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無花果)는  '꽃이 없는 과일'이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꽃이 없는 것이 아니고 존재하지만, 화탁(꽃자루 맨 끝의 불룩한 부분)으로 둘러싸여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연암 박지원은 1780년에 사절단의 일원으로 중국 북경에 다녀와서 유명한 '열하일기'를 집필하였다. 열하일기의 내용중 박지원이 중국에서 무화과를 본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봤으며 신기해 하는 모습을 보니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 무화과가 없거나 아니면 상당히 귀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무화과는 현재 전세계 모든 온대지역에서 재배되지만 그 원산지는 지중해 동부지역이며 가장 오래된 작물 중 하나이다. 구약성경에서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이브가 수치심을 알게 되고 옷대신 입은 것이 무화과 잎이다. 무화과는 영어로 fig인데 fig의 어원은 '옷'이라고 하며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 옛날의 지중해의 무화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인물중 하나가 클레오파트라일 것이다. 클레오파트라는 무화과를 너무나도 좋아해서 매일 아침 식사로도 먹었다고 한다. 무화과의 영양분이 그녀의 건강과 미모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하였고 심지어 무화과 즙을 얼굴에 바르며 화장품으로도 사용을 하였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그림으로 유명한,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회화의 대표 페르디낭 빅토르 외젠 들라크루아(Ferdinand Victor Eugène Delacroix 1798~1863)가 1838년에 그린 '클레오파트라와 농부'라는 그림을 보면 탐스러운 무화과 바구니를 클레오파트라가 바라보고 있다.  영웅전을 쓴 그리스의 플루타르코스는 클레오파트라의 신비로운 죽음에 대해 '여왕의 갑작스런 죽음은 탐스런 무화과 바구니를 든 농부가 여왕을 방문한 직후에 일어났다. 무화과 바구니에 맹독성이 강한 독사가 들어 있었던 것일까? ' 라는 의문을 던졌었다. 외젠 들라크루아은 그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무화과의 별명이  ‘여왕의 과일’이 붙을 정도로, 그토록 좋아하던 무화과를 바라보며 죽어간 클레오파트라.

 

외젠 들라크루아는 그당시 서커스에서 전시하기 위해 프랑스로 데려온  Aimée라는 이집트 여성의 아름다움에 깊은 인상을 받아 그녀를 모델로 하여 이 그림의 클레오파크라를 그렸다고 한다.

무화과의 밝혀진 효능으로는 소화촉진 및 변비 예방, 혈당조절, 강력한 항산화 작용, 심장건강 증진, 면역력 강화, 뼈 건강 강화, 피부 건강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무화과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전남 영암으로 영암군 삼호읍을 중심으로 453헥타르의 면적에서 재배하고 있고 국내생산의 60~70%를 차지한다.

그런 무화과를 재료로 술을 만드는 대표적인 곳이 우리나라에 두 곳이 있다.

한곳은 국내 무화과의 성지인 영암군 삼호읍에 자리잡은 도갓집이고 또 한곳은 전북 순창의 지란지교 ((유)친구들의술)이다.

3대째 이어 내려오는 도갓집 (旧 삼호주조장, 대표 이현진)은 원조 무화과 막걸리인 '도갓집 무화과 생동동주 (일명 무동)'와 프리미엄 무화과 막걸리인 '문득 (Moon得)'을 만든다. 도갓집 생막걸리도 만들고 있지만 도갓집의 인지도를 높여준 무동은 지역 농가와 상생하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영암에서 생산된 무화과 3.5%를 넣어 만든 술로 2009년에 출시되었다. 도갓집만의 저온발효숙성기법으로 빚어 자연탄산이 그 청량감을 더해준다. 문득은 MZ세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막걸리로 무동에 비해 2배의 무화과가 들어갔고 금년에 출시되어 현재 인기몰이중이다.

또 다른 무화과로 만든 술은 '순창 지란지교 프리미엄 무화과 탁주'다. 30년간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임숙주 대표가 무화과 과수원을 하기 위해 고향인 순창으로 귀농하여 우연히 술을 빚게 되었다.좋은 술들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반응은 그저 그렇던 와중 반전의 기회가 생겼다. 부인인 김수산나씨가 무화과청과 레드비트를 넣은 술을 만들어 2021년에 출시한 것이 무화과 탁주로 현재 이 양조장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클레오파트라가 좋아했던 무화과로 만든 우리술을 한잔 하면서 클레오파트라와 그가 쥐락펴락했던 연인들, 케사르와 안토니우스를 생각해본다. 사실 클레오파트라는 무화과술이 아닌 와인을 좋아했고 케사르와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집트로 열심히 그녀가 좋아한 '브라케토' 와인을 실어날랐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뤄본다.

 

작가소개 :

미술과 술 컬럼니스트 신종근

우리술! 어디까지 마셔봤니? 1,2권 저자

유미주의 화가들 모임인 클럽 유미주의 자문위원

instagram @jshin_korea

email : sjk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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