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 최윤진 기자]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시대에 뒤처지거나 무가치한 것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쌓인 수많은 일들과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고, 한강에 나와 모두 함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오는 4월 21일 잠원 한강공원 안내센터 앞에서 ‘2019 한강 멍 때리기 대회’가 열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무가치하다고 여기는 통념을 깨고자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멍 때리기를 가장 잘 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현대미술작품 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아티스트 웁쓰양이 진행하는 개회 퍼포먼스 감상 후, 기체조로 간단하게 몸을 풀고 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참가자들은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한강을 바라보며 멍한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하지만 엄연히 승부를 가리는 ‘대회’인 만큼 특별한 평가 기준이 적용된다.

우승자는 심박수와 현장 시민투료를 합산해 1,2,3 등을 선정하는데, 공정하고 철저한 평가를 위해 주최 측이 매 15분마다 참가자들의 심박수를 측정하여 심박 그래프를 작성한다. 이와 함께 현장에 있는 시민들은 대회의 전 과정을 관람하고 투표로 참여하게 된다.

대회에 참여한 선수들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여러 카드를 사용해 요청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도중에 멍 때리기를 실패할 경우 ‘빨간 카드’를 받고 경기장 밖으로 퇴장해야 한다.

수상자는 한강과 어울리는 특별한 상장을 받게 되며, 참가 선수 전원에게 ‘2019 한강 멍 때리기 대회’ 참가 인증서가 수여될 예정이다.

신청은 오는 4월 6일부터 12일까지이며, 멍때리기 대회 홈페이지, 공식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에서 할 수 있다. 최종 선발자는 오는 4월 15일 발표된다.

행사 당일 우천 및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주의보 등 예상치 못한 기상상황 발생 시 일주일 연기되어 28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같은 시간대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멍때리기 대회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참가하며 즐길 수 있는 ‘멍랑운동회’ 또한 개최된다. 이는 복잡하게 묶인 넥타이를 시간 안에 가장 빠르게 풀어야 하는 ‘내타이 언타이’,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관람하며 뽁뽁이를 터트리는 ‘멍화관’ 등 쓸모 없는 일들이 열심히 하며 즐거움을 얻는 행사이다. 이 외에도 대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들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와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2019 한강 멍때리기 대회 포스터
2019 한강 멍때리기 대회 포스터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