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 '술취한 개'라는 말이 있다.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술취한 원숭이'란 말도 있다.

오늘은 서로 상관은 없지만 술과 원숭이라는 공통의 소재로 연결된 세가지 '술취한 원숭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첫번째 '술취한 원숭이'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난 가브리엘 폰 막스 (1840-1915)는 특이하게 원숭이를 주제로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는 유인원의 인류학에도 관심이 많아서 자기 집에 원숭이들 키우고 관찰했다고 한다. 그외에 다윈의 진화론이나, 신지학, 심령술 등 과학적인 또는 유사과학적인 학문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가 그린 그림들 중 "술취한 원숭이"라는 작품을 보면 원숭이가 술병을 들고 얼큰하게 취해 있는 모습이다. 이작품이나 다른 작품들을 보면 막스는 원숭이 그림을 통해서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두번째 '술취한 원숭이'

'술취한 원숭이 가설'은 UC 버클리의 생물학자 로버트 두들리 박사가 2014년 '술취한 원숭이:인간은 왜 술을 마시고 남용하나' (The Drunken Monkey:Why We Drink and Abuse Alcohol)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저서를 통해 처음 제시했다.

박사는 원숭이가, 발효돼 알코올 성분이 섞인 과일을 일반 과일보다 허겁지겁 먹어 치우는 걸 발견했다. 그는 “알코올의 냄새와 맛을 향한 강렬한 끌림은 완전히 무르익어서 영양분이 풍부해진 과일을 찾도록 도와줌으로써 영장류 조상에게 선택적 이익을 선사한다”는 '술취한 원숭이 가설 (drunken Monkey Hypothesis)'을  세웠다. 

즉, 인간이 술을 좋아하는 내력은 수백만 년 전 유인원 조상이 발효된 과일을 골라 먹던 데서 시작됐다는것이다. 하지만 인간보다 원숭이가 먼저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인간들도 원숭이들이 마시는 과일주를 자연스럽게 마시게 되었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정하고있다. 원숭이들은 지금도 과일주를 마신다고 한다. 

세번째 '술취한 원숭이'

우리나라의 술샘 양조장에서 만드는 '술취한 원숭이'라는 술이 있다. 이것은 생탁주이고 살균한 '붉은 원숭이'라는 탁주도 있다. 둘다 홍국미를 사용하여 붉은색이고 도수는 10.8도이다. 술맛이 너무 좋아 108번뇌를 10분의 1로 줄여준다는 의미로 도수를 10.8도에 맞췄다고 한다. 술취한 원숭이의 라벨에는 인간이 술취하면 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전각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하였다. 

 

작가소개 :

미술과 술 컬럼니스트 신종근

우리술! 어디까지 마셔봤니? 1,2권 저자

유미주의 화가들 모임인 클럽 유미주의 자문위원

instagram @jshin_korea

email : sjk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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