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11일 오전 2023년도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대한민국에 전술 핵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지시하였고, 2026년이 되면 북한이 최소 100개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자체 핵무장 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다. 그렇다 치더라도 윤 대통령의 발언이 당장 핵무장에 나서겠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 위협이 고도화되고 김정은의 계속되는 핵 도발로 우리의 국가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자위 차원의 경고로 해석된다.

핵무기는 핵분열 또는 핵융합으로부터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살상 혹은 파괴하는 폭발장치를 말한다. 현존하는 핵무기는 핵분열 반응에서 폭발에너지를 얻는데, 이렇게 제조된 무기를 원자폭탄이라고 한다. 원자폭탄이란 말은 그 에너지가 원자의 핵에서 나오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반면 핵융합 반응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는 방법을 이용한 무기를 열핵무기라고 한다. 이렇게 제조된 무기는 수소(중수소와 삼중수소) 동위원소 사이의 핵융합 반응에 의존하기 때문에 수소폭탄이라고도 한다.

핵융합 무기는 기존의 핵분열 무기보다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미국-영국-러시아-중국-프랑스-인도 등 6개 국가 만이 핵융합 무기 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이 지난 2016년 1월 핵융합 무기를 시험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지금껏 논란의 대상이 되어 있다. 오늘날 배치된 거의 모든 핵무기는 열핵 설계를 사용한다.

인류 역사상 핵무기가 실제로 전쟁에 사용된 것은 단 두 번 있었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2차대전 막바지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우라늄 폭탄 ‘리틀 보이’와 3일 후인 8월 9일 나가사키에 플루토늄 폭탄 ‘팻 맨’이 그것이다. 이 폭격으로 약 20만명의 민간인과 군인들이 사망했고, 이에 대한 윤리 문제는 현재까지 논란이 되어 있다. 이 사건 이후 수천 번의 핵실험이 진행되었으며 소수의 국가들 만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에는 국제기구의 엄격한 감시를 받아야 한다.

오늘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인정받고 있는 국가는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북한 등 8개국이다. 핵무기 보유는 핵확산방지조약(NPT :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데, 위의 핵 보유국 중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5개 국은 NPT 가입국이다. 반면, 인도, 파키스탄, 북한은 NPT 미가입국으로 핵 보유국이다.

북한의 핵 보유가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에 많이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편의상 핵 보유국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경우는 핵 보유에 대하여 의도적으로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더하여 독일, 이탈리아, 터키, 벨기에, 네델란드 등의 국가는 핵무기를 공유하는 국가이며,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다가 포기하고 해체한 유일한 국가이다.

위의 핵 보유국 중 인도와 파키스탄의 사례를 살펴보자.

인도는 NPT 비가입 국가로 1974년 최초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인도가 핵 무기를 개발한 이유는 파키스탄과의 갈등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국경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갈등도 상당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파키스탄은 역시 NPT 비가입 국가로서 인도의 핵개발에 자극을 받고서 자체 핵무장을 실시하여 1998년 핵분열장치 실험에 성공하였다.

핵무기 보유와 관련하여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은 유엔 상임이사국으로서 선제적으로 보유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는 주변국의 핵 보유에 맞서 자위적 차원에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런 핵무기 보유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북한과는 1953년 정전협정을 맺은 후 아직도 전쟁이 종결되지 않은 채로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핵 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수차례의 핵실험을 거쳐 핵보유국의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국가 안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 한미동맹도 중요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이상 인도와 파키스탄의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 스스로의 자위 차원에서 핵무기 보유가 필요하다. 1970년대 미국의 베트남 철군과 공산화에 충격을 받은 박정희 대통령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시도랬지만, 미국의 설득과 압력으로 포기한 적이 있다.

이제는 지구촌 최후의 분단국이자 정전협정 상대인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자체 핵 보유” 발언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1957년 미국 네바다 사막에서 실시된 핵실험장면 (출처 : 네이버)
1957년 미국 네바다 사막에서 실시된 핵실험장면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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