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예술가는 있어도 장인은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국내 미술계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미학세계를 경주하고 있는 작가가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을 쏟으며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는 예초 정정순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 머릿속에 담겨진 정신적, 감성적인 느낌을 그대로 표현해 내면서 예술을 향한 창작의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는 정 작가는 화가이자 문인으로서 국내외 화단과 문학세계를 넘나들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두 분야를 접목시켜 자신만의 문학적 감수성으로 예술세계를 꽃피워 왔다. ‘21세기의 허난설헌’이라 불리는 그는 16회의 개인전과 200여회의 국내외 그룹전을 개최한 이력에서 알 수 있듯 국내화단의 역량있는 여류화가로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정정순 작가
정정순 작가

인생의 희로애락이 짙게 묻어나는 정 작가의 작품들은 인간 내면의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고 있으며 은유적 조형언어를 통해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꽃과 인생을 테마로 한 그림은 힘과 정열이 넘치는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화풍으로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또한 자연으로부터 얻은 서정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마음세계를 표현한 그림은 시각적 활기와 확고한 조형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습관처럼 ‘그리기’에 몰두하는 정정순 작가에게 작업은 삶 일부가 아닌 버릇이자 일상이며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매개다. 또한 또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한 영감이기도 하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징을 탁월한 묘사력으로 화폭에 담아내는 그의 예술적 감성과 표현방법론상의 예리한 직관력은 다른 화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또한 우아하면서도 화려함을 드러내며, 온화한 붓 터치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 작가의 작품을 보면 은은하고 다채로운 색감 속에서도 명암의 대비가 교묘히 교직되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감각적인 붓터치와 색의 조화가 적당히 병치를 이루어 질감과 입체적인 효과를 살리고 있으며 이러한 색채대비의 시각적 표현을 통해 정 작가는 본인의 화도를 구축해 가고 있다.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묘한 이끌림에 시선이 고정되는 그의 작품은 바라볼수록 그 깊이가 더욱 깊어진다. 오랜 세월 붓과 함께 해온 탄탄한 ‘내공’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작품성을 억지로 끌어낸 것이 아니라 역량이 쌓이고 쌓여 저절로 넘쳐나는 기운들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인으로, 화가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를 정도로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그이지만 미술과 문학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하기까지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도 많았다.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평안함과 자유를 포기했고 절을 찾아 부처님께 좋은 글을 쓰게 도와 달라고 기도했으며, 두려움 속에 어둑한 새벽 산을 오르고 또 올라 명상을 하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고 삶을 불태웠다고 한다. 시상이 떠오르지 않은 날에는 원고지를 수없이 찢으면서 밤을 새운 다음에야 겨우 몇 줄의 시를 쓸 수 있었고, 꿈에서도 떠오르는 한 줄의 시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 깊은 잠에서 깨어나 메모했다는 정 작가. 그 자신이 인생의 많은 굴곡과 좌절을 경험하며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온 만큼 자신의 글과 그림을 통해 용기와 웃음을 잃은 채 아픔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예술은 끝없는 물음과 답변의 반복”이라는 정정순 작가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누구나 애정을 느끼고 소유하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소망이라며 벽에 걸어놓고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명작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며 꿈을 갖고 가꾸며 길들인 하나의 길을 꾸준히 가다 보면 꿈은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부처님도 머리 쓰다듬어 주지 않을지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며 ‘예술은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는 정정순 작가. 그가 지향하는 예술적 사유와 미학이 머물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보다 많은 이들에게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생명의 산-

 

험난한 길 사이

길게 뻗은 계곡

졸졸졸 물소리

평화롭게 들리는 산

 

오랜 세월 산을 지키는

바위와 나무들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에서 만들어 지는 산

 

나무의 운명

행운에서 만들고

해 따라 가는 갈증으로

모습이 익어가는 산

 

건강한 미소의 삶도

아름다운 세상도

생명의 산이 있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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