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 들여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만 증발시켜 만든 자연의 산물이다. 한국의 천일염은 태양과 바다와 갯벌과 바람의 신이 빚어낸 고귀한 자연의 보석이며, 각종 미네랄과 무기질이 함유되어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특히 천일염은 우리나라의 음식문화에 있어 중요한 식품의 하나로 김치, 된장, 젓갈 등의 전통식품 제조의 기본이 되는 재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은 생물다양성 보존, 생태교육 등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정부는 식품산업 육성의 일조로 국내 천일염 생산의 8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남지역을 천일염 산업특구로 지정하여 천일염의 세계 명품화 전략 사업을 실행했다.

박형기 장인
박형기 장인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에 위치한 태평염전은 ‘근대문화유산 제360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소금생산지로 특히 청정무공해지역의 청정해수로 깨끗하고, 건강한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생산하는 천연 염전이다. 슬로시티와 람사 습지, 그리고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풍부한 일조량과 알맞은 바람을 지닌 천혜의 기후조건과 모래와 점질토로 이뤄진 토양조건 등 양질의 소금을 생산하는데 있어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첨단시설의 생산라인을 구축, 엄격하고 철저한 위생관리로 최고 품질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다. 미국 동남부 지역의 소규모 염전을 제외하면 천일염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염전이 갖춰진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최적의 미네랄 공급원인 국산 천일염은 그 희소가치가 굉장히 높다. 이런 가운데 태평염전의 천일염 생산을 총괄하고 있는 박형기 장인이 청정한 갯벌을 다져 만든 토판에서 천연 미네랄 성분이 다량 포함하고 있는 ‘토판 천일염’을 생산하며 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태평염전 인지도 제고와 나아가 신안천일염 브랜드 명품화에 총력을 기울여 온 그는 특히 (사)신안천일염생산자연합회장을 역임하며 당시 10여 년간 950여 명 회원의 권익 보호 증진을 위한 천일염 가격안정제 도입을 이끌어낸 바 있다. 현재는 신안군 증도발전협의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 소외계층 발굴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신안에서 태어나 3대 째 소금장인의 길을 걷고 있는 박형기 장인은 지난 2003년부터 세계적인 소금 생산국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를 다니며 식견과 경험을 넓혀 가며 꽃소금 생산에 힘써 왔다. 국내에서는 제품화가 어렵고 생산량이 적은 토판 꽃소금을 생산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제염 기술 연구에 몰두했던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전통 토판염 방식으로 꽃소금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박 장인은 오염원이 없는 바닷물을 농축해 염도를 높인 후 햇빛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1차로 천일염을 생산한다. 이후 천일염을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을 획득한 가공공장으로 이동시켜 남아 있는 수분과 이물질 모두 제거한 뒤, 순도 높은 천일염을 만들어 낸다. 천일염에 국산 유기농인증 함초 엑기스를 더한 굵은 입자의 함초 소금도 선보이고 있다. 함초는 ‘바다 속 산삼’이라고도 불리는데 갯벌에서 자라나는 풀로 바닷물 속에 들어 있는 90여 가지의 미네랄을 골고루 품고 있는 는 귀한 식재료다. 질 좋은 천일염에 함초의 영양을 더한 함초소금은 일반 소금에 비해 나트륨 함량이 적으며, 칼슘,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함초에 함유된 해양 칼륨은 체내에 축적된 나트륨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박형기 장인은 “국내산 천일염은 칼륨과 마그네슘 함량은 수입산 천일염에 비해 3배정도 높게 함유되어 있으며 비만의 주범이라 하는 염화나트륨의 함량은 매우 낮은 우수한 소금”이라며 “자연의 햇빛과 바람은 최고의 천일염을 만드는 재료다. 좋은 소금은 좋은 환경에서 만들어진다는 그 신념 하나로, 최선을 다해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의 대형 염전들은 사면초가와도 같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소금자급률은 10%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염전면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줄어든 염전은 태양광 발전단지로 바뀌었다. 천일염 생산자가 고령화되면서 염전보다 수익이 많은 태양광 발전단지로 변경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국내 천일염의 주산지인 신안에서도 몇 년 사이 많은 염전이 태양광 발전소로 변했다. 최근 2020년 긴 장마 및 염전의 태양광 시설로의 전환 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결정에 따른 사재기, 2020년 9월 이후 가격이 급등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이나, 한편으로는 생산 면적의 감소, 자율적인 생산량 조정으로 계속적으로 생산량은 줄고 있다.

천일염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고 천일염의 유통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한 천일염 종합유통센터가 구축되어 수급조절의 기능을 수행한다면 천일염의 가격안정화는 어느 정도 이루어 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천일염의 가격안정화를 위해서는 생산량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정부차원에서의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또 확실한 생산량 감축 및 수급방안을 세워야 하며, 안정적인 유통기반 마련을 위한 전근대적인 유통구조의 개선이 요구된다. 박형기 장인은 “우리나라의 천일염이 프랑스 게랑드산 천일염보다 우수한 천혜의 갯벌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품질의 소금임에도 가격경쟁력에 밀려 수입산 소금에게 시장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지자체 차원에서 천일염 생산자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동향을 살펴보면 천일염의 과잉공급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기상변화와 오염 등 일시적 원인에 따른 가격변동이 커 국산 천일염 시장 점유율의 확대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소금시장은 국산 천일염 가격의 1/2에도 못 미치는 수입 식용소금과 식용 수입소금보다 훨씬 싼 수입 공업용 소금을 이용하여 원산지를 속이거나 공업용을 식용으로 둔갑판매 하는 등의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소비자의 불신이 매우 깊은 실정이기도 하다. 박형기 장인은 “명품 천일염의 소비 촉진과 더불어 천일염 산업의 육성과 발전에는 천일염 생산자들의 노력과 변화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역할이 크다.”며 “적극적인 예산지원을 통해 엄격한 천일염 생산기준을 입법화하고 그에 따른 철저한 조사를 통해 우리 천일염의 특성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날 소금에 대한 높은 관심은 글로벌적인 흐름이다. 가장 자연적인 것이 건강에도 이롭다는 인식은 전 세계인의 생황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좋은 소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듯 세계 각국은 저마다 소금에 대한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 미국의 위장관학회지에 실린 ‘마그네슘 섭취가 담석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은 많은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담석 생성의 예방법을 최초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내산 천일염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외에도 항산화 물질로 각종 염증을 억제하는데도 일조한다는 논문 등이 이미 많이 발표되어 있다. “사람은 음식을 안 먹고는 일정 기간 동안 살 수 있지만 소금을 먹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소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을 넘어 과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명언이라 할 만 하다. 최고의 소금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인 소금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천일염의 우수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그 희소성으로 인한 상대적 가치는 점점 높아질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천일염 생산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의 갯벌과 염전, 천일염 생산방식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동반되어야 한다. 박형기 장인은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큰 가치를 지닌 갯벌염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네스코와 세계 각국의 소금 전문가들도 국산 천일염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우리만의 소중한 자원인 갯벌염전을 발전시켜 전 세계 소금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명품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써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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