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새로운 작품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나의 예술은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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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새로운 작품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나의 예술은 진행형이다”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9.01.16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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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프로젝트’ 노랑다리미술관 손일광 관장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한국 1세대 전위예술에는 ‘제4집단’ 이라고 해서 1970년대에 지금의 한류 스타들 보다 더 유명세를 떨쳤던 핵심 멤버들이 있었다. 손일광 작가, 김구림 화백, 방태수 교수(팬터마임), 정찬승 그리고 얼마 전에 별세한 정강자 화백 등이 있다. 경기도 가평 청평호수 옆 경춘로를 따라 가다 보면 ‘노랑다리미술관’을 만날 수 있는데 바로 1세대 패션 디자이너이자 전위예술가 손일광 작가가 관장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손일광 관장
손일광 관장

서슬퍼런 군사정권 하에 ‘패션’이라는 장르조차 생소했던 그 시절 의상디자이너로 활약했던 손 관장은 1970년도 한국 최초의 가두패션쇼를 전위예술로 연출하며 화제를 일으켰다. 마치 부유층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패션쇼’. 화려한 장소를 빌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패션쇼에 반기를 들고 거리에서 시도한 것은 큰 이슈였다. 결국 대한민국 최초의 거리 패션쇼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전위화가인 김구림씨의 연출이 엮어져 거리를 수많은 인파로 들끓게 했다. 특히 ‘제4집단’은 손 관장과 김구림 화백, 방태수 교수, 정찬승 선생, 정강자 화백 등이 ‘가두 마임극’,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 등 사회 부조리를 꼬집는 퍼포먼스로 연일 이슈였다. 반사회적 행위로 치부, 제재와 감시로 ‘제4집단’은 막을 내렸지만 현대미술사에선 ‘제4집단이말로 국내 전위예술의 원류’로 회자되고 있다.

손일광 관장은 “그 시대에도 내게 제일 절실했던 것은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이었다.”며 “패션은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는 예술분야이므로 정형화된 스펙트럼 안에서는 새로운 것이 나오기 힘들다. 늘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하되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패션을 대중과 호흡하게 하고 거리로 끌어낸 당시의 파격이 지금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도 ‘새로운 장르’로 이벤트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이후로 디자이너 손일광 관장은 디자이너로서 예술가로서, 때로는 ‘괴짜’로 불리며 각종 신문과 잡지 등 언론에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치렀다.

지금은 경기도 가평 청평호수 옆에 대지 3000평, 건평 150평의 이 미술관을 짓기 위해 11년 동안 준비해서 남이 하지 않는 것들로 비치하여 지난 2016년 오픈하였다. 건물자체가 설치미술로서 지어졌으며 내부에 100여점이 넘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고 야외 소공원과 카페도 함께 개방하고 있다. 손일광 관장은 “저는 여기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닙니다. 서울에서 번 돈을 11년 동안 이곳에 쏟아부었습니다. 돈을 벌지 않고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자세히 보시면 건물의 기둥은 전봇대를 사용했어요. 쉽게 말하자면 한전에서 개인에게 전봇대를 판 것은 나에게 처음이고, 커튼도 구리로 된 커튼이고, 세계에 없는 물건으로 만들어 놓은 거예요. 남이 하지 않은 것들로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라고 했다.

우주계 자체가 자신의 소재이자 예술이라는 손일광 관장은 그중에서도 유독 문화와 문명을 만드는 위대한 과학자들을 위한 작품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원소주기표를 만든 멘델레예프, 행성은 타원형으로 돌고 있다고 처음 이야기를 한 요하네스 케플러 등 세계적인 문명에 이바지한 과학자를 기리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노랑다리미술관의 풍경과 느낌은 여타 미술관과 사뭇 다르다. 고정관념 속에서 일반적인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틀을 창조하여 이곳만의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 벌레먹은 파란 사과, 술안주인 노가리를 소재로 생명력을 표현한 작품, 전봇대를 사용한 건물의 기둥과 구리로 된 커튼 등 남이 하지 않은, 할수도 없는 것들이 전시되어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연출하고 있다.

‘20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지금껏 잘 만들어온 손일광 관장은 이미 13년이라는 세월을 미술관 개관과 운영을 위해 투자하였으며 앞으로 7년의 기간이 더해져야 비로소 그가 꿈꿔온 진정한 노랑다리미술관을 완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일광 관장은 “앞으로도 일관된 미의 철학에 대한 것을 그냥 지속해서 해 나가는 작업이에요.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 생각하는 대로 진행해 나갈 거예요. 노랑다리미술관은 아직도 그래서 미완성이죠. 제가 날마다 생각하는 건 새로운 작품입니다. 여전히 새로운 작품에 대한 열망이 강합니다. 앞으로 7년을 더 작품 활동에 매진하면 노랑다리미술관이 지금보다 훨씬 풍성한 작품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3천 평에 달하는 노랑다리미술관 대지 전체가 작품으로 변하는 모습을 7년 후에 오시는 분들은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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