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 최윤진 기자] 1920년대 부동산 개발업자 정세권이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도시형 한옥 마을 익선동. 최근 한옥을 개조한 카페 및 상점들로 서울시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에 예쁜 카페나 식당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는 장소가 있다. 익선동 166-32번지에는 멋스럽게 바뀐 한옥 상가 사이에 치장되지 않는 투박한 집 한 채가 대문을 활짝 열고 기다리고 있다. 좁고 기다란 마당을 따라 작은 방들이 줄지어 있고 그 아늑함에 방 하나 차지해 쉬어가고 싶은 충동이 든다. 주민(생활권)을 위한 공간이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환영하는 열린 소통방이다. 소통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환영이다.

오는 6월 28일부터 7월 12일까지 구도심 내 빈 공간을 찾아 그 공간을 둘러싼 역사와 지역 이야기로 온기를 불어놓는 소셜벤처 ‘공간주’의 주관으로 ‘이리오너라 캘리전’이 열린다. 방문객들이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자신의 마음을 담은 글씨를 써봄으로써 자연스럽게 주민과 소통하고 익선동 및 한옥 경험을 비롯해 캘리부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낙원동 주민 이익희 씨가 직접 쓴 ‘입춘대길’을 가지고 주민소통방을 찾으면서 기획되었다. 공동 기획자이자 소통방지기인 박소영 씨는 70세 어르신의 펼치지 못했던 재능을 보았고 전문가, 젊음 등 모든 차이를 떠나 오직 즐거움만을 가질 수 있는 전시를 해보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인생의 재발견과 여러 세대의 만남, 많은 편견을 넘어선 소통이 있다. 또한 글씨를 단순히 쓰는 행위가 아닌 수련이자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려는 이익희 씨의 지혜를 선보이고 있다.

‘공간주’의 대표 이정옥 씨는 익선동 거주민은 아니지만 주민이다. 한옥 설계일을 계기로 동네에 처음 방문했다가 주민들과 함께 꽃길 가꾸기 사업을 시작했고 지역을 공부하며 풍부하고 정겨운 공동체가 남아있는 익선동에 애정을 갖게 되었다. 그러면서 옛것들이 잊혀지고 해체되는 것이 안타까워 구도심 내 빈집 문제를 공유와 공동체로 풀어보는 공간 소셜벤처 ‘공간주’를 시작했다. 주로 서계동, 인사동의 유휴 공간에서 전시를 하다가 이번에는 익선동 주민들과 소통방지기의 배려로 소통방에 사무실 둥지를 틀었다.

이정옥 씨는 주거민들이 떠나고 한옥 상가들로 빼곡해져 익선동이 많이 변했다고 한다. 관광객들과 젊은이들의 방문으로 거리는 활력이 넘치게 되었지만 반면에 잃은 것도 있다. 공간주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 잃어버린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람들에게 익선동의 역사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더 풍부하고 소중한 경험을 함께 하고자 한다.

한편 전시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목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 진행한다. 오프닝에서는 주민들과 함께 전을 부쳐 나눠 먹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김뻐국과 김순녀, 기타리스트 Juno를 초청해 진정한 지역잔치가 펼쳐진다. 체험프로그램을 원하는 사람들은 온오프믹스를 통해서 신청할 수 있다.

익선동 이리오너라 캘리전
익선동 이리오너라 캘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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