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 최윤진 기자] 최근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는 영상 스트리밍과 음악 스트리밍 등 서로 다른 종류의 컨텐츠를 하나로 결합하는 ‘콘텐츠 번들링’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구글(Google)은 이미 유튜브 유료 구독 서비스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스포티파이(Spotify), 애플(Apple) 등은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방송프로그램, 영화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서비스와 결합된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새로운 번들링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스포티파이는 최근 훌루(Hulu), 쇼타임(SHOWTIME) 등 OTT 서비스와 결합된 요금제를 선보였다. 스포티파이는 스웨덴을 기반으로 한 음악 스트리밍 분야의 전문 사업자로 음악 스트리밍 업계에서는 넷플릭스(Netflix)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자랑한다. 지난 2017년 9월 선보인 월 4.99달러의 구독 요금제는 미국의 유료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훌루’와 결합된 형태이다. 해당 요금제는 대학생만 가입할 수 있으며, 스포티파이의 무제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훌루의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출시 초반부터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이어 스포티파이는 지난 9월 해당 요금제에 미국 케이블 네트워크 쇼타임(Showtime)의 자체 OTT 서비스인 쇼타임(SHOWTIME) 이라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추가해 서비스 범위를 더욱 넓혔다. 이와 같은 서비스를 각각 이용할 시 약 29달러의 요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5달러로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대학생에 한정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추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구글은 지난 5월 기존의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레드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뮤직과 통합해 ‘유튜브 프리미엄(YouTube Premium)' 서비스를 출시했다. 월 11.90달러의 유료 구독 서비스로 광고 없는 유튜브 영상 시청 및 음악 스트리밍, 오리지널 콘텐츠 접근 권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구글의 이러한 번들링 전략은 일각에서 그닥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우선 유튜브에는 넷플릭스와 같이 고품질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스포티파이처럼 뛰어난 스트리밍 기술을 갖추지도 못했기 때문에 큰 메리트가 없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서비스이지만 유튜브 레드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그대로 계승했고 기존의 구글 플레이 뮤직을 유튜브 뮤직으로 바꾼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유튜브 프리미엄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넷플릭스, 아마존 등 경쟁사만큼 강화하지 않는 이상 유튜브 레드와 같은 상황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과 같은 경우에는 몇 년 동안 넷플릭스와 유사한 OTT서비스 출시를 위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이미 할리우드 유명 제작사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다수 확보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지난 3월에는 잡지계의 넷플릭스로 알려진 구독형 디지털 잡지 서비스업체 텍스쳐(Texture)를 인수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경쟁 포화 상태인 OTT 시장에서 애플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애플이 음악, 잡지, 영상을 한 데 모으는 번들링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례들을 살펴본 바 이종 콘텐츠 간 번들링은 음악과 영상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현재 음악과 영상 스트리밍 시장이 점점 경쟁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어떤 보도 자료에서는 이미 애플 뮤직이 스포티파이의 유료 가입자 수를 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스포티파이는 신규 유료 가입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바일 미디어 등장 이후 사용자의 미디어 소비 채널이 개인화되면서, 추후에는 미디어 시장에 ‘리번들링(Re-bundling)'의 도래할 전망이다. 지금과 같이 미디어 시장의 과열 경쟁이 지속된다면 각 사업자들은 치열한 미디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번들링 전략을 펼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점점 번들링 트렌드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해체되었던 각종 미디어 번들링 서비스가 다시금 등장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편 미디어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들도 구독료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D2C(Direct-to-consumer) 방식을 펼치고 있다. 이에 다가오는 리번들링 시대에는 기존의 유료 방송 채널 간의 결합에서 나아가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간의 결합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