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스 뉴욕의 제안은 `K뷰티업계의 기적’으로 평가된다.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명품이 될 가능성이 큰 브랜드 고르기에 높은 안목으로 유명한 바니스 뉴욕이 한국산 화장품으로는 최초로 현대아이비티의 브랜드를 자사의 독점판매 브랜드로 선택했다는 점에서다. 바니스 뉴욕이 아시아 화장품 브랜드를 고른 것은 2010년 일본의 `코겐도’뿐이었을 정도로 브랜드 선정에 깐깐하기로 유명하다.

사실 국내 주요 화장품업체들은 오래 전부터 미국과 유럽의 명품백화점 입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일부 단품이나 이벤트형 제품으로 매장에 진열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오른 화장품은 아직 전무한 실정이다.

바니스 뉴욕과 브랜드 독점계약 체결로 현대아이비티의 대표 브랜드인 `비타브리드(Vitabrid)’는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도약할 호기를 맞은 셈이 됐다. 이번 계약에 따라 바니스 뉴욕이 자사 비용으로 비타브리드에 대한 광고, 홍보, 이벤트, 스타마케팅 등을 통해 미국 상류층을 대상으로 비타브리드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기 때문이다.

바니스 뉴욕은 영국의 해롯백화점과 쌍벽을 이루는 미국 최고의 프리미엄 백화점 체인으로,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비롯해 이솝, 나스 등 코스메틱 브랜드는 물론 패션브랜드인 드리스반노튼, 릭 오웬스 등과 미리 독점계약을 체결, 미국시장을 출발점으로 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키워낸 `마이더스의 손’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따라 현대아이비티의 독창적 기술력으로 탄생한 비타브리드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도약할 확률이 훨씬 높아졌다. 뉴욕의 맨해튼, LA 비버리힐스 등 미국내 주요 도시에 14개 프리미엄 백화점을 보유한 바니스 뉴욕이 미국의 상류층을 상대로 비타브리드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유럽, 아시아 등 세계시장도 비타브리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확 달라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계약 체결 이후 중국, 유럽, 동남아, 중동 등 20여개국의 화장품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독점권과 사업권을 요청하는 사례가 현대아이비티에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브랜드로 일류시장부터 선점"

K뷰티업계와 차별적 전략

독창적 바이오 기술력이 뒷받침

`미래 브랜드'..해외서 가치 먼저 주목
 

바이오 분야에 뛰어든 지 4년 남짓에 불과한 현대아이비티가 이처럼 세계적인 명품 백화점의 눈길을 끌게 된 것은 이 회사의 독창적인 기술력과 더불어 `세계 일류시장을 먼저 선점하자’는 회사 측의 차별적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비타브리드는 비타민C를 현대아이비티의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미네랄 속에 집어넣은 독창적 신물질로, 모든 화장품이나 물에 조금씩 섞어서 피부에 바르는 비타민C 제품이다. 피부에 닿으면 미네랄 안에 있는 비타민C가 12시간 동안 피부에 지속적으로 스며들면서 효능을 발휘한다. 비타민C는 미래의 화장품이나 만병통치약의 핵심 재료로 꼽히지만 공기에 노출되면 곧바로 산화돼 피부에 흡수되지 않고 물에서는 녹아버리는 특성 때문에 지금까지 그 효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제품이 사실상 전무한 형편이다.

현대아이비티의 바이오 분야 기술력과 비타브리드의 효능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화장품전시회인 코스모프로프에서 미래의 유행을 선도할 브랜드에 주는 `트렌드 세터’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화장품 분야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벨기에의 몽드셀렉션에서 대상인 `그랜드 골드’상을 수상하는 등 지난 2년 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상을 휩쓸었다. 이에 미국의 뷰티.패션 전문지인 `보그’는 비타브리드를 `K뷰티의 기적’으로 소개하는 특집기사를 다루는 등 세계 유명 미디어들이 차세대 뷰티 브랜드로 비타브리드를 앞다퉈 소개했다.

바니스 뉴욕은 세계 뷰티 전문가들의 이런 호평에 주목, 수석 부사장 일행을 한국까지 보내 현대아이비티와 비타브리드 독점판매계약을 전격적으로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촌 뷰티업계가 비타브리드에 주목하게 된 것은 `독창적 기술로 선진국의 명품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현대아이비티만의 마케팅 전략의 결실로 볼 수 있다. 이는 까다로운 해외 명품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여타 시장은 저절로 열릴 것이라는 경영진의 확신에서 나온 전략이었다. 한류바람을 타고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과 동남아 시장 잡기에 주력해온 국내 화장품업계의 기존 전략과는 발상 자체가 달랐다고 볼 수 있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는 국내 화장품 메이커들이 선진국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대박행진이 이어지다보니 현대아이비티처럼 선진국의 명품시장에 눈길을 돌릴 여유가 상대적으로 없었다.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석권한 뒤 그 여세를 몰아 선진국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것이 기존 메이커들의 일반적인 행보였다.

 

"일류브랜드 육성해야 일류국가로 도약 가능"

민관 공동노력..업계는 동반성장 필요성

국내 뷰티 전문가들은 이런 K뷰티업계의 현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국내 화장품업계가 세계 어느 시장에서든 통해야 K뷰티의 밝은 미래가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중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우수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통해 브랜드 성장을 도모하는 기존 업계는 물론 현대아이비티처럼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이를 토대로 중국과 아시아시장을 석권하려는 업체 모두 성공을 거둬야 세계시장에서 국산화장품의 위상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 유행을 선도할 브랜드 육성에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한때 세계시장에서 `베끼기’로 유명해 원숭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던 일본이 1980년대 이후 민관의 공동노력으로 `일류 일본을 만들자’는 슬로건 아래 일류 일본 브랜드 발굴 및 육성에 나서 오늘날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일류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게 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화장품.뷰티는 물론 각 분야에서 세계 유행을 선도할 한국산 일류 브랜드가 많이 나와야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통하는 일류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고 힘 줘 말한다. 미국이나 유럽산 브랜드를 인수한 뒤 중국시장 등을 겨냥, 유명브랜드인 것처럼 포장해 매출을 아시아시장에 의존하는 `2류 발상식' 접근 등으로는 더이상 K뷰티의 미래를 열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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