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다리미술관 손일광 관장

[한국미디어뉴스통신=김승현 기자] 춘천 방향으로 청평호를 낀 도로를 달리다보면 '쁘띠프랑스' 지나 바로 ‘노랑다리미술관’이라는 작은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이곳은 패션 1세대 디자이너이자 전위예술가, 제4집단의 핵심 인원으로 활동한 손일광 관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손일광 관장

군사정권시대 제4집단 소속 대표적 예술가로 김구림, 방태수, 정창승, 김부겸, 정강자 등과 함께 초창기 전위예술가로 활동해온 그는 전위예술에서부터 순수예술 그리고 설치예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활동을 펼쳐왔다. 어느덧 내년이면 80세가 되는 예술가이지만 늘 작품을 위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새로운 표현을 창조해내는 손일광 관장의 예술에 대한 열정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손일광 관장은 “그 시대에도 내게 제일 절실했던 것은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이었다.”며 “패션은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는 예술분야이므로 정형화된 스펙트럼 안에서는 새로운 것이 나오기 힘들다. 늘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하되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패션을 대중과 호흡하게 하고 거리로 끌어낸 당시의 파격이 지금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도 ‘새로운 장르’로 이벤트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이후로 디자이너 손일광 관장은 디자이너로서 예술가로서, 때로는 ‘괴짜’로 불리며 각종 신문과 잡지 등 언론에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치렀다.

지난 2016년 개관한 노랑다리미술관은 손일광 관장이 10여년간 세월동안 한땀 한땀 쌓아올린 상상력 넘치는 풍성한 미술관으로 건물자체가 설치미술로서 지어졌으며 내부에 100여점이 넘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아울러 야외 소공원과 카페도 함께 개방하고 있다. 대지 3000평, 건평 150평의 이곳은 탁 트인 자연풍광과 어우러진 운치있고 아늑한 산자락에 위치해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명소다.

‘노랑다리미술관’를 찾는 손님들과 소통을 통해 그의 철학을 소개해주고 평론은 보는 이들이 해주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하는 손 관장은 일상생활 소재 외에도 과학자들을 위한 작품도 출시하는 등 남다른 예술관을 펼쳐 보이고 있다.

우주계 자체가 자신의 소재이자 예술이라는 손일광 관장은 그중에서도 유독 문화와 문명을 만드는 위대한 과학자들을 위한 작품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원소주기표를 만든 멘델레예프, 행성은 타원형으로 돌고 있다고 처음 이야기를 한 요하네스 케플러 등 세계적인 문명에 이바지한 과학자를 기리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노랑다리미술관의 풍경과 느낌은 여타 미술관과 사뭇 다르다. 고정관념 속에서 일반적인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틀을 창조하여 이곳만의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 벌레먹은 파란 사과, 술안주인 노가리를 소재로 생명력을 표현한 작품, 전봇대를 사용한 건물의 기둥과 구리로 된 커튼 등 남이 하지 않은, 할수도 없는 것들이 전시되어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노랑다리미술관의 노랑 색깔을 입힌 다리는 다리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앙글루아 다리>에 착안하였다. 손일광 관장은 “반 고흐의 <앙글루아 다리>는 옐로우 톤과 블루 톤이 있는데 저는 옐로우 톤으로 다리를 재현하려고 만들었습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에도 <앙글루아 다리>의 모작이 있다고 합니다. 즉, 노랑다리미술관의 노랑다리는 세계 3번째 <앙글루아 다리>인 셈이죠.”라고 밝혔다.

손일광 관장은 ‘20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지금껏 잘 만들어가고 있다. 이미 13년이라는 세월을 미술관 개관과 운영을 위해 투자한 손 관장은 앞으로 7년의 기간이 더해져야 비로소 그가 꿈꿔온 진정한 노랑다리미술관을 완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일광 관장은 “제가 날마다 생각하는 건 새로운 작품입니다. 여전히 새로운 작품에 대한 열망이 강합니다. 앞으로 7년을 더 작품 활동에 매진하면 노랑다리미술관이 지금보다 훨씬 풍성한 작품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3천 평에 달하는 노랑다리미술관 대지 전체가 작품으로 변하는 모습을 7년 후에 오시는 분들은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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