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기반시설 및 건축물 지하공간 현재 안전한가. 이제는 지하를 생각할 볼 때다.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21세기에 들어 건설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급속한 도시재개발에 따른 초고층 복합건축물,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서면서 저심도 지하공간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축물 지하굴착공사 과정에서 현장 주변의 땅 꺼짐, 흙막이 벽 붕괴, 지하수 유출 등 안전사고 발생도 잇따르고 있는데 특히 준공 후 지하공간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지하수 배출은 지하수위 저하, 지반 침하, 지하수 오염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지하공간에서의 거주 환경과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지하공간의 안전을 목적으로 하는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향후 지하공사에 있어서 지하수 유출 방지 및 지하공간 사용에 있어서의 안전관리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에 미래의 건축 및 토목시설에 있어서 지하 공간의 안전 확보를 위한 기술적, 정책적 보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건축물 지하 공간 안전성 확보를 위한 지하수 유출 방지 세미나’가 (사)한국건축시공학회(회장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와 (사)한국지하안전협회(회장 안상로)의 주관으로 지난 11월 15(목)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테크노파크 6층 스마트 홀에서 개최됐다. 본 세미나는 대한전문건설협회 습식방수공사업업협의회(회장 김학영), 한국건설방수방식학회(설립추진위원장 김영근), 한국건설안전환경실천연합(회장 김종일), 한국건설품질기술사회(회장 백종건)가 공동 주관하고, ㈜스페인스인코(대표 장진호), ㈜리뉴시스템(대표 이종용), ㈜리폼이엔씨(대표 박홍진), ㈜아하방수텍(대표 안동수), ㈜GCP코리아(이사 김정일) 등 산학연 관계전문가 120여명과 국내 지하방수 전문 협력기업의 참여로 진행됐다.

세미나는 (사)한국건축시공학회 기술교육위원장(김병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주제로는 ‘지하안전특별법 소개 및 지하공사 안전 방안’, ‘지하 굴착공사 시 지하수 유출 방지를 위한 흙막이 벽 차수기술’, ‘지하수 유출 방지를 위한 건축물 지하구조체 방수설계 및 시공기술’ 등 지하 공간에서의 지하수 유출 방지대책에 대한 새로운 법제도 및 기술에 관한 세가지 주제가 발표됐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김병일 교수

제 1주제는 ‘지하안전특별법 소개 및 지하공사 안전방안’(발표자 안상로, 한국지하안전협회 회장)으로 최근 발생한 국내외 지반침하 현상 및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는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의 하나가 지하수의 유출에 따른 것으로 지하개발 공사 전에 지하안전영향평가를 하도록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어 현재 시행되고 있음을 발표하였다. 특히 이 법에서는 건축물의 경우 건축주와 건축사(설계자)가 신규사업 허가를 받고자 할 때 일정깊이 이상 굴착이 이루어 질 경우는 반드시 지하안전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며, 향후 건축설계 단계에서 지하공사에 대한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지하안전협회 안상로 회장

제 2주제는 ‘지하 굴착공사 시 지하수 유출 방지를 위한 흙막이 벽 차수기술’(발표자 양구승, 다산이엔지 전무이사)로 우리나라에 적용되고 있는 지하공사용 흙막이 벽 공사와 관련한 주입공법, 차수벽 설치 공법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였고, 각각의 기술에 있어서 지하수 흐름을 차단하는 역할, 문제점, 보완사항 등을 발표하였다. 또한 지하수의 압력에 의한 흙막이 벽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기존의 토질 역학적 지반 해석방법의 개선이 요구되며, 향후 지하공사 안전을 위해 차수벽 설치 및 지반강화용 주입공법에 있어서도 지하수 유출을 방지하는 신개념의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산이엔지 양구승 전무

제 3주제는 ‘지하수 유출 방지를 위한 건축물 지하구조체 방수설계 및 시공기술’(오상근, 한국건축시공학회 회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지하공간 구조체에서의 누수는 콘크리트 침식, 철근 부식 등 시설물의 내구 안전성 저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만 아니라, 공기질 악화(결로, 곰팡이, 곤충, 미생물 서식), 유해물질 유입(라돈, 오염 화학물질) 등 거주 밀 생활환경 침해, 내부전기설비 훼손(누전, 부식 등), 보관물품 훼손,누수균열 보수보강을 위한 유지관리비용 증가, 지하공간의 자산가치 감소분쟁 등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오상근 교수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지하구조체 외방수 설계 및 흙막이벽 방수공사’의 필요성을 제시했으며 국내에서 이미 실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5가지 지하외방수기술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특히 건축물 지하외방수의 회피는 지하공간 구조물의 안전, 유지관리, 주거 및 업무환경 차원에서 미래세대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므로 보다 적극적인 누수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건축시공학회 오상근 회장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 및 질의에서는 좌장 김영근 박사(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본부장)의 진행으로 장덕배 교수(동양미래대학교), 정환목 교수(경동대학교), 송훈(수성엔지니어링, 부사장), 박이근(지오알앤디, 대표이사), 안동수 대표(아하방수텍)가 토론자로 참석하였다. 김영근 박사(한국건설환경시험연구원 본부장)는 기조발언에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의 지하안전에 대한 검토 및 논의는 단순한 구조체강도 이론에 한정되어 졌고, 지하공간 개발 시 지하수의 중요성에 대해 정부 관계자나 건설기술자, 도시개발자들 조차도 심각하게 인식을 못한 것이 현재의 상황을 만들었으며 결국 ‘지하안전관리법’을 만든 계기로 본다고 피력하였다. 또한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지하공간 개발에 있어 지하수의 관리를 먼저 생각하며 기획,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제안하였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김영근 박사

장덕배 교수는 “30여년의 건축시공 경험으로 비추어 현재 지하구조물의 품질안전을 점검할 때면 누수없는 구조물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정임이 안타깝고, 이는 지금의 영구 배수시스템을 도입하는 한 억제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므로 건설기술진흥법, 건축법, 주택법 등에서 관련 건설기준을 정비해 지하수 유출 방지와 지하구조체 안전설계 및 시공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세부적 기술로는 시공과정에서의 누수와 관련한 콘크리트 균열방지, 지수판 설치 기술, 외방수 기술 등을 전반적으로 강화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환목 교수는 “이미 사회적으로 지반침하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축구조에서도 지하안전관리 특별법에 관심을 두고 이를 활용하여야 한다.”며 “흙막이 벽, 구조체 외벽, 옹벽 등 지하지반에 연관된 구조물 설계는 지금까지의 구조설계 개념에서 지하수의 흐름, 주변의 지질 조건 등도 함께 고려하는 토질역학이나 지하수압 등 타 분야와의 융합적 설계가 요구되며, 붕괴 시의 법적 책임 범위도 함께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 이르렀다.”고 피력했다. 박이근 대표는 “현재의 지반침하 및 싱크홀 문제는 서울지역 뿐만아니라 지방 대도시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지하안전관리법의 제정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이 법의 시행은 사회적 영향이 매우 커 토질 및 기초, 지하 굴착공사, 부력 방지 앵커 공사, 차수벽 공사, 방수공사, 건축설계 등 많은 기술산업 분야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구조물 설계엔지니어링, 건축설계, 안전영향평가 등에서 종사하는 전문가들도 법 시행 초기에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다양한 의견 수렴과 조기 정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송 훈 부사장은 “지하안전관리법의 시행과정에서 법제도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다루는 사람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현장 감리원, 관리 공무원, 안전영향 평가자, 설계자, 시공자, 관련 기술재료 및 장비 장치 공급자 등이 함께 협력해야 하며, 우리나라에 지반침하 방지와 지하안전영항 평가와 관련한 전문가의 육성 계획과 더불어 이 법에 의해 응용되는 업계에서도 덤핑 입찰, 부실 설계, 불법 하도급 등이 없도록 지하공사의 공공관리제도를 강화하여 조기에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동수 대표는 “건축과 토목의 지하시설에 대한 구조체의 차수, 방수 대책이 많이 다르며, 우리나라는 지하공간 안전이라는 하나의 과제를 두고 토목과 건축이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도 문제라서, 관련 기술 및 정책에 혼선이 나타난다.”며 “지하공간의 문제는 국민의 안전확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토목, 건축 분야의 선진기술이 융합되어 지하안전영향평가, 차수벽, 방수, 지반안전, 지하수관리 등이 일원화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의 의견 발표 후 방청석에서 본 세미나의 협력기업으로 참석한 장성주(스페이스 인코, 부회장) 박사는 “지하공간의 구조체는 지상에서 보이는 뿌리로 구조체 누수는 뿌리를 썩게하는 요인(철근 부식, 콘크리트 침식 등)이므로 이에 대한 심각성은 크다.”며 “오늘의 지하공간은 안전문제 뿐만 아니라 생활위생 측면에서도 큰 과제이므로 미래 세대가 살아갈 지하공간의 안전과 쾌적 환경을 위한 건축주와 설계자, 기술자들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건설안전환경실천연합의 김종일 회장은 “지하안전 문제는 기술자나 공무원의 손에만 의존할 수 없는 중차대한 과제로써 시민 스스로가 깨우치고, 참여하는 정신 계도가 필요한 시점이며, 기술자들과 함께 시민들의 의식이 개선된다면 지하안전관리법의 미래는 국민안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주)스페이스 인코 장성주 부회장

 

한국건설안전환경실천연합 김종일 대표

끝으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의 처음 제정 단계부터 시행, 관리의 현재까지 중심에 서서 기여해 온 (사)한국지하안전협회 안상로 회장은 이 법의 조기 안착은 국민의 안전확보와 같다고 보고, 건축 및 토목 사업에서의 지하안전영향평가 제도를 일상화하고, 개발사업자가 개발대상 지반(지하)에 대해 직접 지하안전영향평가를 하도록 하고, 지하공사의 감리 및 계측관리를 전문화하고, 지하수 보호를 위한 방수 및 차수 기술을 선진화하는 등 지반 시설 공사의 과학적, 체계적 관리를 위한 스마트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본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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