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자연선택의 진화를 거듭해 온 모든 종들은 자연에 맞춰 생존하는 종만이 진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인류는 과학기술로 스스로의 진화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른바 포스트휴먼의 시대가 다가왔다. 포스트휴먼 시대는 제4차 산업혁명의 융복합 기술, 초지능, 초연결로 인하여 인간과 기계의 융합과 연결이 확대됨에 따라 지금과 다른 새로운 인간관의 정립을 요구한다.

기옥란 작가
기옥란 작가

인공지능, 빅 데이터와 소셜 미디어, 가상현실 등의 기술은 인간의 삶을 크게 뒤바꾸고 있다. 기술에 의한 인간 신체의 변화, 유전공학기술, 나노기술, 새로운 생명개념들과 탈 인간중심주의, 생태위기 등 포스트휴먼 시대의 키워드인 기술, 생명, 생태 등은 현 시대의 미술에 각기 다른 모습들로 표현되고 있다. 미국 싱귤러레터티대학의 교수이자 미래학자인 호세 코르데이로 교수는 10년 전 유전자 조작과 로봇의 발달로 신체 기능을 새롭게 변화시킨 새로운 종이 탄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모 사피엔스인 현생 인류는 ‘트랜스 휴먼’이라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된다는 것이다.

트랜스휴먼-네오노마드
트랜스휴먼-네오노마드
트랜스휴먼-에로스와 타나토스
트랜스휴먼-에로스와 타나토스

이런 가운데 유목과 정착이 낳은 21세기의 신인류 ‘트랜스휴먼’으로 대표되는 기옥란 작가가 구상과 추상, 그리고 오브제(콜라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 가고 있다. 기 작가는 미래 시대의 변화를 이끄는 주된 동력으로 언급되는 디지털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매체로서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삶에 있어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이러한 디지털로 인하여 인간이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정체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며 트랜스휴먼에 대한 사유를 시작하게 됐다. 기 작가는 “물질문명이 비약적으로 번영했으나 오히려 정신문화면에서는 그 반대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인 빈곤 상태의 대립이 점점 더 가중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기술 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 ‘과연 어떤 것이 인간적인가’ 인간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트랜스휴먼-원형에 대한 사유
트랜스휴먼-원형에 대한 사유
트랜스휴먼-은하수와의 조우
트랜스휴먼-은하수와의 조우

감각을 확장하고 새로운 심미적 경험으로 이끄는 디지털 감성에 기반한 기 작가의 작품은 창작에 대한 고뇌와 새로운 창조 욕구가 코드 곳곳에 배어있으며, 고정된 형과 틀을 거부하고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서 완성된다. 트랜스휴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기호와 이미지, 핸드폰, TV,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패션, 제품디자인, 공간디자인 등 소비시대를 대변하는 4D, DNA(염색체),디지털(Digital), Design(디자인), Divinity(신성, 영성)과 3F, Feeling(느낌, 감성), Female(여성성), Fiction(상상력)을 작품의 큰 줄기로 인간의 정신적 신체적 한계를 극복한 초월성을 가진 21C 미래의 새로운 인간 ‘트랜스휴먼’과 신유목민 네오노마드 시리즈 외에도 ‘관계와 소통을 위한 변주곡’, ‘공간에 대한 사유’, ‘원형으로부터’,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은하수와의 조우’ 등 다양한 사유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본인만의 화두를 구축해가고 있다. 물감뿐만 아니라 캔버스와 금속 마스크 등에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을 연결해주는 컴퓨터 부품이나 천연섬유 등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해 지극히 인위적인 인공물의 첨단 전자 부품들을 충돌시키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물질 즉 인간과 기계문명과의 조화와 화해를 꾀하고 있다.

트랜스휴먼의 꿈
트랜스휴먼의 꿈

기옥란 작가는 추상사진 작가로도 활약하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2018년 남미 여행의 아름다운 추억과 감동을 담은 <남미, 그 미완의 그리움>초대전, 2019<시간·공간·자연 그리고 인공지능>초대전, 지난해에는 광주 주안미술관에서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의 우주여행>을 주제로 추상사진 초대전을 개최한 바 있다. 아트스페이스 갤러리, 계림미술관 추상사진 초대전, ‘트랜스휴먼-네오노마드’를 주제로 한 진한미술관 초대전, 고도갤러리 초대전, 상처와 치유를 주제로 한 단체전인 정문규미술관 초대전, 인사아트 프라자 이형회전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최근에는 지난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충북 청주의 남서갤러리에서 ‘트랜스휴먼-빛과 인간’을 주제로 한 제7회 추상사진 초대전을 통해 총 24점의 추상사진들을 전시하며, 그만의 독창적인 표현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옥란 작가는 특히 “3차원, 4차원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다양한 형상미를 통해 다양한 색상과 흑백의 미묘한 대비적인 표현을 극대화시켜 팽창과 소멸을 반복하는 우주 공간의 행성과 은하, 외계생명체 등을 표현하며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 주제를 차갑고도 고독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색채, 점, 선, 면, 입체를 표현했고 특히 변화, 통일, 균형, 율동, 대비, 대칭 등 명징하고도 다양한 시각적 추상 조형언어로 자연스럽게 표현했다”고 말한다. 미래와 변화의 시대정신을 관통하고 아우르며 끊임없이 사유해 온 기 작가의 추상사진은 단조로운 기존의 평면적 추상사진에서 벗어나 회화와 같은 입체감과 우주공간처럼 신비하면서도 환상적이고 역동적인 공간감이 느껴진다. 기옥란 작가는 2021년에는 단체전인 1월 서울 고도갤러리 새해전, 2월 광주 ACC 디자인호텔 갤러리 신춘기획초대전, 코엑스 5월 조형아트서울 전시와 더불어 오는 6월 안산 대부도에서 파주 헤이리마을로 올해 새롭게 이관된 정문규 미술관에서 ‘정문규 미술관 초대 개인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개인전에서 기 작가는 옻칠 등 다양한 실험적인 작업으로 인간의 신성한 영적 치유와 더불어, 상반된 물성 조화로움, 원시적인 생명력을 표현한 100호, 200호 등 많은 대작 시리즈 작품들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오늘날 우리 시대의 미술은 시간성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신구조의 특성들이 함께 접합되어 나타난다. 다양성과 다원성을 기반으로 하며 미술내의 장르별 구분이 와해 되고 미술 이외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미술 패러다임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소통과 참여를 전제로 하며 미술의 대중화 현상, 대중미술의 성장이라는 두 축이 함께 움직이며 문화의 민주화를 지향하고 있다. 기옥란 작가는 주제의 영역을 확장하는 외적인 확장과 새로운 형식의 창안과 매체의 발견, 장르의 확장 등 미술 내적인 것으로의 환원을 통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더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결국 기 작가의 미술은 미적 형식의 창조를 통한 내적 진실과 세상을 연계하는 뚜렷한 소통의 작업이다. “미술은 작가의 사회적, 개인적 현실에 대한 형상적 인식”임을 인지하고 특정한 장르나 형식에 자신을 고착시키지 않고 구획되지 않는 경계를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상징과 은유와 회화적 변주곡으로 구현해 가고 있는 기옥란 작가. 그가 지향하는 예술적 사유와 언어의 미학이 머물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보다 많은 이들에게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디지털 미디어가 이끄는 새로운 소통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시대성을 창조하며 기옥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어 또 다른 예술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기옥란 작가는 전남대학교 미술교육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형회, 광주전남여성작가회, 한국미협회원이자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 호남대학교 강사 등을 역임했다. 광주의 현대미술을 선도해 온 그룹 <에뽀끄>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스스로 동시대 미술의 맥을 미래로 이끄는데 기여하고 있다. 개인전 51회(광주, 서울, 부산, 인천, 대구, 제주, 일본,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뉴욕, 뉴저지, 파리, 베니스 등), 7회 추상사진전(광주, 여수, 서울, 청주 등), 국내외 초대전 및 단체전 300여회, 쾰른국제아트페어(쾰른메세홀) 등 국제아트페어도 60여 회 참여했다. 제15회 대한민국 통일미술대전 대통령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미술세계 대상전 특선, 뉴욕 월드아트페스티발 대상, 월간 아트저널 올해의 미술상, 교육기술부장관상, 문화예술대상 국회의원상(3회), 코리아 헤럴드 대한민국 미래경영 예술인 부문 대상 및, 가치경영대상, 문화예술인 대상, 지식경영 대상, 대한민국 국가공헌 예술대상, 중앙일보 문화예술인 대상, 한국일보 혁신인물 문화예술인 대상, 대한민국 혁신리더상, 대한민국 파워리더대상, 대한민국 혁신한국인&파워브랜드 대상, 대한민국 예술인 대상, 여류작가 대상, 글로벌 신한국인 대상, 2020 올해를 빛낸 한국인 대상 문화예술(서양화)부문 대상 수상 등 다양한 분야의 화려한 수상경력은 내면의 깊은 고찰을 거듭해 온 기옥란 작가의 역동적인 삶을 대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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