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 마네의 명작중 '좋은 맥주'라는 작품이 있다.  동판화가이자 그의 친구인 에밀 벨로 (Emilebellot)의 초상화이다. 붉은 얼굴을 하고 파이프 담배를 피며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다.

마네는 1873년에 살롱에 이 작품을 출품하였는데 이전까지 혹평만 받던 마네는 이 작품으로 엄청난 찬사를 받고 유명해지게 된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장 바티스트 포르라는 유명한 바리론 가수에게 6천프랑으로 팔렸고 지금은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작품의 제목은 "A good Glass of Beer"지만 원제는 "Le Bon Bock"으로 "좋은 복(맥주)"란 의미다.  즉 에밀 벨로는 복맥주를 들고 모델을 한 것이다.

 

복맥주가 뭘까?

간단히 말하면 알콜도수가 높고 강한 다크 라거이다.

복맥주는 독일의 북부 니더작센(Niedersachsen) 주의 아인벡(Einbeck) 지역에서 14세기부터 기원한 맥주로 수출에 용이하게 높은 도수로 만든 에일이었다. 이 아인벡 맥주는 아인벡의 주요 교역품 중 하나였고 바이에른에서도 즐겼다. 바이에른에서는 그 지역의 방언으로 ‘아인벡(Einbeck)’를 ‘아인복(Einbock)’로 발음하다가 앞의 부정관사의 ein과 철자가 같은 부분이 떨어져 나가서 그냥 "복(Bock)"이 되었다. 17세기 초부터는 바이에른(Bayern) 주에서 아인벡 출신의 브루마스터에 의해 양조되기 시작했는데 원래 아인벡의 맥주는 향이 강하고 산미가 있는 에일 맥주였지만, 바이에른에서는 독일 남부의 전통에 따라 라거로 만들었다. 즉 아인벡의 멕주가 바이에른으로 오면서 이름도 복맥주로 바뀌었고 라거맥주가 되었다. 

또한 복(Bock)은 독일어로 숫염소와 동음이의어이기도 해서 복맥주의 별명이 되었으며 복맥주의 라벨이나 패키지에 숫염소 그림을 그려넣거나 맥주병에 염소모양의 팬던트가 걸려있기도 한다.

 

복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6% 이상은 되어야 복(Bock)으로 인정받으며 도수가 7%가 넘으면 도펠복(Doppelbock), 8% 이상은 아이스복(Icebock)으로 구분된다. 

평생 맥주를 즐겨마셨던 마틴 루터도 맥주 그중 복맥주의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루터의 결혼식 날, 아인벡은 루터의 종교개혁을 지지하고 결혼을 축하하고자 특별히 양조한 아인벡 맥주 한 통을 보냈다고 한다. 심지어 루터의 아내는 수녀 출신으로 수도원에서 맥주 양조를 담당했었으며 결혼후 루터에게 평생 맛있는 맥주를 만들어 주었다.

"맥주를 마시는 자는 곧바로 잠이 든다. 잠이 들어있는 동안에는 죄를 짓지 않는다. 죄를 짓지 않는 자는 천국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맥주를 마시자" 라며 루터는 맥주를 찬양하였다.

복맥주 관련 여담을 하나 더 말한다면,

부활절 전 40일간의 기간을 사순절이라 하며 그 기간 동안은 금육과 금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을 하였다. 당연하게도 금주와 금연도 포함되었다. 뮌헨의 수도사들은 사순절 기간에 복 맥주를 마셔도 되는지를 로마의 교황에 묻기로 하고 맥주를 뮌헨에서 로마로 보냈다. 하지만 아무리 알콜 도수가 높다 해도 오랜 여정이니 맥주는 상할 수 밖에 없었다. 이를 받아서 마셔 본 로마 교황은  ‘이렇게 맛없는 음료를 마셨다니... 사순절에 맥주를 허용한다’라며 맥주 마시는 것을 허락하였다. 이후 수도원에서는 사순절 기간에도 교황의 승인하에 공식적으로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경부터 복맥주를 만들었었다. 플래티넘 크래프트 맥주의 "Mr.복"과 아크비어의 "동빙고"가 그것이다. 다만 현재 생산여부는 알 수가 없다.

 

작가소개 :

미술과 술 컬럼니스트 신종근

우리술! 어디까지 마셔봤니? 1,2권 저자

유미주의 화가들 모임인 클럽 유미주의 자문위원

instagram @jshin_korea

email : sjkn@nate.com

#미술과술 #유미주의 #클럽유미주의 #복맥주 #복비어 #에두아르마네 #좋은맥주 #아인벡 #마틴루터 #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미스터복 #아크비어 #동빙고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