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의 저항정신과 삼일운동 기녀독립단의 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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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의 저항정신과 삼일운동 기녀독립단의 항쟁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8.11.06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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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미 작가 개인전 ‘신춘향가: 자유와 존엄을 향한 노래’

[한국미디어뉴스통신=김승현 기자] 우리 고전 심청전을 주제로 효녀라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한 소녀의 순수한 사랑이 가져온 아름답고 놀라운 기적이라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심청전을 새롭게 재해석하여 미술계에서 큰 호평을 받은 전영미 작가는 내년 5월 춘향전과 기녀독립단에 대한 신작 개인전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다. 춘향전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를 앞두고 오랜 기간의 사전 준비와 자료 수집을 마치고 채색화 작업 중인 전영미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춘향전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전영미 작가
전영미 작가
청의마음 연작 중 '어머니를 만나다'
청의마음 연작 중 '어머니를 만나다'

춘향전은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거쳐 내려오던 이야기가 소설로 기록된 구전문학으로 조선 중기 우리 민족이 겪어온 삶의 애환과 소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구전 과정에서 지역에 따라 수많은 이본이 생겨났지만 공통된 내용은 기생의 딸이었던 춘향과 양반 자제인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당시 신분제라는 엄격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이었고 많은 대중들의 인기를 끌었다. 전영미 작가는 “춘향은 한 인간이자 한 여성으로서 한 인간이자 남성인 이도령을 사랑했습니다. 이들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통해 민중들은 신분의 제약이 없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꿈꾸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작가는 춘향이 부패한 권력의 협박과 핍박에 맞서 끝까지 자신의 사랑과 신의를 지키며 한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존엄함을 지키기 위해 결사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며 그 모습 속에서 우리 민족의 순결하고 고귀한 정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전영미 작가는 “그 시대의 대다수 민중들은 춘향과 같이 천하다고 무시당하고 권력자들에게 짓밟히고 수탈 당하는 것이 일상이었을 것입니다. 자신들의 마음과 몸과 소유를 멋대로 유린하고 약탈한 탐관오리들에게 대항하며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가 오기를 염원하던 꿈은 이후 갑오개혁으로 신분제 폐지라는 현실적인 결실을 맺게 됩니다. 만민평등을 외쳤던 갑오혁명의 행진가가 춘향가 중 암행어사 출두 대목이었다는 사실은 춘향전이 단순한 연애 소설로 쓰여지지도 읽혀지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라고 전했다. 2018년을 살고 있는 현재에도 크고 작은 권력을 앞세워서 부정과 부패를 일삼는 사람들과 이로 인해 억압 당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여전히 춘향전은 지금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수원 의기 김향화 (1897년생-, 본명 순이)
수원 의기 김향화 (1897년생-, 본명 순이)

전영미 작가는 춘향전에 나타난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존엄성에 대한 민족적 열망을 조선 중기 이후의 일련의 역사적인 사건들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삼일 운동에 참여하여 나라의 독립을 외쳤던 독립 운동가들의 정신 속에서도 발견된다. 그 중에서도 만세 운동에 앞장서다 체포된 기녀독립단의 항변 속에서 전영미 작가는 “춘향전 십장가에 나타난 결사의 저항과 투쟁 정신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기녀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전통예악의 전수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예기들은 일제의 전통문화말살정책에 반발하여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선봉에 서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그들은 모두 춘향과 비슷한 십대 중반에서 이십대 초반의 소녀들이었다고 한다.

전영미 작가는 “독립운동에 참여한 많은 기녀들 중에서도 각 지역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했던 6명의 기녀들의 자료를 수집하여 작은 초상화 연작을 그리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자료가 많지 않고 사진 자료의 화질이 낮아서 초상화 작업에 어려움이 있으나 내년 전시를 통해 이들의 얼굴과 이름이 조금이라도 기억되기를 바라고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기녀독립단 초상화 연작들은 내년 춘향전을 주제로 한 개인전 “신춘향가: 자유와 존엄을 향한 노래”에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2019. 5. 29-6.4, 인사동 인사아트스페이스). 때마침 내년은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전영미 작가의 전시는 그동안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녀독립단의 숭고한 희생과 정신을 기리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영미 작가는 현재 춘향전 작업과 더불어 국내외 전시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올 11월에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초대 개인전(Son’s gallery, 11.5-11.17)을 갖고, 연말을 맞아 ‘아름다운 나눔전’(송파구청 갤러리, 11.1-11. 30)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영미 작가는 서울대와 이화여대 대학원, 미국 미시간 주립대 대학원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하고,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3회에 걸친 개인전과 국내외 초대개인전, 다수의 국제아트페어와 단체전에 참가하여 큰 호응을 얻었으며, 주요 수상으로는 한국전업미술가협회가 주관한 대한민국미술제에서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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