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 경영정보학과 정대율 교수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현대 거시경제학을 정립한 존 케인스와 함께 20세기 경제학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은 석학이다.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이 혁신과 ‘기업가 정신’에 있다며 이에 대해 최초로 학문적 접근을 시도한 그는 “기업은 내부로부터 낡은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창조하는 혁신을 필요로 하며, 이것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혁신’과 ‘창조적 파괴’를 핵심으로 그가 강조했던 기업가정신은 19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도입되기도 했다. 

서양에 슘페터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바로 남명 조식 선생이 있었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유학자인 조식 선생은 조선 성리학의 거목으로 평생 벼슬을 하지 않고 학문연구와 후학양성에 전념했다. 또한 학문과 수양에만 집중하던 주류 성리학과 달리 수양과 실천을 중시했으며 의를 중시하고 현실정치를 강하게 비판하며 파장을 일으킨 인물이다. 당대에는 퇴계 이황, 율곡 이이에 비견되는 명성을 떨쳤으며, 지금도 경남 지역에서는 이들에게 밀리지 않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경영정보학과 정대율 교수가 바로 이러한 남명 조식 선생의 뜻을 받들어 전 국민들에게 K-기업가정신의 함양을 설파하고 있다. 정 교수는 남명 조식선생의 ‘경의사상’을 K-기업가정신의 원류로 보고 있다. 남명 선생의 끊임없는 자기수행, 실천을 중시하는 정신,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 국가와 백성을 걱정하고 위하는 우국애민 정신 등은 오늘날 기업 경영에 있어 모두 적용될 수 있다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K-기업가정신의 뿌리는 남명 조식의 ‘경의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생전에 조식 선생은 마음을 다스리는 도구로 방울 ‘성성자’를 차고 다녔고, 불의한 것을 과감하게 끊어내기 위해 ‘경의검’을 차고 다녔다. ‘내명자경(內明者敬) 외단자의(外斷者義)’라는 문구는 ‘마음속으로는 항상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절제하며 마음을 다스려야 하고 밖으로는 옳다고 알고 있는 것을 결단력 있게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로 조식 선생이 자신이 나태해 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경의검에 새긴 문구다. “경으로써 마음을 곧게 하고, 의로써 밖을 반듯하게 한다.”는 그의 경의사상이야말로 오늘날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고 있는 기업가정신의 뿌리라고 할 수 있으며, 진주시의 작은 마을인 승산마을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세계적 기업인을 배출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구인회(LG), 허만정(GS) 등 창업자들이 승산마을에서 탄생했으며. 이병철(삼성), 조홍제(효성), 구인회 회장은 지수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동문지간으로 승산마을은 K-기업가정신의 모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경영학회 기업가정신위원장 및 울산경남지회장직을 맡으며 K-기업가정신의 확산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정대율 교수는 경상국립대학교에서 시도하는 글로컬대학사업에 기업가정신 분야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기업가정신 국립역사관 건립과 K-기업가정신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관광 콘텐츠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현행 교과서에 기업가정신을 기를 수 있는 실질적 내용과 관련 교과목이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노력에도 아낌이 없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이어지는 기업가정신 교육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한, 카우프만재단과 같은 많은 기관들이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며, 기업가정신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확산시켜가고 있는 기구도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EU 국가들도 현재 초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정규교육에 반영하고 있는 등 기업가정신을 국가 경제의 흥망을 좌우하는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행 교육과정 내에서 학생들은 기업가정신의 정의와 간단한 사례만 학습하는 데 불과하며 실제로 기업 현장에서 기업가정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배우기 어렵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이 높은 학생을 키워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이다.

정대율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과 사업보국, 국리민복 등 남명 사상에 바탕을 둔 K-기업가정신은 시대를 앞선 경영철학으로 오늘날 기업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이나 학생들에게도 주체적이고 성공적 삶을 살기 위한 하나의 지침과도 같다. K-기업가정신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으로 뿌리내리기 위해 앞으로는 모든 학생들에게 주입식 교육이 아닌 자기주도적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현장에서의 노력이 요구된다.”면서 “6·25전쟁 후 세계 최빈국에서 오늘날의 10대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원동력이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미증유에 어려움에 처한 지금이야말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K-기업가정신 확산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8일 전국 대학생 기업가정신 팸 투어에 이어 19일 경상국립대학교 경영대학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주축이 될 미래세대가 갖추어야 할 기업가정신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전국 대학(원)생 기업가정신 경진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참가한 각 대학교의 학생들은 도래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 경영환경변화와 이에 따른 K-기업가들의 사례를 통해 국가, 사회, 기업,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발표했다. 정대율 교수는 “이른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급속한 발전은 기업가정신을 갖춘 기업가들이 한국전쟁, IMF 등의 ‘위기’를 다방면의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한 ‘기회’로 바꿔온 결과다.”라며 “이번 경진대회가 학생들에게 K-기업가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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