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암곤충농장 장윤석 대표

곤충이 다가오는 미래의 중요한 자원으로서 조명받으며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곤충산업의 잠재력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곤충산업은 친환경농업과 시설농업의 성장으로 천적곤충과 화분매개 곤충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며, 신규로 부각되는 사료용, BT와 연계된 의약용 곤충부문도 성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교육, 정서, 생태학습프로그램까지 고려할 경우 그 스펙트럼은 매우 넓어진다. 이미 세계 주요국에서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 대두로 화분매개, 천적, 환경정화 곤충의 가치가 조명되고 있으며 곤충산업을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지정·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분야의 곤충연구를 통해 곤충의 자원화 및 상품화를 이뤄 곤충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산업으로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곤충 붐’과 함께 식용곤충 생산을 포함한 곤충산업의 시장 규모는 급팽창하고 있다.

운암곤충농장 장윤석 대표

 

유엔 식량농업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곤충은 번식력이 강하고, 고단백 저지방 식품일 뿐 아니라 비타민, 섬유소, 무기질이 풍부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또한 지구 전체 온난화의 17%가 가축을 키우면서 발생하는 온난화 가스임에 비해 곤충은 메탄,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등을 거의 배출하지 않아 환경 오염 요소 역시 매우 적다. 이처럼 곤충의 유용성이 알려지면서 해외에는 곤충 패티를 이용한 햄버거, 곤충 고명을 올린 국수, 곤충 파스타 등 다양한 음식이 개발, 판매되고 있으며 곤충 레스토랑이나 카페도 선보이고 있다.

곤충으로 만든 환과 동물사료

경남 창녕군에 위치한 운암곤충농장 장윤석 대표가 곤충산업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장 대표가 운영하는 1000평 남짓의 농장은 장수풍뎅이와 흰점박이꽃무지, 사슴벌레, 사슴풍뎅이 등의 다양한 곤충이 사육되고 있다. 이중 주 수입원은 장수풍뎅이와 흰점박이꽃무지로 연간 수십만 마리가 판매된다. 예전에는 주로 학습체험용과 애완용으로 판매가 됐지만, 지금은 약용으로도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사료용 먹이, 친환경 연료, 친환경 보도블럭, 건축 내장재에 이르기까지 곤충을 활용한 사업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장 대표는 “곤충은 보배같은 존재”라며 “특히 소득증가가 정체되며 활력을 잃어가던 농가에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식용곤충의 경우 최근 식품으로 공시된 곤충이 늘면서 급격한 산업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곤충산업’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1996년부터 곤충사육·연구·보급에 앞장서 왔다. 우연한 계기로 곤충 분변의 끈끈한 점성에 호기심을 갖게 된 그는 곤충 분변토를 이용한 친환경 접착제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 길로 산에서 내려와 직접 연구에 착수했다. 물에 희석해서 갈아서 부착도 해 보고 황토를 섞는 다양한 연구실험을 거쳤다. 5년 뒤 장씨는 곤충 분변토를 이용한 기능성 경화제 특허와 제품을 개발했다. 이렇게 제품으로 출시된 것이 바로 친환경 보도블럭이다. 화학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시킨 이 벽돌은 물이 흘러내리지 않고 머금는 성질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월이 흘러 소멸되면 식물도 자랄 수 있는 친환경소재다. 장 대표가 개발한 보도블럭은 김해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를 비롯해 서울 명동성당, 국립묘지, 여수 오동동 비치로드, 청남대 등에 납품됐으며 장 대표는 이를 포함해 모두 3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장윤석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한국곤충산업협회 경남지부장을 맡고 있다. 회원은 70여명. 도내 공식 곤충사육농은 130명가량, 비공식 사육농가까지 합치면 더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지부를 중심으로 곤충산업 정보 공유와 곤충산업 홍보활동 등을 편다. 각종 지역축제에 곤충을 활용한 부침개, 만두 등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귀농귀촌인들에게 곤충농사를 최고의 아이템이라고 소개하는 장 대표는 “곤충사육은 작은 공간에서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으며 가능성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은퇴 후 귀농귀촌하는 이들에게는 부담없는 사업”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곤충사육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차이가 나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곤충을 생산해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교육과 식품분야에서 뿐 아니라 의약, 바이오 분야에서 곤충이 신물질의 보고로 알려지면서 각 지자체에서도 곤충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곤충 사육에 필요한 농자재에서부터 건조ㆍ저장ㆍ유통, 소비자 인식에 이르기까지 겪는 애로사항이 많으며 현행 건축법에는 곤충 사육시설에 대한 내용도 없어 허가 절차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관련 제도도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곤 있지만 일본ㆍ유럽과 비교했을 때 곤충산업 전반의 인프라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곤충산업이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곤충 생산자, 이를 이용하는 수요자의 실태를 면밀히 검토하여 수급문제, 사육기술 문제, 법적-제도적 문제, 주체간 역할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과 주체간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장윤석 대표는 “최근 곤충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곤충을 혐오하는 시각도 많다. 곤충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통해 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수반되면 농업, 식료품, 의약품 등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곤충 분야 연구는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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