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 최윤진 기자] 철가면 속에 갇혀 일생 대부분을 지하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한 남자의 비밀은 무엇일까. 혼란스럽던 17세기 파리, 그 엄청난 비밀이 밝혀진다.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는 루이 13세를 둘러싼 음모를 밝혀낸 뒤 왕의 총사직을 은퇴한 삼총사와 총사 대장이 된 달타냥, 그리고 폭군 루이 14세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스스로를 지지 않는 태양이라 여기는 루이 14세는 화려한 파티를 열고, 아름다운 여인들을 차지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최고의 권력을 누린다. 하지만 정작 굶주리는 백성들에는 썩은 음식을 지급하는 등 개, 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일삼는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점점 왕에 대한 반감과 원망이 커져가기 시작한다.

왕의 경호대에 합격한 자랑스러운 아들을 둔 아토스, 아내와 함께 술집을 운영하며 생을 보내고 있는 포르토스, 그리고 신부가 된 아라미스는 화려했던 삼총사 시절을 뒤로한 채 각자가 선택한 삶을 살고 있다. 신부 아라미스는 사치와 향락을 매일같이 일삼는 무능한 왕으로 인해 고통 받는 민중과 파리를 보며 거대한 계획을 세운다. 바로 철가면을 쓰고 지하 감옥에 갇힌 또 다른 왕, 루이의 쌍둥이 동생 ‘필립’을 새로운 왕으로 세우는 것이었다.

아라미스의 이러한 계획은 때마침 왕으로 인해 아들을 잃은 아토스와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듯 보이지만 총사시절을 그리워했던 포르토스에게는 지지를 얻는다. 하지만 달타냥은 그래도 왕을 배신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한다. 과연 이들은 필립을 구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1부가 루이 14세의 만행과 함께 어지러운 파리의 상황, 등장인물들의 비밀에 대한 모든 의혹을 보여주고 있다면 2부는 본격적으로 왕을 바꾸고 그들을 둘러싼 밝혀지지 않은 비밀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1부와 2부 모두 숨겨진 것들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며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한다.

작품을 관람하다 보면 루이 14세가 그저 단순히 허영심과 자아도취감,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왕자로 태어났지만 자신과 똑 닮은 쌍둥이 동생을 지하 감옥으로 보내버렸다는 죄책감과 언제, 어디서 자신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평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곁에 있는 사람마저 믿지 못하는 그에게 왕이라는 권력과 허영, 사치는 오히려 자신의 두려움을 잊게 해주는 유일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불안감에 점점 스스로 미쳐갔고, 결국 모든 것을 잃고 울부짖는 장면에선 왠지 모를 연민마저 느껴진다.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는 현재 공연되고 있는 광림 아트센터 BBCH홀은 공연장 규모가 크지 않아 압도당하는 듯한 웅장한 느낌은 받기 어렵다. 하지만 무대 장치와 소품, 의상 등을 잘 활용하여 17세기 파리 왕궁의 화려함과 동시에 비참한 민중들의 삶을 잘 표현했다. 칼을 휘두르는 등 액션신 또한 자연스럽게 잘 소화해 낸다.

또한 명품 중견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와 함께 아이돌 그룹 출신의 장동우, 산들, 이창섭, 켄의 연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전혀 다른 성격의 루이와 필립을 연기해야 했던 이창섭은 연기와 노래 모두 수준급의 실력을 뽐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캐스팅과 무대,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돋보이는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 철가면 속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는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는’ 오는 11월 18일까지 광림 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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