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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중심국가가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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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중심국가가 되는 길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8.02.23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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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용환승

 

용환승 교수
용환승 교수

작년부터 4차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알파고의 등장과 더불어 인공지능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핵심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이하 줄여서 SW)인데 SW중심국가는 차치하고, SW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을 가진 기업하나라도 가지는 국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보고자 한다. 필자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없고 우수한 인력뿐이므로 종이위에서 프로그램만 작성하면 되는 SW산업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들어 왔다. 그러나 수십년이 지난 오늘날 대한민국은 그와 반대로 막대한 물리적 기계 장치를 필요로 하는 조선업,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공장형 기업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사무실하고 개인용 컴퓨터만 있으면 되는 SW산업은 세계 100대 기업에 단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이 기적이듯이 사실 이것도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오히려 SW산업은 미국과 영국 등 산업혁명의 선진국들이 여전히 선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가까운 미래에 잘 될 거라는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정부나 어느 조직에서도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과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의 구호는 난무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그리고 5G통신 분야가 여전히 주도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자동차라든지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선보인 드론쇼와 같은 SW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서 필자는 두 가지를 들고자 한다. 

 첫째는 법제도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의 사물인터넷 경쟁력 평가에서 하위권에 속했는데 그 이유는 법제도 경쟁력이 바닥이어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창조경제는 새로운 기기와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는데 국내의 법제도는 신규 제품과 서비스가 설자리가 없다. 우버나 헤이딜러와 같은 창의적 서비스는 법제도 규제로 정지되었으며 자율주행자동차는 아직 도로주행을 할 수 없다. 법제도의 문제는 국회에 있는데 국회경쟁력이 없으면 선진 법제를 자동으로 도입하는 법이라도 통과시켜야 해결될 것이다. 100년 전 산업혁명을 주도한 영국의 경쟁력은 디지털 시대에도 지속되고 있다.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신경망을 기반으로 바둑SW인 알파고를 만든 것이다. 프로바둑실력은 우리가 최고지만 도구를 만들어서 프로기사를 완전히 제압했다. 이러한 사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영국은 이미 재판에 인공지능SW를 도입했다. 우리는 기술도 없지만 있어도 법으로 도입을 막혀서 적용이 불가능하다. 드론,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 등 미래를 선도할 창조와 벤처산업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법과 제도에 있다. 온라인을 오프라인에서와 동등하게 취급해주기만 해도 온라인사업이 발전할 것인데 현실은 오프라인에 없거나 매장이 없으면 온라인을 허용하지 않는다. 최근에 겨우 온라인은행을 허용해서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킨 것이 좋은 사례이다. 그러므로 오프라인에서 허용하는 모든 서비스는 온라인에서도 자동으로 허용하는 법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과제는 ‘인공지능’을 인간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법도 필요하다. 그래서 법인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인’을 어느 국가가 먼저 허용하는 가가 미래를 주도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인은 인간과 동일한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우리가 신분으로 인간을 차별하지 않고 실력으로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과 같이 인공지능인을 신분으로 차별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대우해야 한다. 벤처기업 육성을 하려면 또한 법제도 인프라를 갖추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술가치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한 금융 지원이나 엔젤 투자 제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둘째는 눈에 보이는 물질 중심적 문화라는 것이다. 결과물이 거대한 물리적 실체가 있어야 하고(건물, 도로와 같은 하드웨어) SW와 같이 종이에 적힌 지적결과물에 대한 가치 평가가 없다는 것이다. SW중심국가라고 선언하고 SW중심대학을 육성한다고 SW산업이 발전하지는 않는다. 사회 전반에서 SW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하드웨어 중심적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두 가지 사례를 들면 도로에 과다하게 설치된 과속방지턱과 성형수술 문화를 들 수 있다. 속도 제한이라는 규정보다는 바퀴에 와 닿는 충격이 있어야만 속도를 줄이고  내면의 아름다움보다는 외모지상주의가 주류를 이루는 국민들의 인식이 문제이다. 미녀응원단을 보내서 평화를 외치는 북한의 정책도 외모지상주의의 대표 사례일 것이다.  SW는 지식산업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이 바탕에는 지적재산권이 있다. 지적재산권과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침해하는 것에 대한 관용적 문화가 지배하는 한 지식산업의 발전은 불가능하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방송 컨텐츠에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도입하는 것에 대한 비난을 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저작권 침해를 떠나서 박사학위 논문에 표절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러한 행위를 한 사람들이 버젓이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 국내 학계의 문제이며 근본적인 문제이다. SW중심 국가는 선언만 해서는 되지 않고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가 뼛속깊이 하드웨어 중심국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동산 중심국가이고 핀테크와 같은 고도의 SW기술이 요구되는 산업은 금지해 와서 발전이 불가능했다. 아파트 상가의 1층에는 온통 부동산업체뿐이고, 2층에 증권, 투자와 은행, 3층에 학원, 4층에 의원이 있다. 가끔 1층에 애완견업체가 있기도 하다. 오늘날 직업의 서열을 보여준다. 최근 강남의 일부 학부모가 학생들에게 코딩교육을 시작한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기도 하지만 아직 SW개발자는 3D업종화된지 오래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이와 같이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으며 중고생들은 세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이미 미래희망을 ‘건물주’라고 생각하고 있다. 수십 년간 지속되어온 부동산중심 정책의 결과다. IT산업육성이라고 외치면서 실제로 통신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그리고 스마트폰과 같은 하드웨어만 육성해왔을 뿐이다. IT의 핵심은 SW이고 데이터이며 최근에 빅데이타와 인공지능이 대두되어 다시금 관심이 받고 있기는 하다. 동계올림픽에서 IT 기술을 자랑했다고 하는데 드론쇼는 인텔의 기술이고 디스플레이와 5G통신으로 역시 통신과 반도체 디스플레이인 하드웨어 중심이며 SW즉 IT는 없었다. 한때 일본이 매뉴얼에 따라서 움직이는 융통성 없는 나라라고 지적한 적이 있었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는 융통성이 과다하고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을 뿐만아니라 있어도 따르지 않는다. 매뉴얼과 법, 제도에 따라서 움직이는 나라가 SW 중심국가이다. 

 그래도 국내 벤처에서 성공을 못한 기업이 실리콘 밸리로 가서 대성공을 거두고, 동영상 플레이어를 만든 소기업의 제품을 인도에서 2억불에 구입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희망을 가져본다. 이러한 일들이 법제도와 인식의 변화가 생겨서 국내에서도 많이 일어나서 세계 100대 기업에 단 1개라도 들어가는 기업이 수년 내에 탄생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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