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풀밭위의 점심식사', '올랭피아', '피리부는 소년'으로 잘 알려진 인상주의의 아버지, 에두아르 마네(1832-1883) 의 작품중 '자두' 또는 '자두 브랜디'라는 이름의 작품이 있다.
프랑스 피갈 광장에 있는 카페 누벨 아텐에 앉아있는 여자의 모습을 그렸다. 탁자와 붉은 소파, 소파 뒤의 유리창 장식으로 카페 누벨 아텐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카페는 나폴레옹 3세의 정치에 반대하는 지식인들이 모이는 장소로 유명했으며 당시 인상주의 화가들이 모임을 가진 곳이다.
마네는 이 카페의 단골손님이었다. 항상 자리에서 손님들을 관찰하고 작업실에 돌아가 카페의 분위기와 손님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그림을 그리곤 했다. 

 

'자두'의 모델은 여배우 엘렌 앙드레이다.
이 배우는 마네뿐만 아니라 드가와 르느와르 그림의 모델도 하였으며 세그림 모두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다. 무척 술을 좋아한 배우였던 듯 하다.
불붙이지 않은 담배를 들고 다른 한손은 턱을 괴고 자두를 넣은 브랜디에는 손도 대지 않은채 꿈을 꾸듯 무심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저 자두를 넣은 브랜디는 어떤 술일까 느닷 궁금해졌다.
16세기부터 프랑스에서는 브랜디가 유행이었으며 마네 당시에는 자두를 넣은 브랜디를 많은 사람들이 즐겼다고 한다.
아시다시피 프랑스의 브랜디는 대표적으로 포도나 사과로 만들었다.
혹시 자두 브랜디일까? 

 

자두 브랜디는 체코, 루마니아, 폴란드, 발칸반도 국가 등 동유럽 국가들에서 많이 생산되며 특히 체코의 슬리보비체라는 브랜디가 유명하다.
체코는 질좋은 포도가 나지 않기때문에 자두로 브랜디를 만들었다.
자두의 원산지는 유럽으로 자두브랜디도 유럽에서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유럽에는 포도가 있기에 굳이 자두로 브랜드를 많이 만들이 않았을 것이다. 
슬리보비체는 자두를 발효시킨 원액을 증류하여 숙성시킨 술이다.
우리나라에도 몇차례 주류박람회나 디저트쇼, 키친페어 등에 소개되어 반응이 좋아서 몇년전 루돌프 옐리네크라는 체코에서 제일 유명한 양조회사의 슬리보비체가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된다고 했는데 아직 수입전인것 같다. 

증류주는 아지만 우리나라에도 자두술이 있다.
대표적인게 하이트진로의 '자두에 이슬'이 있고 고도리 와이너리와 도란원, 그리고 수도산 와이너리의 자두와인들이 있다.
또 가야주조의 'JMT 자두'라는 리큐르가 있다.
재미나게도 충북 영동에 '마네 농장'이라는 자두 농장도 있다. 

여담으로 드가는 마네에게 마네부부의 초상을 그려 선물하였고 마네도 감사의 표시로 이 '자두'를 드가에게 선물로 주었다.
하지만 마네는 어떤 이유로 드가가 준 그림의 피아노와 자기 부인의 부분을 칼로 오려버렸고 이걸 본 드가는 화가 나서 그 그림을 가져오고 '자두'를 마네에게 돌려줬다고 한다.
하지만 그 후에도 둘의 관계는 상당히 좋았고 '자두'는 돌고돌아 현재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에 있고 마네부부의 초상은 일본의 키타큐슈 시립미술관에 있다. 

 

작가소개 :
미술과 술 컬럼니스트 신종근
우리술! 어디까지 마셔봤니? 저자
유미주의 화가들 모임인 클럽 유미주의 자문위원
instagram @jshin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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