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 첫날인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여야 거대 정당에서 빠져나온 개혁신당(이준석·양향자), 새로운미래(이낙연·김종민), 새로운선택(금태섭·류호정), 원칙과상식(이원욱·조응천) 등 제3지대 4개 세력이 통합 신당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하고, 당 대표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로 한다고 한다.

4월 총선을 불과 60여일 앞두고 합종연횡을 모색하던 제3지대가 전격적으로 합당하면서 오는 총선에서 위력을 보여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사실 총선을 앞두고 나타나는 신당의 모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 정치사에서 총선을 앞두고 나타났던 신당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번 개혁신당의 미래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현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보수정당과 더불어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정당 두 거대 정당이 오랜 세월 국회를 독점하다시피 군림한 가운데 제3당이 설 수 있는 자리는 매우 좁았다는 현실을 전제하지 않을 수 없다.

역대 총선에서 제3당이 성공한 사례는 3건 정도이다.

첫째 사례로는 1992년 3월 24일 실시된 제14대 총선에서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통일국민당을 창당하고 4개월 만에 치른 선거에서 31석을 얻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현대그룹으로부터 나오는 막대한 자금과 정주영이라는 유명 인물을 앞세운 전략이 성공요인이었다.

두 번째는 1996년 4월 11일 실시된 제15대 총선에서 민자당에서 탈당한 공화당계가 자유민주연합이란 이름으로 충청권 의석을 모두 획득하며 50석을 차지하여 성공하였다. 김종필 총재와 그의 텃밭인 충청권을 목표로 하였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있다.

세 번째는 2016년 4월 13일 실시된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과 호남세력이 손잡고 창당한 국민의당이 38석을 확보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국민의당은 호남 28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해 민주당의 아성을 깨뜨린 첫 사례이기도 하였다. 이는 안철수라는 유명 인물과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선거 전략이 잘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의 3건을 성공 사례로 든 것은 선거를 통해 국회에서의 ‘교섭단체’를 구성하였기 때문이다. 교섭단체라고 하는 것은 국회에서 중요한 안건을 협의하기 위하여 20인 이상의 의원들로 구성된 정파적 집단을 말한다. 국회법 제33조의 규정에 의한 것이다. 실제로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사를 종합하고 조정하며, 다른 교섭단체와의 의사소통을 통하여 국회를 원활하게 운영함에 있어 중요한 지위를 가진다. 현실적으로는 정책입법에 필수적인 정책연구위원을 국고보조로 둘 수 있고, 상당한 규모의 입법지원비를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국무위원 출석 요구, 의안 수정 동의, 긴급현안 질문, 본회의 및 위원회에서의 발언시간 및 발언자 수, 상임위 및 특별위 의원 선임 등에 있어서도 권한을 가진다. 게다가 독자적인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국고보조가 크게 늘어나는데, 국고보조금의 50%를 교섭단체 수로 나누어 우선적으로 지급받는다.

교섭단체와 관련하여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독일의 경우 구성요건은 전체 의석수의 5% 이상(연방하원 의석수가 598명이므로 30명)을 차지하는 정당으로 되어 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하원 의사규칙은 최소 15인 이상(하원 의원 총수 577명의 2.6% 정도)을 교섭단체 구성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영국은 우리나라의 교섭단체와 같은 개념의 제도는 없지만, 정당을 중심으로 의회가 운영되는데 2명 이상의 의원을 가진 정당은 모두 원내대표를 두고 있다.

교섭단체와 관련하여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10일 MBN 뉴스에 출연하여 “기호 3번은 문제없고, 3월 중순쯤엔 교섭단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원내 3당은 6석을 보유하고 있는 녹색정의당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준석 공동대표는 개혁신당은 현재 4석을 지니고 있는데, 다음 주 2~3명의 여야 현역의원이 더 합류해 6~7석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다음 달 22일까지 의석 7석 이상을 확보하여 기호 3번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앞서 살펴본 역대 선거에서 성공한 3건의 사례를 다시금 살펴보자.

이들 3개 정당은 우리 정당사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총선 시기에 나타나 20석 이상을 확보하고 교섭단체를 구성하였으나, 그 이후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낙연과 이준석 공동대표로 출범한 개혁신당이 오는 4월 총선에서 교섭단체인 20석의 의석을 확보하고 우리 정당사에 길이 남을 정당으로 자리매김할지 지켜볼 일이다.

<추가 인사말>

지난 주 무려 64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아시안컵 우승 기원이 준결승전 패배로 마무리되는 아쉬움 속에 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시 4년 후의 우승을 기대하면서 대회기간 동안 수고한 선수들과 관계자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인사를 전합니다.

제3지대 4개 세력이 ‘개혁신당’ 합당 발표하는 모습(출처 : 연합뉴스)
제3지대 4개 세력이 ‘개혁신당’ 합당 발표하는 모습(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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