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생명과학과 특훈교수/비임파성 장기면역연구센터 센터장/우천복지재단 이사장 배용수 교수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생명체의 방어체계를 연구하는 학문, 즉 면역학은 20c 후반부터 분자생물학과 함께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최근 코로나 백신개발과 더불어 더욱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학문분야이다. 또한 삶의 질이 향상되고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들어 일반인들도 건강과 직결된 면역에 대해 관심이 크게 높아져 있다. 이러한 관심과 기대 속에 최근 급부상하는 유전체 연구가 면역학에 접목되면서 혁신적인 연구를 통해 면역이라는 포괄적인 방어시스템의 수많은 세부 영역에서 산재되어있던 의문들이 풀리고 이와 더불어 면역관련 난치성 질환에 대한 원인이 속속 밝혀지고 있고 어떤 연구결과는 바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몸의 면역계는 외부 감염균에 대한 방어라는 긍정적이고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지만, 이 면역이 정상적으로 조절되지 않아 과도하게 작용하거나 정상 통제를 벗어날 경우 자신의 조직과 장기를 공격하여 난치성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즉 면역은 감염성 질병에 대한 방어면역 외에도 알레르기와 같은 과민반응과, 아토피 류마티스 관절염 등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기도 하고, 항암면역을 유도하여 암을 억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작용한다. 이런 면역반응을 연구하는 학문인 면역학은 생명과학이나 의약학 분야 기초연구는 물론이고, 질환 연구 및 치료제 개발, 나아가 임상 및 의료현장까지 필수적인 학문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배용수 교수

비임파성 장기면역연구로 기존 면역치료의 한계에 대해 새로운 대안 제시해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의 배용수 교수가 복잡하고 난해한 면역학과 관련 질환의 원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며 국내 항암면역과 면역치료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1998년부터 2015년까지 본인이 창업한 벤처기업에서 18년간 4가지 세포치료제를 개발하여 9번의 임상시험(신장암 1/2, 전립선암 1/2, 간암 1/2/3, 류마티스 관절염 1/2)을 이끌면서 면역치료제 개발을 주도해왔던 그는 기초연구가 튼튼하지 못하면 치료제 개발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2015년 간암 치료제를 임상 3상에 진입시킨 후 학교로 돌아와 기초연구에 전념한다. 그는 면역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대부분의 암이 비임파성 장기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비임파성 장기의 면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학교로 돌아온 그는 2016<비임파성 장기면역연구센터>를 설립하고 8명의 동료 교수들과 함께 2017년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 과제를 수주하여 장기별로 존재하는 독특한 면역세포를 찾고 이들의 면역기전을 규명하는 기초연구를 수행해왔다.

 

지난 6년간의 센터 소속 교수님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폐와 간 및 신장 등 비임파성 장기에 상주하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질병과의 관련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센터 연구과제를 통해 이들 비임파성 장기의 특이적 면역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그동안 임파성 면역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던 면역학적 난제를 규명하고, 이를 기초로 새로운 학문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배 교수는 우리 몸의 면역계는 인류가 발명한 그 어떤 치료제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면서 면역계야말로 인류 건강의 열쇠를 쥐고 있는 판도라 상자라고 말했다. <비임파성 장기면역연구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 중 선도연구센터(SRC) 과제로 2017년에 선정되어 2024년에 종료 예정이다. 현재까지 국제 학술지(SCI) 논문 102, 특허 출원 38, 특허 등록 6건의 연구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임파성 면역과 비임파성 면역 : 우리 몸의 면역계는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 감염원을 방어하거나 내부에서 생성되는 암이나 비정상적인 세포를 인식하고 이를 제거하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런 면역계는 골수, 지라, 임파절과 같은 임파성 장기(Lymphoid Organ)’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우리 몸의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폐, , 신장, 심장, 대장과 같은 기관은 비임파성 장기(Non-lymphoid Organ)’로 구분한다. 비임파성 장기는 호흡, 소화, 순환, 배설 등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런 비임파성 장기에 손상이 일어나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비임파성 장기는 자체적인 별도 면역기능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만일 몸에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임파성 장기가 방어면역을 활성화시켜 몸 전체를 돌면서 감염균을 제거하기 위해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런 염증반응이 비임파성 장기에서 일어나면 폐렴, 간염, 신장염, 췌장염, 대장염 등으로 인해 장기가 손상을 입어 통증은 물론 장기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때 비임파성 장기는 각기 독자적인 면역을 활성화해 이러한 염증성 면역반응을 억제하여 장기를 보호한다. 그렇기에 우리 몸은 외부적 감염으로 심각한 병에 걸려도 필수 장기들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당장 생명에는 지장이 없게 된다.

 

배용수 교수는 임파성 면역과 비임파성 면역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몸의 임파성 면역은 창의 역할을 합니다. 외부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적이 들어오면 창이 외부의 적들에 맞서 싸우죠. 문제는 창이 몸에 들어온 병원균을 무찌르기 위해 몸속을 돌아다니다 자칫 자신의 몸을 지탱하는 비임파성 장기를 손상시키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이런 비임파성 장기들은 각각 저마다의 방어면역 체계를 가지고 있어 임파성 면역으로부터 장기의 손상을 막아 줍니다. 그렇게 비임파성 장기 자체의 면역이 임파성 면역의 피해를 막아주는 것은 좋지만,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 , 신장, 췌장 등에 암이 생겼을 때 비임파성 장기 고유의 면역이 임파성 면역의 창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하면 그로 인해 암이 장기 내부에 숨어서 빠르게 자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임파성 장기의 독특한 면역을 규명한다면 이러한 특성을 역이용하여 새로운 치료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용수 교수는 최근 암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치료제의 임파성 면역강화로 인한 부작용들과 임파성 면역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난제를 규명하기 위해 비임파성 장기에서 나타나는 면역체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과정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면역현상을 밝혀나갈 뿐 아니라 임파성면역 유도 혹은 강화로는 한계를 보이는 기존 면역치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인터류킨-33 (이하, IL-33)에 의한 고 면역원성 수지상세포 발견 및 항암면역 유도기전 규명.

 

배 교수 팀은 IL-33과 호염기구에 의해 새롭게 생성되는 고 면역원성 수지상세포 (highly immunogenic dendritic cells)를 발견하고 그 분화 기전과 항암 유도능을 규명하여 20235Nature group 국제학술지인 세포분자면역학회지 (Cellular & Molecular Immunology, 영향력지수 IF 24.1)’에 논문을 개제하였다.

 

실험과 연구를 통해 새로운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루어 간다는 것, 이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고 만만한 일은 아니다. 배용수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암 치료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수지상세포에 관해 연구해왔다. 수지상 세포는 2011년 노벨상을 수상한 랄프 스타인만 (Ralph Steinman) 박사가 1973년 처음 발견한 세포로 우리 몸의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을 연결시켜주는 핵심 면역세포이다. 배 교수는 수지상 세포를 이용해 항암면역을 유도하는 새로운 페러다임의 수지상세포 암백신을 연구해왔다. 수지상세포 백신은 면역세포치료제 중 가장 오랜 기간 활발하게 연구되어 왔으나 암치료효능에 한계를 보여 효능강화 관련 기술개발이 현재까지도 과제로 남아있다.

 

배 교수 팀은 최근 연구과정에서 IL-33 투여로 암성장이 크게 억제되는 것과 이러한 현상이 마우스 지라에서 새로이 생성된 고 면역원성의 수지상세포 때문임을 발견하고 새로이 유도된 수지상세포의 특성 및 분화기전을 규명하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암치료효능이 크게 강화된 수지상세포 백신을 제조하고 효능을 검증함으로써 치료효과가 한층 강화된 항암백신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는 기존 수지상세포 치료제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기반기술로 앞으로 암백신 개발에 직접적으로 활용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배 교수 팀이 개발한 기술은 전구세포를 수지상세포로 분화할 때 IL-33을 이용하여 면역원성이 강화된 새로운 수지상세포로 분화시키는 제조기술로 기존의 수지상세포 백신의 낮은 면역유도능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분화유도 기술이다. 또한, 기존 수지상세포 제작과정에서는 전구세포 이 외의 면역세포들은 사용되지 않았으나, 본 연구에서는 IL-33에 자극을 받은 다른 면역세포가 활성화되어 분비하는 인자들이 고 면역원성의 수지상세포 분화에 간접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을 밝힘으로써 새로운 수지상세포 항암백신 분화 제조기술을 완성하고 논문으로 게재하고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였다.

 

배 교수는 이 새로운 기술의 활용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자가유래 수지상세포 치료제는 현재까지 밝혀진 항암제 중 유일하게 부작용이 없는 치료제로 면역원성만 충분히 강화된다면 항암 치료제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종양 마우스 모델에서 IL-33으로 면역원성이 강화된 새로운 수지상세포백신의 효과성을 검증하였고 이 기술로 인체유래 수지상세포 백신제작 시 항암면역이 강하게 유도되는 것도 확인하였습니다. 이제 전임상 및 임상시험을 통해 인체유래 수지상세포 백신의 안전성 및 효능이 검증된다면, 치료효과가 한층 강화된 새로운 형태의 수지상세포 암백신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외에도 IL-33을 직접 투약하여 다양한 종류의 암 성장을 강하게 억제하는 것을 확인한 바, IL-33을 면역치료제로 개발하는 것도 고려중에 있습니다. 현재 제조합 IL-33을 면역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독성, 투여경로, 약동학, 약력학 등을 조사 중에 있습니다.”

최근 항암 면역치료제는 평균 약 30% 미만의 암 환자에서만 효과를 보이고 그나마 치료과정이나 치료 후 자가면역질환이나 면역불균형으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치료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지상세포 치료제는 기존 항암제나 다른 면역치료제와 달리 부작용이 없고 장기적으로 기억면역을 유도하여 암의 전이나 재발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등 여러 면에서 장점이 있어 환자 친화적 차세대 암치료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천복지재단 설립, 우리 사회의 빛과 등불이 되다

자신의 몸을 가장 낮은 데로 낮춰 인류애에 대한 희망을 실천하며 끊임없는 자기희생으로 각박한 현대 인류사에 빛나는 정신을 보여 주었던 테레사 수녀는 살아있는 성녀로 불리며 가난하고 병든 사람을 위해 봉사했다. ‘사랑의 선교수사회를 설립했으며 미혼모와 고아를 위한 집을 세웠고, 나병 환자가 재활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을도 조성했다. 죽음을 앞두고도 비싼 치료를 거부하며 자신이 돌보던 환자가 받던 치료만큼만 원했던 그녀. 인도인은 테레사 수녀를 마더라고 불렀다.

 

배용수 교수는 <비임파성 장기면역연구센터>가 국제경쟁력 있는 센터로 자리메김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 연구자로서 인생 2막을 잘 마무리하고, 인생 3막에서는 봉사와 나눔’ ‘통일과 선교관련 일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2007년 벤처기업을 운영하면서 얻은 재원으로 생명을 사랑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세상이라는 슬로건아래 비영리 재단법인인 <우천복지재단>을 설립한 배 교수는 우리 사회의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회적 취약계층에 의료비 지원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또한 우천복지재단은 탈북민들 정착을 지원하고 탈북 청소년들을 선발하여 학원, 진로지도, 역사 탐방, 여행 등을 후원하며 탈북 청소년들의 역량을 발굴해 이들을 지도자로 키워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일을 감당하고 있다.

미래 이끌어갈 인재양성 중요해

세계 각국은 미래산업을 주도할 과학영재의 육성과 확보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계획을 세워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국가 간의 벽이 무너지면서 지구촌은 유능한 인재들을 뺏고 빼앗기는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배용수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파고 앞에서 국내 과학기술이 경쟁력을 갖고 기술 강국을 구현하기 위해선 창의적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산학계와 정부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미생물학과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거쳐 1990년 캐나다 캘거리대학 의과대학에서 바이러스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배용수 교수는 한국수지상세포학회 초대 회장, 대한바이러스학회 회장, 국제 수지상세포학회 학술임원, 대한백신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2021년에는 사이언스프리즘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배용수 교수는 지난 2022년 정년퇴임 후에도 현재 성균관대학교 특훈교수로 헌정되어 성균관대학교 <비임파성 장기면역연구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