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부문

2015년 대한민국 신한국인대상 김진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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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적 세계 본질을 관찰하고 포용

김진희 작가는 사물의 본질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스스로 자유로서 표현하고 탐구하며 그 근원을 추구하는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는 독자적 해석과 사물을 직관과 관찰력으로 새롭게 재구성해 그녀만의 감성으로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절제된 색채와 자유롭게 전개된 이미지가 파노라마를 이루며 끝없는 상상력과 풍성한 알레고리를 담고 있는 그녀의 작품에는 우리 인간의 복합적인 감성이 배어 있으며 세계와 존재의 근원을 찾는 감정 이입의 대상으로서 존재의 본질 자체를 고찰하고 포용한 흔적이 엿보인다.

 

가시 세계 너머의 더 근원적 세계에 관하여

김진희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언급하면서 예술이란 내면의 심상을 보여주는 형식적 창조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형식이란 작가의 내면적 경험과 각성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때 내면적 경험과 각성이라는 것은 작가 자신의 실존적 위치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작가가 바라보는 자아와 세계 사이의 존재적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작가는 그의 작업의 목적은 이러한 상황을 인간과 사물의 형상을 매개로 시각 언어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그의 작업을 시각에 의한 감각과 사유의 공간을 구축해내는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표정이 읽힐 수 있는 이목구비와 같은 세부 형태는 생략되어 있고 상징적인 몸짓으로 압축된 형상에는 설명적 표현 없이 인간 존재의 위치에 대한 기표만을 남겨 놓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인물들과 호응하는 물질적 형상 역시 형상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지는 않다. 어둡고 묵직한 덩어리의 형상을 하고 있을 뿐이다.

작가는 ‘해를 품은 달’이라는 명제를 통하여 그 물질 덩어리가 달을 의미함을 상기 시키고 있다. 그것도 일식 상태에서의 어두워진 세상 속에서의 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묵직한 달이라는 물질과 호응하고 있는 인간의 형상은 여성의 몸이며 이 여성의 몸이 감성적 몸짓으로 달의 형상과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공간은 우주이며 세계임을 이내 알 수 있게 된다.

해가 지배하는 세계가 아니라 달이 이 해를 품은 상황은 태양이라는 빛에 의해 가시화 된 물질적 형상들 너머의 더 큰 세계에 대한 메타포일 것이다. 작가는 달의 형상에서 물질 세계 이상의 근원을 발견하였던 것 같으며 이것은 다시 여성의 몸과 연결되어 있음을 직감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작가의 이전 작업에서는 어머니 대지가 만물을 탄생시키는 생명력을 보여주었다면 이제는 가시적 세계를 배태한 더 큰 세계에 대한 담론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작업을 통하여 세계와 존재의 근원을 찾는 과정에서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면 이제 그 다음의 세계를 향한 시선을 제안하면서 이를 그의 조형작업 안에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그가 세계와 관계하는 방식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며 세계와 소통하는 방식이었기에 우주적 물질과 여성의 몸으로 상징되는 이미지는 그가 발견한 세계를 그의 방식에 의해 시각적으로 변환시킨 조형화된 언어 체계이며 압축된 형상과 색채로 번안된 감성적 대화의 한 방법인 것이다.

작가는 결국 문자나 음성 언어로 전달하기 쉽지 않은 존재와 그 이면의 세계와 같은 비가시적 영역에 대해 자신이 구축해온 상징적 조형언어를 통하여 함께 감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시각적 경험의 장을 그려냄으로써 ‘조형적 사유와 경험의 공간으로서의 회화하기’라고 지칭할 수 있는 그의 작업방식을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성은 생명의 창조자 - 극명한 자아의 내밀함을 향하다

작가는 창조자다. 더불어 늘 앞서 세상을 살아간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색과 빛을 만들어내고, 아무도 읽을 수 없는 자기만의 언어로 세상과, 사람과 소통한다. 하지만 우리는 느낀다. 직관으로 느끼고 그림을 보면서 알 수 없는 언어들로 가득 찬 작가의 마음을, 감성을, 느낌을 읽는다.

그리고 감동한다. 느끼고는 있었으나 표현할 수 없었던 것. 감성으로 말하고 싶었지만 무의식 속의 의식으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 누르고만 있었던 모든 것들이 작가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고 새로운 세상 앞에서 색으로 말하는 캔버스를 본다.

 

<Woman>에서는 새로운 세상으로의 몰입은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스스로 머리를 풀고 세상에 나오지만 아직은 웃을 수 없다.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머리를 똑바로 곧추 세울 수도 없다. 세상에 아직 손을 내밀지 못하는 창 밖에서 서로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창 안을 기웃거리며 내다보는 것 같은 모습으로 머리를 흩날리고 있다. 무언가를 간구하는 마음으로 두 손을 모으고 비켜가는 모습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Woman>인 시리즈는 완성되어 간다. <Life and Death>로 영속성을 지니면서 변화, 발전해간다. 어머니의 대지 모습을 찾아간다. 희망과 소망의 상징인 정체성을 찾아 자유로워진 영혼은 새와 나비를 날리고 초록 이파리 하나 없는 나무 뒤에서 세상 안으로 걸어 나온다. 하지만 역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자아는 강건하기만 할 뿐 세상과의 타협에는 익숙하지 않다.

감정은 냇물처럼 흐른다. 웅덩이를 만나 의미가 추가되며 변형된 후에 다시 흐른다. 빛깔은 달라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 잎사귀들이다. 질문을 늘어놓았으니 이제는 답을 얻어낼 차례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Woman>인 시리즈는 완성되어 간다. <Life and Death>로 영속성을 지니면서 변화, 발전해간다. 어머니의 대지 모습을 찾아간다. 희망과 소망의 상징인 정체성을 찾아 자유로워진 영혼은 새와 나비를 날리고 초록 이파리 하나 없는 나무 뒤에서 세상 안으로 걸어 나온다. 하지만 역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자아는 강건하기만 할 뿐 세상과의 타협에는 익숙하지 않다.

감정은 냇물처럼 흐른다. 웅덩이를 만나 의미가 추가되며 변형된 후에 다시 흐른다. 빛깔은 달라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 잎사귀들이다. 질문을 늘어놓았으니 이제는 답을 얻어낼 차례이다.

 

<작가노트1>

“칠흑 같은 어둠과 적막.

탕 탕 탕..........!

차가운 공기를 가르는 연속적인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

탕 탕 탕.........!

축 늘어져 잠든 영혼을 애써 깨운다.

탕 탕 탕.........!

일정한 간격의 날 선 소리는 점점 더 얽히고 꼬이고 섞이어 어느새 날숨과 들숨이 되어 호흡한다.

거친 숨소리는 무한한 우주를 부유하며 순식간에 모든 것들을 집어 삼킨다.

수축과 팽창, 확산과 응집, 분열과 통합, 모든 것이 뒤섞여 혼재된 깜깜한 카오스......

잠시 무겁고 적막한 침묵이 흐른 후 온 우주를 뒤흔드는 진동과 함께 거대한 폭발......빅뱅......!

이어 새로운 질서가 부여된다.

잉태와 새 시작을 알리는 미묘한 울림들, 산들거리는 미풍, 자욱한 대기, 온통 파스레한 물빛 사위......모든 것들이 어두운 장막의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숨죽인 채 어슴푸레한 모습을 드러내며 하나가 되는 신성하고도 경이로운 찰라.......

푸르른 달,

.

.

.

해를

품어 안는다......!“

창세기 이래 인류역사에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변종일지라도......

다만 날이면 날마다 음양이 교차하는 푸르른 새벽녘에 새로운 잉태만이 반복될 뿐이다. 이 극적인 찰라에 모든 것은 정지되고 어둠은 밝음을, 부드러움은 딱딱함을, 약은 강을, 음은 양을, 달은 해를 품어 안는다.

<작가노트2>

예술가는 자신에게 이미 주어진 모든 질서를 거부한다.

‘존재한다는 것’은 ‘창조되어진’것이다.

‘창되어진 것’은 이미 낡은 질서다

예술가는 온종일 이루어 놓은 자신의 모든 창조행위조차도 부수어 버리고 새벽녘엔 다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예술가는 날마다 저항해야하고, 날마다 성찰해야하고, 날마다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

시커먼 저 고통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혼돈’의 문이 열린다.

그 혼돈 속에서 새로운 질서의 형태를 찾아내는 것이 ‘창조’다.

시커먼 고통의 잿더미 위에서 한 가닥 가녀린 하얀 꽃, 순백하고 순결한 하얀 꽃을 피워 올리는 그 순간 자유를 얻는다.

공간의 깊이와 시간의 영속성에 대한 미학

 

예술이란 예술가의 내면의 심상을 보여주는 형식적 창조이며 이 형식은 작가의 내면적 투영과 각성이 질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형상을 갖는다. 예술의 창조는 형식의 창조이다. 이 형식은 작가의 내면적 경험과 각성을 포함하며 이때 예술가는 끊임없이 실존적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성에 대해 탐구해 나아간다. 자아의 존재로 부터 세계인식의 방법은 자연히 자신의 작업에 표출됨으로서 각자의 개성과 세계인식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한다.

하이데거가 말했듯이 예술작품이란 단순히 사물이라는 것을 초월한 그 어떤 것으로, 예술가가 자신의 고유한 방식으로 존재자의 존재를 열어 보이는 것, 즉 존재자의 진리가 드러나는 것이라 정의한다. 여기에서 존재란 실존하는 나, 즉 ‘자아’라 할 때, 예술작품은 나라는 존재자의 존재를 열어 보임으로서 존재자의 진리가 그 속에 정립되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존하는 나는 과연 무엇인가? 실존이란 일정한 공간속에 현재라는 시간성을 갖는 존재로 시공간의 유한성을 전재로 하고 있으며, 현재의 주어진 시공간 속에서 자신의 본래성을 찾으려는 존재를 의미할 것이다. 즉 인간은 동일적 시공간에 존재하는 유한적 존재로서 영속성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속성을 지닌다. 화면에 나타난 산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산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시각화 되어진 화면의 공간은 현재성으로 인식되며 이 현재성은 무한한 시각적 열림으로 확장되어 나아간다. 고래로부터 누적되고 겹겹이 쌓여온 지층적 공간으로부터 현재성을 드러내며, 이러한 현재성은 무한한 영속성으로 존재자의 존재를 열어 보이고자 함이다. 즉 대상이 시각화 되는 과정은 하나의 공간을 제시함으로서 공간의 현재성을 인식함과 동시에 무한한 시간성과 합치되어 실존의 자아를 발견하며 자연의 순환적 논리를 깨닫는 인식의 미학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본 작업은 공간 인식의 한 태도로서 이러한 공간의 깊이를 통해 인간존재와 세계에 대한 사유구조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동양화의 사유구조에 근거한다. 일찍이 동양화의 사유구조는 서양과는 대조적인 공간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하겠다. 예로부터 동양화에서의 공간은 시간과의 긴밀한 관계성을 갖으며 시점이동이 가능한 화면으로부터 객관적 존재로서 개별성으로 대상을 보거나 화면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생성되는 대상과 상생의 마당으로 화면을 전제하는 태도로 산수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동양인의 세계의식을 형상화해 왔다. 이때 표현되는 산수는 단순한 물질적 산과 수가 아닌 인간의 근원적인 상징이며 동양사고의 원형이기도 하다. 단순한 먹색은 우주의 모든 색을 포괄하며 여백의 미와 더불어 형태와 색의 단순성을 통해 우주의 조화를 보고자 한 동양적 관조의 세계는 단순한 시각적 대상을 넘어선 무한한 자연의 원리에 대한 통찰로서 미적 경험의 집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의 다양한 미술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본질에 대한 탐구는 현재 모든 지구상에서도 부단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작가의 각자 개인적 삶의 체험과 경험으로부터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형상화된 예술세계를 우리는 시시각각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본 작업은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또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더불어 동·서양을 모두 보듬어 안는 보편적 실존에 대한 탐구의 한 방법으로 공간의 깊이와 시간의 영속성에 대한 미학을 화면에 풀어보고자 함이다.

 

▲ 김진희 작가

<김진희 작가 약력>

학력: 전남대학교 예술대 대학원 박사수료

개인전

2014 Invitation Exhibition, 사이아트갤러리, 서울

2013 신세계 갤러리 개인전 , 광주

2012 작가지원초대전, 무등갤러리, 광주

2010 작가지원초대전, 무등갤러리, 광주

The Spirit Art 2010, Scola Art Center, 북경

2009 스페이스A 갤러리, 전남대학교, 광주

단체전

2015 마이애미 아트페어, 마이애미, 미국

청양전, 아크갤러리, 광주

Affordable Art Fair Hong Kong, Wanchai convention center in Hong Kong

‘한 집 한 그림 걸기전’ 영아트갤러리, 서울

아름다운 동행전-인사동 아트페어, 라메르갤러리, 서울

무등아트패스티벌, 무등갤러리, 광주

아름다운 동행전, 라메르갤러리, 서울

전통과 형상회 그룹전, DS 갤러리, 광주

2014 Paris New Year Exhibition, Paris B. Vhara, Paris

아시아수채화 발리전, Bentara Budaya Art Museum, Bali

우표대전, 중랑아트갤러리, 서울

여름의 기억전, 영아트갤러리, 서울

아! 대한민국전, 갤러리미술세계, 서울

오늘의 작가정신전, 라메르갤러리, 서울

올해작가 100인 초대전, 아트스페이스, 서울

달콤한 언어전, 전남대컨벤션홀, 광주

시우전, 광주시립미술관분관, 광주

취매미미전, 갤러리 작은상자, 광주

인사동전, 라메르갤러리, 서울

2013 대한민국 아트페스티벌2013, 비엔날레전시관, 광주 광주국제아트페어,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

꿈꾸는 사람들, 라메르갤러리, 서울

인사동사람들전, 라메르갤러리, 서울

전통과 형상전, 갤러리 리채, 광주

2012 영·호남 한국화전, 옥과미술관, 옥과

원불교 미술제, 라메르, 서울

전통과 형상회전, 향토음식박물관, 광주

아시아 현대미술제, 대만시립미술관, 대만

한·중 현대회화교류전, 베이향미술관, 북경

전남대 동문회전, 금호유스퀘어문화관, 광주

새세대 새희망전, 영아트갤러리, 서울

2011 모두 모두 모여라 옥션전, 갤러리 각, 서울

정예작가 10인 개관기념초대전, 정동갤러리, 서울

대한민국미술단체 페스티벌, 예술의 전당, 서울

깨달음의 미학, 라메르, 서울

초대전, 연갤러리, 제주

소통+만남전, 은암미술관, 광주

스승을 그리워하는 화담전, 광주국립박물관, 광주

2010 身 - 풀이전, 자미갤러리, 광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국제 살롱전, 파리

여류작가 3인 초대전, 연갤러리, 제주

NICAF, 안산 예술문화의 전당, 안산

만남 4인전, 상계갤러리, 광주

초대전, 홍동갤러리, 울산

2009 꽃그림전, 타워갤러리, 부산

만남전, HIMEX, 광주

현: 황토회, 전통과 형상전, 일원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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