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9 11:02 (화)
[정연철 박사 칼럼] 세상사는 이야기-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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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철 박사 칼럼] 세상사는 이야기-16
  • 정연철 전문위원
  • 승인 2019.04.08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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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피는 꽃을 보며

바야흐로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의 봄꽃이 활짝 피어나는 계절이다.
추운 겨울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 잎새 보다 꽃을 먼저 피워주는 이들 봄꽃들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낀다.
그런데 이런 봄꽃의 즐거움을 해외에서도 느끼고픈 호주 교민의 이야기가 있다.
호주 시드니에 사는 교민이 봄철에 고국을 찾았다가 노랗게 피어난 개나리꽃을 보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호주에서도 그 꽃을 감상하고 싶었다. 그리고는 호주로 돌아가는 길에 개나리 가지를 꺾어다가 자기 집 앞마당에 옮겨 심었다. 이듬해 봄이 되어서 노란 개나리꽃이 필 것을 기대하면서 하루하루 개나리를 지켜보았다. 맑은 공기와 좋은 햇볕 덕에 가지와 잎은 한국에서 보다 무성했지만, 기다리던 개나리꽃은 피지 않았다.
첫해라 그런가 보다 여겼지만 2년째에도, 3년째에도 꽃은 피지 않았다. 그래서 왜 개나리꽃이 안 피는지 알아보니 한국처럼 혹한의 겨울이 없는 호주에서는 개나리꽃이 아예 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물은 온도나 낮의 길이를 인식해 꽃을 피우는 시기를 결정한다고 한다. 식물은 가을에 잎이 떨어지기 전에 그 잎에서 나온 개화호르몬이 수액관을 타고 꽃망울을 만드는 가지 곳곳으로 퍼져간다고 한다. 개나리의 경우에는 그렇게 맺힌 꽃눈이 막상 꽃을 피울 때가 되면 겨울이 맞이하게 된다. 꽃눈은 추운 겨울 동안 낮은 온도에 있다가 온도가 높아지는 환경변화가 오게 되면 개화호르몬인 플로리젠이 나와 꽃을 피우게 된다. ​
이런 현상은 개화에 필요한 온도 때문에 생긴다. 겨울처럼 장기간 저온 상태를 거쳐야 꽃을 피우는 특성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일정 기간 추운 날씨를 필요로 하는 것을 ‘춘화’라고 한다. 열매나 꽃을 위해 인위적으로 저온 처치를 하면 ‘춘화처리’이고, 이런 과정이 자연스레 되는 것을 ‘자연춘화’라고 한다.
개나리처럼 춘화과정이 필요한 식물들이 그 과정을 거치지 못하면 꽃을 피울 수 없다. 만약 우리의 토양에서도 겨울에 접어들기 전에 개나리 나무를 온실에 옮기면 낮은 온도를 겪지 않아 꽃을 피우지 않게 된다. 가을에 파종하는 보리의 경우 겨울을 거치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도 이삭을 맺지도 못한다. 튤립이나 백합도 추운 겨울을 견뎌야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고 한다.

2019년 4월!
개나리, 진달래, 목련 꽃이 만발하고, 봄철의 따사로운 햇살이 우리의 가슴을 파고든다.
봄 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이 계절에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과 중국은 무역문제를 둘러싸고 기싸움이 한창이고, 영국에서는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갈팡질팡하고 있으며, 남미에서는 베네수엘라의 정정혼란을 필두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려는 행렬과 이를 막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배짱이 양보할 수 없는 선에서 맞서고 있다.
그리고 한반도 문제는 또 어떤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세기의 만남으로 시작돤 한반도의 앞길은 지난 하노이 회담의 결렬을 기점으로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하였고, 사드문제로 촉발된 한중 관계의 불편함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기서 우리 자신을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친다.
나라 경제는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던 반도체 수출이 악화하자, 한국 경제 전체가 휘청거린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이후 수출은 감소세를 이어 가고 있으며, 최근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상품 수출 흑자가 4년7개월 만에 최소로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부동산 개발과 공급 관련 실적이 최근 19년 이래 가장 부진하고, 실업자 수는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이제는 가계부채 마져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위기 때마다 세계를 석권하는 산업이 등장해 고비를 넘겼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는 휴대폰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자동차, 화학, 정유’ 산업과 스마트폰,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이 교대로 수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우리 경제의 외형은 반도체에만 의존할 뿐, 차세대 수익원 육성에 실패해 결국 위기를 맞고 있다.

다시 2019년 4월!
나라 안팎으로 심각한 위기 상황이 조성되어 있는 현실 속에서 봄 꽃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춘화’의 속뜻을 헤아려 본다.
어쩌면 현재의 위기 상황이 우리 대한민국에게 머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화려한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춘화’의 과정이라면 우리 모두 희망을 가지자.
‘춘화’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꽃을 피우는 봄 꽃의 대명사, 개나리-진달래-목련
그리고 이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견디고 나면 다가올 화려한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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