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의 솔로앨범 Moment
김재형의 솔로앨범 Moment

[한국미디어뉴스통신=최윤진 기자] 음악은 세 번 완성된다는 말이 있다. 작곡가의 손에서 한 번, 가수의 입에서 한 번, 듣는 사람의 귀에서 한 번. 사실 음악은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 환경과 그날의 분위기, 듣는 이의 상태에 따라 수십 번 씩 새롭게 해석되고 완성된다.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에게에게 ‘화려한 그림을 그리듯 노래하는 진정한 예술가’라는 극찬을 받았던 테너 김재형에게 음악은 수십, 수천 번을 불러 완성해나가는 행복한 숙명이자, 곧 자신이다. 이런 진심을 담아 오랜 시간 오페라 가수로 세계무대를 누비던 김재형은 1년여 간의 공백기를 마치고 솔로앨범 ‘Moment’를 출시했다.

‘Moment’는 친구이자 광고 음악가인 DJ Shy와 음악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 나누던 것을 점차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타이틀곡인 Moment는 Azureski가 어릴 적 좋아했던 에릭 칼멘(Eric Carmen)의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의 원곡이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언젠가는 이 곡을 주제로 곡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던 것을 30여년 만에 현실화시킨 것이다. 여기에 김재형이 직접 가사를 붙혀 Moment를 탄생시켰다.

‘나 홀로 쓸쓸히 앞만 보고 달려온 이 순간 난 멈춰 선다’로 시작되는 노래는 차분한 첼로반주가 독백하듯, 고백하듯 담담하게 펼쳐진다. 사이사이 더해지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김재형의 풍부한 감성이 입혀져 노래가 끝난 후에도 오랜 여운이 남는다. 타이들 곡을 비롯한 5개의 수록곡에도 사랑하고, 이별하고, 그리워하며 감사하는 삶의 순간들이 담겨 있다.

1번 트랙인 ‘Indietro’는 DJ Shy가 작곡한 후 오랫동안 주인을 만나지 못하다가 김재형을 만나 비로소 완성되었다. 낮은음부터 높은 음역대까지 구성된 멜로디 라인은 평소 다른 장르의 음악을 불러보지 않았던 김재형을 단번에 사로잡았고 앨범 ‘Moment’ 출시하게 되었다.

김재형이 작사를 맡고 작곡에도 참여한 ‘너의 행복’은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위해 떠나보내는 이의 마음을 애절하고 담담하게 흘려보낸다. 또한 트럼펫과 기타 선율, 따뜻한 현악기가 더해져 보사노바 풍으로 사랑의 순간을 이야기하는 ‘Oh my Benesa’와 그리운 사람이 돌아오길 바라는 간절함을 섬세한 피아노 연주에 실어 보내는 ‘Ritorna a me(돌아와요)’는 비오는 이탈리아의 좁은 골목길을 떠오르게 한다.

마리오 란차(Mario Lanza)가 불러 잘 알려진 마지막 트랙 ‘Be my Love’에는 김재형의 음악 인생을 지지하고 응원해준 프로젝트 구성원들과 관객, 학생들에게 바치는 고마움을 담았다.

‘Moment’를 통해 지나온 삶의 순간들, 누군가에겐 현재진행형인 이야기들을 때론 혼잣말로, 때론 대화하듯 진솔하게 전하는 테너 김재형. 오페라 무대에서 배역에 이입돼 표현되었던 다채로운 그의 감성이, 자신의 이야기들과 만나 더욱 가깝게 전해지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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