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화평교회 황수석 목사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교회는 사회 안에 존재하며, 또한 사회를 위하여 존재한다. 교회가 사회 안에 존재한다는 것이 현실적인 교회의 상황을 말하는 것이라면, 교회가 사회를 위하여 존재한다는 것은 실천의 윤리적 당위성을 뜻하는 것이다. 교회는 사회와 동떨어진, 사회와 무관한 제도가 아니라 사회 안에서 부단히 사회와 관계를 맺으며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사회제도이며 윤리적측면에서 접근하면 사회에 대하여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마땅히 수행해야 할 사회적 기능이 있다. 교회는 구름 위에 떠있는 유토피아도 아니며 불교의 사원처럼 산속에 은둔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교회의 현주소는 언제나 지역사회의 한 가운데 있다. 거제 화평교회의 황수석 목사는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 지역사회를 섬김으로써 선교적인 책임을 복음의 선포와 함께 이루어 갈 수 있는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선교방안을 연구하는 것은 침체일로에 있는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다.

황수석 목사
황수석 목사

지난 20여년 간 경기도 안양의 청암교회에서 다양한 사회봉사 및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해 온 황수석 목사가 정년은퇴 후 거제도 화평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다. 황 목사가 부임했을 당시 화평교회는 성도가 18명에 불과했으며 재정적 어려움과 여러 가지 난관으로 인해 교회가 사라질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누구 하나 도움 줄 사람 없고, 어디 한 군데 발붙일 곳 없는 곳에서 오직 하나님만 믿고 의지하며 굳건한 신앙으로 기도했고 힘들수록 그의 믿음과 부흥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졌다.

황 목사는 부임하자마자 소통을 위한 쉼터와 봉사공간을 일구고 주위 환경을 정비하는 등 수많은 일을 몸소 실천해 나갔다. 쓰레기더미로 가득한 교회주변을 정리해 성도들과 지역 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과 새장을 만들어 눈과 귀가 즐거운 아늑한 공간으로 단장해 놓았으며 건물은 리모델링하여 새 건물처럼 만들었다. 신도들과 더 깊이 교감하며 그들의 영적인 행복 너머의 정신적인 행복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한 결과 신도 수가 급격히 늘어났으며 죽어가던 교회에 생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황 목사는 “얼마 되진 않았지만 내게 있어 신도들은 너무나 귀한 존재였다. 화평교회에 여러 어려움이 산재해 있었지만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도들과 함께 헤쳐 나아갈 수 있었다. 목회자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신도들에게 선교에 대한 마음을 품게 해 주고, 스스로 그 중요성을 실천하게끔 도와주는 것”이라 소회했다.

목자의 쉼터
목자의 쉼터

황수석 목사는 “복음만을 주는 것이 대안은 아니며 또한 빵만을 주는 간접선교도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근본적으로 선교해야 할 대상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사회구조적 방법과 NGO 사역을 통해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섬김과 전도를 통합한 전인 선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지역을 넘어 세계가 곧 자신의 목양지라고 당당히 말하는 황 목사는 그동안 세계의 다양한 나라들을 방문하여 사랑 나눔을 통한 선교의 씨앗을 뿌렸다. 러시아를 비롯해 남아공, 중국, 몽골, 인도, 파키스탄, 캄보디아, 루마니아 등 전 세계 10여 개국에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선교활동을 지원해 왔다.

특히 무슬림의 나라인 파키스탄의 경우 신성모독죄가 엄격한 국가로 타 종교에 대해 매우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상황이었지만 황 목사는 굴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학교를 세우며 소통과 배려를 통한 종교적 한계를 극복해 왔다. 황 목사는 “선교는 행동하는 곳에 존재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와주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복음의 메시지에 응답하고 있다.”며 “해외선교는 신앙적 열의와 함께 한국교회의 역사적 책임이자 넓은 의미에서 복음수용의 실천적 사명을 다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에게 있어 해외선교란 이론을 넘은 실천이며, 선택사항이나 부수적 사역이 아닌 교회의 본질이었던 것이다.

한편 황수석 목사는 지난 2017년 5월 거제시 동부면에 ‘목자의 쉼터’를 개원했다. 이곳은 목회자들이 재충전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공간으로 4개의 방과 넓은 거실이 있는 2층 신축 건물이다. 황 목사는 쉼터를 이용하는 이들이 사전에 연락만 취하면 언제든 개방하고 있으며 100% 무료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건물 뒤의 넓은 텃밭에는 황 목사가 손수 일군 각종 유기농채소와 과일이 있어 쉼터를 이용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닭, 토끼, 공작 등도 함께 키우며 그들의 눈도 즐겁게 해주고 있다. 황수석 목사는 “이 땅에 자신의 것을 남기지 말 것이며, 모든 재산을 사사로이 쓰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위해 쓰기로 한, 지금은 하늘에 가 있는 아내와 생전에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곳을 열게 됐다.”고 소회했다. 또 지역 관광을 원한다면 황 목사가 직접 가이드 역할을 해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이밖에 목회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주위의 반응이 뜨겁다.

화평교회 신도들 중에는 ‘한국 해녀문화 전승 보존회’ 회원들이 있다. 이곳은 2016년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했으며 국립무형문화재와 중요어업으로 지정한 ‘해녀문화’를 잇고자 설립된 곳으로 해녀들의 삶을 문화예술, 교육적 관점에서 재해석 정리하고 연구 보존하기 위해 결성됐다. 해녀 양성을 위한 물질교육은 물론 현직 해녀들의 역사를 보존, 기록하고 있으며, 관내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녀문화 체험수업을 비롯 학교교육들을 펼쳐오고 있다. 목회활동 외에도 한평생 이웃사랑에 힘써온 황 목사 역시 ‘한국 해녀문화 전승 보존회’ 회원들의 대내·외적인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노령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통 향토문화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날 배려라는 단어는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념 갈등, 지역 갈등, 세대간 갈등, 남녀 갈등과 분쟁이 심화되고 고조되어 가고 있으며 배려 넘치던 과거의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지금은 가히 갈등의 시대라 할 수 있다. 황수석 목사는 이러한 갈등을 화합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선 ‘신뢰’라는 기초 위에서 사회적 대화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를 바꾸려는 게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나를 바꾸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그는 “사회의 다원성을 현대사회 속에서 하나의 현상으로 파악하고 인정해야 하며 대화를 통한 상호간 소통만이 갈등을 넘어 화해와 화합으로 가는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원으로 인도하는 교회 본래의 사명과 역할을 자각하고 진정 주님이 원하셨던 교회,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구원받는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는 황수석 목사. 주님의 나라와 몸 된 교회를 향하여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그의 나눔과 섬김의 행보가 머물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세상 가득 번지길 기대해 본다.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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