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청 김생수 화백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오늘날 다양한 현대문명의 흐름 속에서 한국화가 확고한 자리를 정립하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과 사고로 전통과 융합할 수 있는 시대적 미의식을 창출하고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우리 미술은 과거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적 독창성과 미의식 즉, 다른 민족과 다른 특유의 미감을 형성하며 회화적 요소를 간직하면서 발전해 왔다. 그 중에서도 민화는 우리 민족이 오랜 역사를 살아오는 동안 형성된 미의식과 가식 없는 바람과 생활 속에서 느껴온 미적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여 미술사뿐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다. 흔히 낙관이 없는 그림, 제작연대나 작가를 모르는 그림이라고 하며 조선시대에는 잡화·속화라고도 불리며 사대부 계층에서는 천시되어 오던 그림이지만 우리 민화는 민족의 일상과 호흡을 같이하며 이어져 왔다.

우청 김생수 화백
우청 김생수 화백

이러한 우리의 전통 민화를 자신만의 다양한 스타일로 풀어내고 있는 우청 김생수 화백이 한국의 전통적이고도 고유한 작품세계를 경주하며 민족 미술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국민정서 함양과 한국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있다.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며 그만의 감수성이 담긴 예술세계를 꽃피우고 있는 김생수 화백은 “사실 민화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에 사용하게 된 용어인데 채색화라고 지칭하는 우리말이 있다.”며 “일본이 부르기 시작했던 민화라는 용어보다 우리나라의 궁중에서 그렸던 그림, 속화, 미신그림, 종교그림을 다 포함하는 채색화라 칭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 청광 김용대 선생에게 사사하며 전통채색화에 입문한 김생수 화백은 ‘전통채색화’의 계보를 이어가며 호남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특정 재료와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표현을 화폭에 녹여내는 작업을 계속해오며 독창적인 미술세계를 구축했으며, 폭넓은 활동으로 한국 전통회화의 맥을 계승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은은하게 풍겨나는 멋에 다시 한 번 그림을 되돌아보게 되는 매력이 느껴지는데, 강렬한 오방색대신 부드럽게 발현되는 독특한 채색법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현재 한국미협과 광주미협 회원, 전남전통채색화협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화백은 “우리의 전통채색화는 깊은 역사와 더불어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채색과 화려함을 자랑해 왔으며 그 양식이나 전개방법 등이 우수해 근래에 와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재평가받고 있으며 그 가치는 외국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통채색화는 손이 많이 가는 불편하고 힘든 작업이다. 밑 작업에서부터 수십 번의 덧칠에 의한 색을 쌓아올리는 과정을 거치는데 ‘반수(礬水)’라 하며 호분, 아교, 백반 등을 혼합하여 종이의 불필요하게 스미고 번지는 성질을 없애는 과정으로부터 시작하여 작가 개인의 예술적 의지가 발현될 때까지 계속 되는 중첩의 효과를 이용한다. 김 화백이 사용하는 구륵법 기법은 전통화의 특징이고 자신만의 또 다른 기법을 가미한 기법이다. 김생수 화백은 “채색화는 먹의 선염과 붓의 운필을 중시하는 수묵화와는 반대개념이다. 채색화는 도화서 화원의 장식화에 주로 사용되었고 북종화 계열의 화풍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장식적인 효과나 정교한 묘사를 할 때 주로 사용했다.”며 “채색화의 매력은 붓이 가진 선의 아름다움과 원색의 세련됨”이라고 말했다.

김 화백은 지난 2006년부터 전통채색화 교육을 시작한 이래 호남대학교 평생교육원, 백화점 문화센터, 개인화실 등에서 꾸준히 제자를 양성해왔다. 2008년에는 민화협회(한국전통채색화협회)를 창립해 현대 민화 작가를 양성하고 민화 공모전과 전시회, 특강을 열면서 민화에 대한 인식과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후 고향인 전남 광주에 자신의 호를 붙인 우청미술관을 열고 민화를 전파하며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민화에 관한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광주지역에서 민화의 관심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면서 실력있는 지도자의 필요성에 절실함을 느껴 개관한 우청미술관은 국내 전시뿐 아니라 해외 교류전 등을 통해 민화를 서구에 알리고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전통의 방식을 중시하면서도 본인만의 주관적인 통찰을 통해 전통채색화의 기법을 더욱더 넓히고자 노력하고 있는 김생수 화백은 현대적인 미적 감수성에 부응하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내려고 절치부심 채색화에 매진하고 있다. “전통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채색화의 새로운 가치와 현대미술로서의 생존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김생수 화백. 전통채색화의 가치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인의 시각으로 시대정신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그에게서 우리 전통채색화의 밝은 미래를 엿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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