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철 박사 칼럼] 세상사는 이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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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철 박사 칼럼] 세상사는 이야기-3
  • 정연철 전문위원
  • 승인 2019.01.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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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와 연변의 자기 정체성 지키기

지난 2017년 10월 1일 스페인 축구의 명문 클럽 FC 바르셀로나가 홈 구장인 캄프 누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 라스팔마스전에서 단 한 명의 관중도 없이 경기를 치렀다. 이날 바르셀로나 축구팀이 무관중 경기를 한 이유는 이 축구팀이 소속되어 있는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독립을 묻는 찬반투표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카탈루냐 지방의 주도인 바르셀로나는 당연히 독립을 요구하는 중심지로서 구단측에서는 경기와 투표 일자가 겹치게 되자 미리 리그 사무국에 축구경기 일정의 연기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안전을 고려하여 무관중 경기를 결정하게 된 것이었다.

카탈루냐.
카탈루냐는 스페인과 다른 민족이다.
언어도 독자적인 카탈루냐어를 쓴다. 지금도 바르셀로나에 있는 표지판에는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가 나란히 병기되어 있다.
역사적으로도 카탈루냐는 스페인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1469년 바르셀로나가 중심이된 아라곤 왕국이 마드리드를 본거지로 한 카스티야와 합병되면서 카탈루냐는 자치권을 상실했다. 이에 카탈루냐는 줄기차게 독립을 요구해왔다. 1640~59년에 벌어진 대규모 스페인 정부에 대한 반란은 독립 요구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특히 1936년 발생한 스페인 내전은 1939년 공화진영에 섰던 프랑코 장군측의 승리로 끝났고, 프랑코 정부는 “하나의 통일된 스페인 국가‘의 이념을 모토로 이를 부정하는 민족주의나 지역 정체성에 대해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카탈루냐인이 처형, 투옥, 추방되었고, 카탈루냐어와 카탈루냐 국기, 민속춤 등 카탈루냐의 정체성을 담은 상징물들을 전면 추방됐다.
이후 1975년 독재자 프랑코가 사망하자 스페인에서 ‘민족주의’로의 이행이 시작되면서 카탈루냐의 독립이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독립을 이루어가는데 있어 1978년에 만들어진 스페인 헌법과 1979년에 제정된 카탈루냐 자치법이 규정하고 있는 카탈루냐의 법적 지위문제는 어려운 과제가 되어 있다. 현실적으로 카탈루냐의 독립은 스페인 헌법의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한데, 스페인 전체 인구의 다수가 카탈루냐의 독립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독립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생활질서 속에서 보다 조화롭고 현명하게 살아가는 길은 없는지 카탈루냐의 미래가 몸시도 궁금하다.

연변 조선족자치주.
주도(州都)는 옌지시[延吉市]이다. 조선 말기부터 한국인이 이주하여 개척한 곳으로 이전에는 북간도라고 불렀다. 1952년 9월 3일에 자치구가 설립되고, 1955년 12월에 자치주로 변경되었다. 자치주는 옌지[延吉]·투먼[圖們]·둔화[敦化]·허룽[和龍]·룽징[龍井]·훈춘[琿春]의 6개 시와 왕칭[汪淸]·안투[安圖] 2개 현으로 이루어져 있다. 11개 민족이 거주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조선족이 41%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한족(漢族)·만주족(滿州族)·후이족[回族]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조선족 자치주이기 때문에 중국 헌법에 근거하여 자치주에 인민정부를 건립하고, 조선말과 조선어를 사용하면서 조선어에 의한 교육과 신문방송 및 도서출판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자치주 조례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조선어의 사용을 감독하도록 한다. 이러한 조치에 따라 공식적인 행사에서 조선족 지도자는 조선어로 연설할 권리가 있는데, 매년 연말에 거행되는 인민대표대회에서 자치주장은 반드시 조선어로 연설하며 통역을 통해 중국어인 한어로 번역하고 있다.
또한 모든 프랭카드와 간판에는 반드시 조선어를 위쪽에 배치하여 작성해야 하는데, 간혹 번역이 잘못되거나 조선어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정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행정적 벌점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연변지역의 거리를 다녀보면 간판마다 한글이 위쪽에 쓰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간판을 볼때면 묘한 감정을 느낀다.
중국이라는 큰 틀의 조직 속에서 조선족의 이름으로 조선어를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는 조선족의 미래 역시 가늠하기 쉽지 않다.

카탈루냐와 연변 조선족자치주.
동양과 서양의 국가 조직 속에 소수민족으로서 자신들만의 언어를 바탕으로 살아가고 있는 공통점을 지닌 점에서 주목되는 곳이다.
일찍이 청나라의 주체였던 만주족이 자신들의 언어를 잃어버리며 중국 한족에 동화되어 버린 경험에서 보듯이 언어를 잃어버린 민족은 문화를 잃게 되고, 문화를 잃어버린 민족은 멸망하게 된다는 교훈을 되새기며, 카탈루냐와 연변 조선족자치주의 앞날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가 병기되어 있는 바르셀로나 거리의 표지판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가 병기되어 있는 바르셀로나 거리의 표지판
조선어가 위쪽에 배치된 연변지역의 간판
조선어가 위쪽에 배치된 연변지역의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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