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섬 ‘독도’를 만들자

지난 9월 4일 경상북도의회 의원 60여명은 의회 앞마당에서 제303회 임시회를 열고 독도가 우리 땅임을 천명하는 독도수호결의안을 채택하였다.
당초 경북도의회는 같은 날 독도 현지에서 임시회를 개최하려 하였으나, 제21호 태풍 ‘제비’의 북상과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독도에서의 일정을 취소하였다.
비록 경북도의회의 독도 임시회 개최 뿐만 아니라 우리의 땅 독도에서는 이런저런 이벤트성 행사는 연중 수시로 열린다.
그런데 독도에서 펼쳐지는 이같은 이벤트성 행위들이 독도를 지켜가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잘 아시다시피 유엔해양법 제121조 제3항은 “인간이 거주할 수 없거나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없는 암석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가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규정에 너무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우리 정부는 독도가 EEZ를 자질 수 없는 섬이라고 인정하고 있었다.
1982년 12월 10일 채택되고 1994년 11월 16일 발효된 유엔해양법협약에 우리나라는 1996년 1월 29일 비준·가입하였기에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가입한 일본과 1996년부터 EEZ 경계획정 회담을 시작하였다. 이 회담에서 우리나라는 제5차 회담까지 EEZ 기준을 울릉도로 설정하였고, 오히려 일본이 EEZ 기준을 독도로 설정하였기에 회담은 결렬될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제6차 EEZ 경계획정 회담에서야 우리나라가 독도를 기준으로 EEZ 회담에 나섰고, 일본측 역시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었던 관계로 회담은 결렬되었다. 결국 우리는 EEZ를 독도와 일본의 오키섬 사이에 설정하여야 한다는데 비해 일본은 독도와 울릉도 사이에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상태로 지난 2009년 제10차 경계획정회담 이후 현재까지 한일 양국은 회담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이와같은 한일 EEZ 경계획정 회담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 정부는 처음부터 독도가 EEZ를 가질 수 없는 섬으로 규정하고, 회담에 나섰던 것이다. 이는 유엔해양법협약 제121조 제3항의 규정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이해한 탓이다.
일본의 경우 도쿄로부터 남쪽으로 1,700km나 떨어져 있는 대형 침대 규모의 암석인 ‘오키노도리’에 대하여도 EEZ를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독도는 당연히 EEZ를 지니고도 남을 섬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유엔해양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EEZ를 가질 수 없는 섬의 기준인 ‘인간이 거주할 수 없거나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없는 암석’에 대해 살펴보자.
현재 독도에는 2017년 9월 기준으로 어민 김성도씨 부부 및 독도 경비대원 35명, 등대 관리원 2명, 울릉군청 독도관리사무소 직원 2명 등 4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어민 김성도씨 부부는 1991년부터 독도에서 거주를 시작하였고, 고 최종덕씨가 1965년 3월 거주를 시작한 이래 독도를 생활기반으로 꾸준히 생활을 해오고 있는 어민이다. 다만, 독도 근해에서의 어업활동을 통해 생활을 꾸리기에는 부족함이 있고 80세를 바라보는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지난 2013년 5월부터 독도 선착장에 ‘독도사랑카페’라는 독도 수산물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사업장을 개설하여 독도 관람객을 대상으로 영업에 들어갔다.
이와같은 독도의 현재상황을 종합한다면 독도는 ‘인간이 충분히 거주할 수 있고,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섬’으로 유엔해양법 제121조 제3항의 적용을 배척할 수 있는 섬이라고 하겠다.
더하여 독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독도에서 먹고, 마시고, 잠을 잘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추어지기를 바란다. 독도를 한 번 찾아가자면 육지에서부터 최소 10시간 이상을 투자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독도에 접안하여 선착장에 내리는 것도 그날의 기상상황에 따라 자유롭지 못하다는 현실을 생각해 보면 진실로 절실한 부분이다. 비록 독도 선착장에 순조롭게 접안하였다고 하더라도 불과 30분 이내에 쫓기듯 배를 타고 독도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은 독도를 찾은 모든 사람들에게 커다란 아쉬움을 남긴다.
독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전시성 이벤트를 펼칠 것이 아니라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력을 높여가는 실질적인 조치들이 취해지길 바란다. 이를테면 독도에 살고 있는 어민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고, 독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먹고, 마시고, 잠도 잘 수 있게 하는 시설들을 갖추어가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독도를 국민들 가슴속에 애국심으로 밀어 넣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생활의 섬으로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독도 주민 김성도씨 부부가 운영중인 독도사랑카페(자료 출처 : 경안일보 2013년 5월 20일자)
독도 주민 김성도씨 부부가 운영중인 독도사랑카페(자료 출처 : 경안일보 2013년 5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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