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의 조상들은 이미 전통사회에서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던 두레, 상부 상조계, 향약 등의 미풍양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걱정하기는커녕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사회를 상실의 시대라 일컫는 것은 과거에 우리가 지켜온 많은 것들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그러한 것들 중 하나는 우리가 오랫동안 서로 도우며 살아왔던 상부상조의 정신도 포함된다.

현대사회에서의 소외가 심화되어 갈수록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다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며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고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천이다. 나눔과 봉사는 기본적으로 인간이 가진 능력과 자원을 창조적으로 활용하여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있다.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도움의 손’을 내밀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기쁨의 손’을 잡는 것이다.

유정배 이사장

나눔과 봉사가 시대의 화두로 자리 잡은 요즘 따뜻하고 밝은 사회 조성을 위해 사랑의 행보를 이어가는 한 인물이 조명을 받고 있다. 용인시 백암면에 위치한 백암장학회의 유정배 이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 그가 이끌어가고 있는 백암장학회가 ‘행복한 동행’을 모토로 지역인재 양성의 디딤돌 구실을 톡톡히 해내며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1991년 9월, 사회 일반의 이익에 공여하기 위한 장학사업과, 백암중·고등학교 발전을 위한 학교지원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창립된 백암중·고 장학회는 백암면의 교육기반을 다지는 일에 앞장 서오고 있다. 창립 당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과 중학교 씨름부를 지원해 온 이곳은 매년 고교 재학생 10명에게 5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해 오다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변화를 모색했다. 모교 재학생들에게 국한했던 지원 범위를 백암지역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명실상부 지역 장학회로 거듭난 것. 유 이사장은 “백암중·고 장학회는 백암농협, 백암면 이장협의회, 용인장례식장, 백설컨벤션웨딩홀, 농협 3개 여성단체협의회 등 단체와, 많은 지역 및 지역외의 독지가들이 동참하는 장학회가 됐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이젠 백암면을 위한 장학사업도 펼친다는 의미로 백암장학회로 명칭을 바꿀 것을 정기총회에 상정했다”고 말했다.

창립 당시 쌀과 현금 등 모금된 2억 2000만원은 당시로선 거금이었는데 모두 백암농협에 예치, 예치금의 이자 등으로 장학 사업을 실시했다. 창립 후 20년 동안 백암고등학교 학생 10명에게 각 50만원씩 매년 50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백암장학회는 설립 이후 20여년동안 고등학생 10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매년 500만원을 전달하였고, 유정배 이사장이 취임한 2010년 이후부터는 초등학생(백암초, 백봉초, 장평초) 7명에게 1인당 30만원씩 210만원, 중학생 16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800만원, 고등학생 16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800만원, 대학생 6명에게 1인당 100만원씩 600만원, 초등학교/중학교 씨름부 각각 100만원. 매년 총 2,6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으며 성적우수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중/고/대학생중 각각 3명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도 지급을 하고 있다.

 

실제로 장학금의 수혜자에서 이제는 어엿한 장학회의 정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민 회원은 5년전인 2012년 당시 대학교 3학년때 장학금을 수여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본인이 취업 후 직장인으로도 큰돈인 100만원을 선뜻 쾌척하는 한편, 자동이체 회원까지 가입했다. 이상민 회원은 “당시 정말 값진 장학금을 주셔서 대학생활하면서 큰 힘이 되었다. 당시 고마운 마음을 이번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어 장학사업에 동참하게 됐다.”며 “사랑받은 만큼 베풀줄 아는 회원들이 많이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암장학회를 활성화 시키기까지는 장학회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개인당 큰 돈을 기부하려면 부담도 되고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유 이사장의 발상의 전환인 아이디어로 여러 사람들이 월 1만원의 지원계좌로 꾸준히 후원한다면 작은 손길로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 적중했다. “동창들이나 백암 주민들에게 이것이 백암 미래이며, 희망이 될 것이라는 믿음과 신뢰속에 간청드렸더니 모두들 흔쾌히 사업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장학금을 학교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하다보니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주는 것인지 장학회에서 주는 것인지 모르고 받는 경우가 많아 장학기금 모금에도 한계와 정체가 있다는 것을 느껴 백암장학재단으로 새롭게 설립되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경제가 어려운 불황의 시국에 선뜻 큰 돈을 기부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취임 전에 1인 1만원씩 매월 계좌 자동이체 회원이 100여명 이상 될때까지 이사장에 취임하지 않고 임기까지 장학금 5억원을 만들어 법인설립장학회를 만들겠다고 선포하고 졸업생과 동기들, 그리고 장학사업 동참하길 원하는 모든 분들께 그 취지를 발로 찾아다니며 홍보했다. 자동이체 인원수가 160여명이 된 2010년 10월에 정식으로 취임한 유 이사장은 “지난 2016년 4월 총 242명의 자동이체가 매달 304만원이 모아지며 지금까지 4억이라는 큰 돈이 모아졌다.”고 설명하며 “내년 임기만료시까지 취임당시 약속했던 법인설립장학회가 꼭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칼릴 지브란은 ‘가난은 일시적인 결함이지만 나눔은 우리 모두를 건강한 부자가 되게 한다.’며 이웃과 사회를 향한 나눔은 모두를 건강한 부자로 만든다고 말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오늘도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백암장학회의 유정배 이사장. 그의 아름다운 해피바이러스가 머물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사회 전역에 퍼져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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