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 중립’. 세계 각국은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많은 주력산업을 저탄소 구조로 전환하는 노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건축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에너지 소요량 최소화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 도입을 통해 에너지 친화적인 미래 건축물 및 주거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오랜 시간 형성된 우리나라의 전통건축인 한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문화적 가치는 물론 생활환경으로서 가치, 그리고 관광자원으로서 가치를 두루 가지고 있는 한옥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건축양식으로 문화적 고유성과 독창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근대화 이후 우리나라의 한옥은 일반주택, 특히 편리하고 안전한 주거문화로 자리 잡은 아파트에 밀려 그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이광복 도편수
이광복 도편수

이에 우리 전통문화재 건축의 맥을 이어온 이광복 도편수가 세계 속에 한국 전통건축문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조선 고종 시절 경복궁을 중건한 조원재, 이광규 대목장의 뒤를 이은 당대 최고 도편수였던 조희환 대목장에게 사사, 이 시대를 대표하는 도편수로 인정받고 있는 이 도편수는 영국과 프랑스, 미국, 중국, 독일 등 지금까지 국내외를 넘나들며 약 200여 곳에 한옥 건축물을 건립한 대목장계의 기능보유자다. 한옥의 심장인 구들, 그리고 한옥에서만 볼수 있는 처마 곡선의 미학, 한옥기단의 높임철학, 창호의 예술적 아름다움 등이 구현된 k-한옥의 조율사라 불리는 그는 오랜 세월 나무와 더불어 살아오며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한옥의 계승과 발전에 기여해왔다.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13대 이사장을 역임,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상임고문, 대한민국 대한명인 경기지회 고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교육원 객원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광복 도편수(대목 2236호, 광주이씨 21대손)는 ‘우리의 문화는 우리의 정신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말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목선 관련업에 종사한 조부, 그리고 한옥 목수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이 도편수는 고등학교 공고 재학 시절 전국기능경진대회 목공분야 금메달을 수상 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다. 대목장의 길을 걸으면서 한옥의 재조명과 보존, 해외 홍보, 후학 등 다양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회의장상, 문화재청장상 등 각종 상을 수상했다. 이광복 도편수는 “한옥은 목재, 흙, 돌 등 자연소재로 이루어진 친환경건축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담고 있는 전통건축기술의 정수”라며 “무엇보다 전통한옥이 가진 문화경쟁력은 다른 어떤 주택문화도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함과 차별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안동 봉정사 극락전 해체 수리를 비롯해 가평 대원사 고려시대 대웅전 신축, 서울 화계사 보물 동종각 신축, 잠실 불광사 대웅전, 설악산 봉정암 적멸보궁, 여주 신륵사 극락보전, 은평 진관사 해체·신축공사, 뉴욕 원각사, 강화 학사제 등이 모두 그의 손길을 거쳐 탄생했다. 지난 2005년 화마로 소실된 낙산사 복원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JSA 법당도 일선에서 지휘했다. 미국 입성 10년을 기록한 뉴욕 원각사 대작불사, 영국대영박물관 한국실, 독일 자유대학 정자, 프랑스 파리 이응로 화백 고암서방 한옥, 298평에 기둥 100개를 세워 건축된 중국호텔 연길 연성각 한옥 등 수많은 건축물들이 동서양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특히 독일에서는 당시 남·북한대사가 사상 최초로 함께 상량식에 참여하여 전통상량의례를 함께 하도록 한 당사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세계의 수도라 불리는 미국 뉴욕 샐리스베리 밀즈의 30만평 부지에 자리 잡은 원각사 대웅전은 천년에 달하는 귀한 목재들로 만들어졌다. 중심 기둥 없이 지어진 세계 최대규모의 법당이라는 점과 못하나 쓰지 않는 고려시대 양식으로 1500년 한국 불교의 공법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 

K-팝과 K-뷰티를 비롯한 한류문화의 글로벌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 한국다움을 가득 담은 K-하우스, 즉 전통한옥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은 뜨겁다. 한옥을 배우려는 외국 건축가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고 미국에서는 한옥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한옥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직접 수입할 정도에 이르렀으며 아예 현지에서 한옥 짓기 열풍이 부는 등 전 세계가 대한민국 한옥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지혜와 과학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제 한옥은 문화재나 관광의 대상을 넘어 말 그대로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한옥마을, 한옥카페, 한옥호텔 등 주거의 영역을 넘어 생활과 밀접한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광복 도편수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속에 숨 쉬는 단일민족의 얼과 정신을 찾아야 한다. 한옥은 우리 민족의 정신이 깃들어 있으며 생활방식과 철학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매우 지혜로운 주거문화로 무궁무진한 가치를 담고 있다. 세계인들의 삶에 녹아들 수 있는 우리 전통한옥의 고유한 가치와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자부심을 항상 갖고 있다. 이러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물려주는 것이야말로 도편수로서 내 자신의 의무이자 사명임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으며 더욱더 정진하라는 의미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Made in Korea'를 달고 해외로 진출한 브랜드와 제품은 세계 유명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품질이 우수하며 디자인, 유통망, 마케팅 능력 등 어느 것 하나도 빠지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자연에 순응하는 구조와 정제된 조형미, 그리고 단청의 아름다움과 무수한 선들로 이루어진 우리의 전통한옥은 민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이자 우리 옛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미학의 정수다.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우리 것의 소중함과 가치를 담은 전통한옥의 현대화와 대중화, 그리고 이의 재창조를 통한 거듭나기를 서둘러야 할 때다.

​이광복 도편수는 “명품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 프랑스 사람들이 명품의 진가를 알아보고 지속적으로 지지를 보내면서 함께 전통을 쌓아온 것처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인 것이다. 전통한옥이 우리들의 삶의 터전이자 공동체 문화라는 가치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이 될 수 있도록, 나아가 21세기 세계 시장에서 k-한옥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남은 생을 바치겠다. 한옥이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 문화의 본류를 반드시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계에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명품한옥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이광복 도편수가 말하는 명품한옥이 나아갈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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