도체 회로 설계회사(Fabless), 파운드리(Foundry), 후공정 회사로 구분된다. 반도체 회로 설계회사는 생산은 하지 않고 회로 설계만 담당한다. 파운드리는 설계회사로부터 외주를 받아 생산에 집중하며, 후공정 회사는 생산된 반도체를 테스트하고 패키징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이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종합반도체 회사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종합반도체 회사가 모든 공정을 수행하지만 비메모리는 다르다.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로 각 공정별 전문화가 중요하다. 따라서 설계회사, 파운드리, 후공정 회사의 구분이 명확한 편이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면서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 부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파운드리 시장은 현재 대만의 TSMC가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TSMC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한 라인을 준공하면서 세계 최초 7나노 공정을 상용화해 TSMC와의 격차를 줄일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5일 삼성전자는 매출액이 5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8조5637억원) 줄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60.3%(9조4421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2분기부터 차차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 5일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대형 인터넷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재고가 축소되고 있으며, 신규 CPU 역시 본격 출하되면서 반도체 가격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 신규 모델 교체 주기가 도래하며 유연한 가격 정책으로 판매량이 전작 대비 높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반도체 업황에 청신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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