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은 나름대로 소명이 있다. 유명한 이들만 세상에 명성을 날려 유익한 사상을 남기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의 굼벵이도 옥토를 일구는데 기여하며, 바다 속에 플랑크톤도 정화를 하지 않는가. 인간으로 태어난 모든 생명은 귀하다. 한 세상 같은 시대에 태어나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음도 얼마나 큰 축복인가. 모든 것에 감사하며 스스로의 사명에 충실하고자 함은 비단 작가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김세정 화백
김세정 화백

작가는 어린 시절(초등학교)부터 학급, 교내의 환경미화에 참여해 왔고 나름대로 미술에 대한 재능을 꽃피우며 예술고등학교에 진학, 미대를 졸업하고 지금까지 26회의 개인전을 열어온 그야말로 ‘그림만이 인생’이라는 소명을 안고 외길만 걸어왔다. 첫 전시회 때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란 부제를 달았고, 사회의 어두운 곳에 작품기증을 마다하지 않았다. 작품이 있어야 할 곳으로 찾아감을 사명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긴 말이 필요없다”는 것이 작가의 철학이다. 모든 말은 길지 않아야 하며 관람객들에게 어렵고 복잡한 메시지를 전달해선 안된다는 신념 때문에 본인의 작품은 무모하리 만큼 단순하고 명료하다. 2000년대 들어 he(하느님)이 art(예술)를 만드셨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선보인 ‘Heart’시리즈는 세계 만국의 공통어인 하트로 새 생명처럼 꿈틀거리는 역동성을 느끼면서 동시에 순수하면서도 위대한 사랑을 발견하고 사랑의 본질인 고결함과 무한함, 순수함을 회화로 표현했다.

 

2009년 ‘Heart’는 하야트 호텔 전시 이후 그해 9월 강남의 갤러리아 백화점과 강북의 롯데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전광판에 카피되어 나갔고, 이후 전염병처럼 서울 전역에 퍼져 TV 전파를 타고 생활속으로 전달되며 하트 손 모양, 팔 모양으로 번져나갔다. 2012년에는 삼성생명 연하장으로도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차량의 광고판으로 각 운송회사의 하트가 심심찮게 돌아다닌다. 작가로서 사회에 따뜻한 하트를 번지게 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 건 보람이 있었다. 물론 하트는 세계공통문양이라 누구나 어느 나라나 다 쓰지만 생각해 보라. 10년 전 하트모양 변형 이전엔 우리나라의 하트가 별로 많지 않았고 어린애들의 유아용으로 어른들이 쓰기엔 좀 유치하기까지 했었다. 지금은 어른, 아이 상관없이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하트는 날아다닌다.

 

작가가 붓을 드는 이유는 ‘사랑과 평화’를 전달함으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한 마음을 불러일으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다. 색으로 마음을 전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 싶다. 남은 소망이 단 하나의 소망이 있다면 상처받고 있는 이들의 마음에 영원히 새겨질 마음에 필 희망의 꽃을 그려주는 것이다. 맑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화가로서의 소명을 다잡으며 그림이 주는 의미를 기쁨으로 전하고 싶다. 2018년은 무술년이다. 부디 희망이 피어오르길 붓을 잡으며 다짐한다. 사람들의 마음에 “사랑과 평화”가 그려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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