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미술은 대중의 향유물이며 언제나 자유로이 열려 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찾아 작품에 감동하고, 작가에게 공감하며 힐링한다. 여전히 미술은 멀고 낯설지만 본래 미술은 하나의 보편적인 정답이나 수식을 산출하는 분야가 아니며 작가들 역시 차이와 다양성을 만들어내고자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어렵고 모호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미술의 세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김대성 작가는 ‘회화조각’으로 국내 조각계에 그 이름 석자를 새겨놓은 작가다. 회화적 이미지들이 지닐 수 없는 조형성을 집약함으로써 회화조각이라는 나름의 미학을 구축한 그의 독특한 작품들은 기발한 은유와 감성적 아름다움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예술을 창조적인 분야라고 정의하는 것은 미리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이다. 조각 역시 개인의 해석이나 응용에 따라 무한한 변화가 가능하며 그 변화 역시 굉장히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김 작가는 형식주의적인 공허한 양식을 배재하며 언제나 자연스럽고 나름대로의 형상성을 가진 상징적 작업을 추구한다. 또한 자유분방한 사고를 기반으로 그만의 기발한 시각과 해석을 통해 개성 있는 표현을 구사하고 있다. 조각이 근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징을 유감없이 드러내지만 특별한 정의적 접근을 거부하고 있는 작가. 그가 바로 김대성이다. 

회화 혹은 조각이라는 하나의 고정된 틀을 깨며 보다 넓은 범위의 보편성을 갖는 예술을 지향하는 그의 작업은 무한한 도전과 실험으로 가득 차 있다. 회화와 조각, 그리고 문학을 넘나들며 순수한 예술 그 자체를 꿈꾸는 김대성 작가의 상상력은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한줄기 맑은 바람과도 같은 정신적인 휴식을 선사하며 즐겁고 풍요로운 기운을 전해주는 소중한 힘이 되고 있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속 ‘토끼’는 김 작가 고유의 시그니처 캐릭터로 지난 시간과 공간을 불러들여 관람자의 마음을 아련한 추억으로 인도하고 있으며 '피터 팬'의 그림자와 얽힌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캐릭터 ‘쉐도우 맨’은 인간의 사랑, 우정, 욕망 등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과 감추고 싶은 것들을 가감 없이 풀어낸다. 

조각임에도 불구하고 보면 볼수록 싫증나지 않고 정감이 가는 것은 작품들이 풍부한 상상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디테일을 생략한 단순화된 형태와 함께 자연스럽고 풍부한 양감은 그가 스스로 설명하고자 하는 욕구를 억제하면서 관람자들을 향해 자신을 가감 없이 열어놓고 있다.

작품 속에 깃든 작가들만의 메시지를 통해 작품은 저마다의 독특한 성격을 지니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 작가의 조각에서는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담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특별히 파격적인 기법이나 세련된 조각도구의 운용으로 멋을 부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김대성 작가의 작품은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부담 없이 그가 펼치는 세계에 몰입할 수 있다.

좋은 작품은 우리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삶의 위로를 건네고 공감을 이끌어 주는 매개로 다가와 우리를 꿈꾸게 한다. 좋은 작품은 굳이 주제나 메시지를 찾지 않아도 그냥 있는 그대로 좋은 것이다. 관람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고, 듣고, 만지며 휴식을 취하듯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는 미술, 이로써 미술작품과 관람객들이 수평적인 관계가 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의 미술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다.

“저마다의 꿈을 상실해가는 물질만능의 현대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내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치유하고 휴식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야말로 많은 예술가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내 작품이 보는 이들에게 순수한 미학적 경험을 전해 그들이 삶을 보다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앞으로도 감동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예술가로 살아가고 싶다.”

올해부터는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월트 디즈니사의 상징이자 마스코트 미키마우스를 그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해 대중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동그라미 세 개만으로도 연상될 정도로 우리들에게 친숙한 미키마우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애니메이션 속 ‘토끼’에 이어 김대성 작가를 대표하는 또 다른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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