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술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을 거쳐 다양한 장르와 각양각색의 예술적 개념이 혼재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를 산출하는 것, 현실을 재현ㆍ재생하는 것, 형식을 창조하는 것 등과 같은 나름대로의 정의가 그것이다. 작가 개개인의 정서가 중요시되어 한 가지 형식이나 사조가 주류를 이루던 과거와는 달리 전통회화와 사실주의, 추상주의와 팝아트, 설치와 퍼포먼스 등 형식파괴에 가까운 다양성과 의미 부여가 용인되고 있다.

‘예술가는 있어도 장인은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국내 미술계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미학세계를 경주하고 있는 작가가 있다. 다변적인 현대 미술계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정립해 가고 있는 선의영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 국내화단의 역량있는 작가로 미술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을 쏟으며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는 선의영 작가가 예술을 향한 창작의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선의영 작가

선의영 작가의 작품 세계는 ‘도원’이라는 단어로 함축된다. 한국의 전통 재료를 사용해 새로운 한국적 미학을 창조하고 있는 선 작가는 동양사상의 근원을 이루는 무릉도원에 뿌리를 두고 ‘도원’연작을 통해 동양적 유토피아세계를 그만의 메타포로 표현해 내고 있다. 웅장한 자연 속에 숨겨진 아름다운 꿈의 세계와 자신의 바람을 이루는 유토피아의 세계, 그리고 영원히 안주하고 싶은 이상의 세계를 상징하는 무릉도원을 투명한 담묵과 섬세한 묵선, 과감한 여백으로 풀어내고 있는 선 작가는 특히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비움의 미학을 추구하며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내는 조형언어인 ‘여백’의 공간을 통해 그만의 심상을 담아내고 있다.

선 작가의 초기작품들은 그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흑과 백으로 담백하며 간결하게 표현하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정신적인 무위의 세계를 추구했다. 이후 화면의 겹침과 먹의 전체적 표현을 걷어내고 도식적 공간 사이에서 유도됐던 ‘숨김과 함축’으로 반추상적 색의 세계를 그대로 드러내기에 이르렀으며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무릉도원의 세계를 통해 느낄수 있는 인간의 행복을 구현하며 그가 추구하는 미적목적을 극대화시켰다.

미술평론가 홍경한은 “작가 선의영의 그림은 우리에게 주어진 길, 그 길에 대한 무언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적절한 표현 언어요, 차후 걸어갈 정신세계의 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광활하면서 정갈한 붓질이 따사로운 봄빛 스치듯 화면을 누비자 화폭 사이를 뚫고 보드라운 여백이 돋는다. 이어 한 획, 두 획 지날 때마다 메마른 공간에 길과 강물이 놓이며 계곡과 산의 형상이 아로새겨진다. 군더더기 없이 서린 정경은 서정의 미를 내뿜고 서로 어우러져 형질 없는 대화체로 각각의 언어를 발산한다, 그건 흡사 어둠도 없고 그늘도 없는 이상의 세계로 다가설 수 있는 게이트처럼 다가올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작가가 인도하는 세계에 발을 담그도록 유도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현대 미술에서는 작가의 독창성이 없으면 외면받기 쉬울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때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징을 탁월한 묘사력으로 화폭에 담아내는 선 작가의 예술적 감성과 표현방법론상의 예리한 직관력은 다른 화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작가라면 자신의 예술적 감성을 담아 현상을 새로이 해석하고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지향해야 한다.”는 선의영 작가는 “관람객들이 내 작품을 감상하며 현실의 시간과 공간을 모두 잊고 힐링을 받길 원하며 이것이야말로 화가로써 느낄수 있는 최고의 보람이자 기쁨”이라고 말했다.

예술은 시대정신의 구현이자 알레고리이다. 예술은 작가 관념의 형상화이며 예술가의 성정의 결을 따라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예술은 자신의 삶과 세계를 미학적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말처럼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당대의 역사 문화를 담보하고 시대정신을 견인하며 메마른 삶에 정신적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데 있다. 머릿속에 담겨진 정신적, 감성적인 느낌을 그대로 표현해 내고 있는 선 작가는 “예술이란 작가의 내면적 경험과 각성을 포함한 내면의 심상을 보여주는 형식적 창조”라며 “내 작품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잊어버려선 안 되는 마음, 긍휼히 여기는 마음 등을 담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잃어가는 마음을 작품으로 계속 되새겨 보고 함께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동아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 석사(한국화), 동아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 박사과정(한국화)을 수료한 선의영 작가는 현재 ‘네이버캐스트’의 등재작가이기도 하다. 개인전 12회(단체전 및 교류전 다수)의 전시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33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작품<도원14-1>으로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제32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평론가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모든 본능이 존재하는 감각적인 세계를 버리고 자연의 근본적인 도에 도달하고자 하는 선의영 작가. 그가 펼쳐놓은 그리움과 추억, 휴식의 순간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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