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오늘날의 미술은 다양한 주제와 기법의 수용 등의 확장된 개념을 바탕으로 작가들은 저마다 독특한 기법으로 시각적 언어를 만들어 내며 새로운 사유의 언어를 대중들에게 던지고 있다. 때문에 현대미술은 종종 일반 대중들에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비춰지곤 한다. 그 난해하고 심오한 미술 앞에서 대중들은 작품을 이해하지 못하고 본인의 지적호기심을 탓하며 소외되기 쉽다. 미술에 있어 가장 본질적인 문제, 즉 ‘미술이란 무엇이며 그 시작은 어디인가?’, ‘인간은 왜 미술을 하며 미술은 인간에게 어떤 만족을 주는가? 와 같은 질문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일반인들에게 여전히 미술은 어렵고 미술관은 멀기만 하다.

채소정 작가
채소정 작가

국내 화단의 역량 있는 여류화가인 채소정 작가가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자신만의 예술적 감수성이 담긴 예술세계를 꽃피우며 미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추상과 비구상이 조화롭게 혼재된 조형적 변주로 작업을 풀어가며 고유한 미학세계를 경주하고 있는 채 작가는 작업의 경계를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작품의 주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독일의 화가 파울 클레는 “예술은 가시적인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면으로 느껴지는 감성과 감정,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억들, 채소정 작가 역시 이처럼 보이는 것을 그리지만 그 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아크릴, 분채, 액션페인팅 등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구현해 낸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내면에 구축함으로서 보이는 세계로 재창조해내고 있는 것. 때문에 채소정 작가의 작업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과 함께 고유한 한국적 정서도 내포되어 있다. 

같은 원색을 수없이 반복하여 덧칠하는 수고를 거쳐 비로소 발현되는 채색 특유의 미감을 추구하는 것이 그녀의 작업이다. 칠하고 말리기를 수십 번 반복하면서 색을 올리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자신이 만족하는 색감이 나올 때까지 그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표현하고자 하는 본질을 화폭에 담아내는 예술적 감성과 표현방법론상의 예리한 직관력 역시 날카롭다. 

미술의 영역에서 무한히 새로운 양태를 모색하는 것, 그것은 바로 황무지를 일구는 개척자의 정신과도 통하는 일로 작가 정신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채소정 작가는 다수의 취향에 영합하거나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세계를 보편화하지 않으며 본인의 작품을 알리고자 대중취향적인 표현방식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또한 자유로운 드로잉을 바탕으로 현상적인 전면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감각적인 붓 터치와 높은 색채대비감을 활용해 작품에 생동감과 리듬감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중첩된 채색으로 화면에 입체감을 더하면서 채 작가는 자신만의 화도를 완성해가고 있다. 

끝없는 창작의 미로에서 늘 새로움을 추구하며, 독자적인 조형관을 고집하고 있는 채소정 작가에게 작업은 삶의 일부가 아닌 버릇이자 일상이며 또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한 영감이기도 하다. 승무원이라는 본업과 화가활동을 병행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이지만 비행이 없는 날에는 습관처럼 ‘그리기’에 몰두한다. 머릿속에 담겨진 정신적, 감성적인 느낌을 그대로 표현해 내고 있는 채 작가는 “예술이란 작가의 경험과 각성을 포함한 내면의 심상을 보여주는 형식적 창조”라며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잃어가는 마음을 내 작품을 통해 계속 되새겨 보고 함께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감정과 의식에 집중한 탈 정형화된 작품을 지향해가고 있는 채소정 작가. 그녀가 지향하는 예술적 사유와 미학이 머물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보다 많은 이들에게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채소정 작가는 지난 5.31~6.5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특별관 <아트서울 2023> 합동전시, 7.12~18 마루아트센터 그랜드관, 그리고 최근 8.3~6 코엑스 전시까지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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