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오늘날 현대의 다양한 미술 속에서 작가의 개인적 삶의 체험과 경험으로부터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형상화된 예술세계를 우리는 시시각각 누리고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작가들의 작품 세계의 변모와 작가적 성숙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들의 작업이 고유한 형식의 창안 등 미술 내적인 것으로 향하거나 새로운 주제의 발견 등 외적 확장을 통해 더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많은 작가들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고유한 정체성에 대한 자각, 현대미술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고민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는 오늘날 오동희 작가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조형관을 심화, 발전시켜 나가면서도 다양한 사유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50년 여년의 세월을 오롯이 초상화 외길을 걸어온 오동희 작가는 탄탄한 기본기를 토대로 대상의 섬세한 표정을 터치하고 성격을 묘사하는 국내화단의 대표적인 극사실적 초상화 작가다. 각양각색의 예술적 개념이 혼재하고 있는 현대 미술계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초상화를 정립해 가고 있는 오동희 작가는 “초상화는 대상의 삶을 관조하고 한 순간을 포착해 인간의 얼굴을 묘사하는 작업이다. 회화가 한 사회의 문화적 생리를 구현한다면 초상화는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음악가 시베리우스
음악가 시베리우스

거울은 자신의 겉모습만을 나타낼 뿐 내면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초상화는 다르다. 인물의 겉모습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읽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오 작가는 해당 인물의 특징적 요소와 심리적인 표현까지 구현해 낸다. 학술적인 자료연구로 초상화의 대상이 되는 인물의 일대기에 접근하며 초상화에 회화적 특징도 가미해 시류에 편향된 미술방식을 거부하는 리얼리즘을 추구하고 있다. 

완벽한 극사실적 초상화를 위해 인체의 골격과 근육을 공부했으며, 누드를 그리면서 기본적인 인체의 선과 모양을 익혔다. 다양한 양식과 기법, 재현 방법 등을 실험, 반복하면서 독자적인 자신의 방법만으로 대상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관람객들이 인물에 대한 실질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캔버스 안의 공간을 끊임없이 탐구한다. 이처럼 초상화에 대한 오동희 작가의 진지한 성찰은 인간이 내는 온갖 종류의 표정과, 이 표정을 구현하기 위해 얼굴의 각 기관을 뚜렷하게 재생시키는 미적 구성능력으로 발현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김수환 추기경

사람의 얼굴, 그리고 그 얼굴을 구성하는 기관들은 한 순간에도 수십, 수백 가지의 서로 다른 표현을 하기 때문에 대상에 대한 추상과 흔적으로 현실을 재구성하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한 영역에 가깝다. 하지만 오동희 작가는 작품 속 얼굴이 관람객들과 진지한 교감이 이뤄지길 기대하며 늘 새로운 시도로 대중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섬세한 붓 터치와 톤 다운된 미묘한 색감 역시 대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표현을 더욱 더 돋보이게 하는 요소로 관객들은 그 시각적 미학에 매료된다. 역대 대통령 및 정·재계 인사와 프란체스코 교황, 넬슨 만델라, 마더 테레사를 비롯한 세계의 위인들, 만해 한용운 선생, 백범 김구 선생, 김수환 추기경,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비롯한 저명한 인사들의 초상화가 오 작가의 손을 거쳐 2차원의 평면에서 새 생명을 부여받았다. 

오동희 작가는 지난 2016년 4월 서초구 반포동 721번지에 위치한 4층 건물에 국내 최초로 초상화 전문 갤러리를 개관했다. 종교를 초월한 큰 인물들 및 위인들과 명사들의 초상화가 전시된 갤러리 건물 3층을 지나면, 작업실과 후학들을 위한 강의실을 겸한 4층으로 연결된다. 자신의 작업실과 관람객들을 위한 갤러리, 그리고 후학들을 위한 교육공간까지 아우르는 복합갤러리다. 

“사람들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이 늘 품고 있었다. 작가는 미술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고 관람객들은 그들의 작업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함께 행복함을 누린다. 누구나 보고,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도심 속 문화의 장으로 미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문을 열어드리고 싶다.”

오동희 작가는 “색감을 보이는 대로 담아내기만 하는 초상화는 그림이 아닌 사진과도 같다. 초상화는 곧 그 인물에 대한 자서전을 완성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누구나 애정을 느끼고 소유하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소망이라며 벽에 걸어놓고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명작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오동희 작가.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며 ‘예술은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는 그가 지향하는 예술적 사유와 미학이 머물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보다 많은 이들에게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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