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의 날’ 유감

호담정책연구소 정연철 대표이사
호담정책연구소 정연철 대표이사

2월 22일.독도 문제에 관심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제는 이날이 일본이 기념하고 있는 다케시마(竹島, 우리의 독도)의 날이라고 기억할 것이다.
다케시마의 날은 시마네 현 의회 의원들이 지난 1905년 일본 제국이 독도를 시마네 현으로 편입 조치한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편입조치 후 100주년이 되는 2005년에 지정하였다.

시마네현 의회는 2월 22일을 기념일로 지정하기 위하여 2005년 1월 14일 조례안을 만들고, 2월 23일 현 의회에 이 안건을 상정하였으며, 3월 16일 가결하였다.
이렇게 제정된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은 당초에는 시마네 현 차원의 행사로 진행되었으나,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내각 부 정무관을 이 행사에 파견하여 행사의 격을 높이고 있다. 올해도 예외없이 6년 연속으로 야마시타 유헤이(山下雄平) 내각부 정무관을 파견하였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에 일본 정부 인사가 참가한 것은 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인 2013년부터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금년 들어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 야욕을 높이고 있는 행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올 1월 25일 일본 정부가 독도 시내 한복판에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주장하는 ‘독도전시관’을 열었다. 일본 내각관방 영토주권기획조정실에서 2016년부터 준비해 정부예산 3,000만엔(약 2억 9,000만원)을 들여 마련하였다. 그동안 시마네현 등에서 독도 관련 자료실을 연 적은 있지만 정부가 예산을 들여 상설 전시관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단일팀 한반도기에 표기된 독도를 일본측의 요청에 따라 빼기로 한 사실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2008년부터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가르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더니, 금년 2월 14일에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교육을 의무화하는 고교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고시함으로써 일본 정부는 초중고에서 왜곡된 영토학습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아시다시피 1905년 2월 일본 제국이 ‘무주지 선점’을 논리로 독도를 편입 조치한 것은 상식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을 지닐 수 없는 행위였음에도 일본 정부는 일개 지방 현의 행위에 중앙 정부가 가담하는 형식으로 독도 문제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10월 25일.이 날은 무슨 날일까?물론 독도에 관심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 날이 우리나라 독도의 날이라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까!
10월 25일은 대한제국시기 고종황제가 1900년 10월 25일 대한제국칙령 제41호로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러나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제정한 과정을 살펴보면 무엇인가 찜찜하다.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지정하자고 최초로 제안한 곳은 우리의 칙령 41호가 내려진지 100주년이 되는 해인 2000년 민간단체인 독도수호대였다.
이 때 독도 수호대는 2005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기 위하여 천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운동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던 2005년 2월 일본 시마네현 의회는 독도 편입조치 100주년을 기념하는 2005년에 ‘다케시마의 날’을 먼저 결정하였다.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이 있은 후 경상북도 의회는 2005년 6월 9일 ‘독도의 달’ 조례안을 가결시켜 매년 10월을 ‘독도의 달’로 정하였다. 경북도의회의 결정은 ‘독도의 날’이 아니라 ‘독도의 달’이었음이 아쉬운 대목이다.

그 후 제18대 국회시기인 2008년 8월 22일 박주선 의원 대표발의로 ‘독도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어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하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이 날에 독도의 날 기념의식 및 그에 부수되는 기념행사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처리되지 못하고 2012년 5월 29일 18대 국회 임기만료와 더불어 동 법률안은 폐기되었다.
다만, 2010년 민간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약칭 ‘한국교총’)에서 16개 시·도 교총, 우리역사교육연구회, 한국청소년연맹, 그리고 독도학회와 공동주최로 경술국치 100주년이 되는 해인 2010년을 맞아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선포하였다.

2월 22일과 10월 25일.독도라는 섬을 두고,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모두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일본과 대한민국이 보여주는 기념일에 대한 모습이 무엇인가 어색하게 느껴짐은 필자만의 감정일까?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있는 이 순간에도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
2018년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 될 수 있을까?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을 보내는 마음이 찹착하기 이를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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