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 (1758~1814?)은 김홍도, 김득신과 함께 '조선 3대 풍속화가'로 불리며 또한 단원 김홍도, 오원 장승업과 함께 '삼원(三園)'으로 불리기도 한다.

김홍도가 서민의 생활을 주로 그리고 남자를 많이 그린 반면 신윤복은 양반가의 생활을 주로 그렸으며 특히 여성의 생활상이나 남녀가 어울려 노는 모습을 많이 그렸고 그의 섬세한 표현은 여성적이라는 평도 많다. 오죽했으면 신윤복을 여장남자로 설정한 드라마가 방송됐고 신윤복이 실제로 여자였다는 설도 있을 정도다.

오늘은 그의 작품중 현재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월하정인(月下情人)을 감상해보자.

멋을 아는 젊은 양반과 쓰개치마 안에 가채를 한 듯한 기생으로 추정되는 여인이 밤늦은 시간에 만남을 갖은 후, 남자의 눈길은 여자를 향하고 있지만 발길은 반대편을 향한거로 보아 헤어지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림속 적혀있는 “달빛이 침침한 삼경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라는 글귀는 조선 선조때 좌의정을 지낸 김명원의 시를 인용한 것으로 시를 지은지 200년 후에도 이 시가 유행하면서 두 연인의 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그림속의 '달'의 모양을 보고 이들이 몇년 몇월 몇일에 데이트를 했는지가 이태형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의 분석으로 과학적으로도 밝혀졌다. 이는 외국에서도 고흐의 그림속의 별을 천문학적으로 분석하여 제작시기를 알아낸것 처럼 국내에서도 그와 같은 연구가 이루어진 첫 사례이다.

달이 위쪽으로 볼록한 모습은 절대 나올 수 없는 형상인데 그렇게 그려진 것에 착안하여 연구가 시작되었다. 월식일때만 가능한 달의 모습인 것이다. 달의 위치로 봤을때 시기는 여름이고 또 월식의 형태로 봤을 때 개기월식이 아닌 부분월식이었다. 신윤복이 활동하던 시기의 부분월식은 두번 있었다고 한다. 1784년 8월 30일과 1793년 8월 21일이다. 그런데 1784년 개기일식이 일어난 날 전후로 비가 와서 관측이 안되었으니 1793년 8월 21일의 개기일식으로 추측 가능하다. (승정원 일기에도 이 모든것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그당시 월식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와도 일치하며 ,결론은 그림속의 그들은 1793년 8월 21일 자정(삼경)경 데이트를 했다는 것이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인터넷 정보의 바다속에 풍부하게 있다.

2022년 10월에 롯데칠성음료 간송미술관이 콜라보로 '백화 월하정인'이라는 술을 출시하였다.

100% 우리쌀로 만들었으며 주정을 넣지않아 청주 본연의 맛을 살린 이 술과 우리 전통주 문화가 꽃 피웠던 조선시대에 활동한 신윤복이 그린 '월하정인'의 만남이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막걸리, 증류주 등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데 이 술을 통해 전통주의 기본이 되는 청주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갖기를 바라는 생각으로 콜라보를 하였다고 한다.

우리술 중에 좋은 술도 많지만 제일 중요한 것중 하나는 접근성일 것이다.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구할 수 있는 술이 현대에서는 좋은 술의 조건 중 하나다. 

소비자 입장에서 술을 고를때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맛과 접근성과 가격의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백화 월하정인'을 한잔 마시며 라벨속 그들의 데이트를 떠올려 보는 것도 낭만중 하나다.

 

작가소개 :

미술과 술 컬럼니스트 신종근

우리술! 어디까지 마셔봤니? 1,2권 저자

유미주의 화가들 모임인 클럽 유미주의 자문위원

instagram @jshin_korea

email : sjkn@nate.com

#미술과술 #유미주의 #클럽유미주의 #신윤복 #월하정인 #간송미술관 #백화월하정인 #롯데칠성음료 #이태형 #천문학 #신종근 #우리술어디까지마셔봤니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