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학교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이상갑 교수/해양안전기술 대표

선박의 역사가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듯 해양사고 역시 태고시절부터 인류에게 많은 손실을 초래해 왔다.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사고의 발생을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경주해 왔으며 사고 시 인적, 물적 피해와 환경오염의 규모를 줄이고자 부단히 노력해 오고 있다. 지난 2014년 사상 최악의 해상 인명사고로 기록된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이자 국가적 재난관리를 위한 재난안전 총괄기관인 ‘국민안전처’가 출범했지만 제구실을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이상갑 교수

특히 세월호와 같은 대형 해양사고는 피해의 범위가 매우 큰 편이며, 육상재난에 비해 대비⋅대응이 쉽지가 않기 때문에 사전단계인 철저한 예방, 대비책만이 최선의 대책이라 할 수 있다. 한국해양대학교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의 이상갑 교수는 “해양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초동대처 및 지원시스템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적 모니터링 실시와 안전교육 확대 등을 통한 ‘안전문화’를 확산·정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기득권이나 이권을 옹호하는 형식적인 제도가 아닌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원칙적인 매뉴얼, 즉 국가적인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해양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양안전 및 신속한 구조 활동을 위해 필요한 해양환경 현황정보와 예측정보를 정확히 제공하기 위한 기술과 효과적인 해양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의 구성, 기술 통제를 위한 현장지원체계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기존의 해양안전 과학기술 개발은 주로 과학 분야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요소기술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실제상황이 발생하였을 때에는 적용이 불가능한 기술들이 많았다.

이상갑 교수는 해양사고 원인규명 통합분석 시스템을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실용화에 성공한 독보적인 권위자로 다양하고 복잡해진 해양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한층 더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교수가 설립한 ‘해양안전기술(Marine Safety Technology)’ 벤처기업은 유체-구조 연성(Fluid-Structure Interaction) 해석기법을 적용한 고도 정밀 M&S(Modeling & Simulation)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이 시스템은 공기 밀도보다 약 1,000배로 큰 해수(유체)에서의 거동을 정확하고 실제적으로 구현할 수 있고, 거친 해상상태에서의 선내 해수침수도 가능하여 기관고장을 제외한 모든 영역의 해양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할 수 있어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해양안전기술이 유일하게 실용화하여 구현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해양사고에 대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규명을 할 수 있는 해양사고 원인규명 통합분석 시스템이 잘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국 해군의 충무공 이순신함, 세종대왕함(이지스함), 독도함 등의 생존성 분야의 수중폭발(UNDerwater EXplosion) 내충격 응답 수치 시뮬레이션을 국내 최초로 수행하기도 한 이상갑 교수는 공기 중 폭발(공중폭발, AIR EXplosion), 슬로싱, 슬래밍, 수면낙하 등의 유체-구조 연성 분야의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충돌·좌초 등의 해양사고 원인규명을 해수 중에서 보다 실제적이고 정확하게 시뮬레이션 할 수 있도록 이 시스템을 고도화시켰다. 이 통합분석 시스템을 이용하면 경하상태 선박의 중량과 분포, 각종 탱크의 용적과 발라스트(평형수), 청수 및 연료유 등의 잔존량과 분포, 화물의 중량과 분포 등을 정확히 파악하여 부양시키고 사고 당시의 배수량, 중심, 부심, 부면심, 선수미 흘수, GoM(복원성 지표)을 비롯한 유체정역학적 특성치를 유체동역학 프로그램을 이용한 복원성 계산서와의 검증을 통하여 점검하면서 해수와 전선 및 해수 선내 침수경로의 모델링을 구축하고 거친 해상상태와 정확히 구현하여, 기관고장을 제외한 충돌, 좌초, 침수, 전복, 침몰, 급선회(선회) 등의 해양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교수는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최근 다양한 해양사고 원인규명 연구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조업 중이던 소형 어선이 대형 선박들이 항해하는 지역에서 밤중에 대형선에 의해 두 동강 나 침몰된 충돌 사고의 과정과 원인 규명’, ‘진수 후 안벽에 계류 중 새벽에 폭탄성 저기압 하에서 강한 돌풍과 해일성 파도로 인하여 선박의 주갑판과 상부구조의 일부까지 모두 잠기는 침수·침몰 사고의 원인과 과정 규명’, ‘예인 중인 부선들에 의해 선미 좌현 조타실에 파공이 발생하여 표류중인 예인선이 명확한 원인 없이 기관실에서의 침수·침몰 사고의 침몰 시까지의 합리적인 경과시간 추정’, ‘러시아 베링호의 거친 해상상태에서 무리한 조업으로 강풍과 해일성 파도에 의해 침수·침몰된 원양어선의 침몰과정 및 원인 규명’, ‘세월호의 해상 공시운전 선회시험 시뮬레이션과 공시운전 성적서와의 비교’를 통해 이 시스템을 검증하였고, ‘CCTV 영상과 화물내역 재확인을 통한 과적화물 등의 중량과 각 갑판에서의 적재치를 면밀히 파악한 GoM과 부실한 화물고박을 적용한 급선회 시뮬레이션의 AIS 항적과의 비교를 통한 정확한 전복원인 규명’ 등이 대표적이다.

 

 

이상갑 교수는 향후 우수한 해양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함으로써 ‘해양안전기술’을 국제적인 해양안전센터로 도약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들과 대용량 전산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정부와 부산광역시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갑 교수는 “해양사고는 심판과 판결에 막대한 시간과 경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관련된 국가기관, 사정회사, 법률사무소, 보험회사 및 선주들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원인 규명을 할 수 있는 유체-구조 연성 해석기법을 적용한 고도 정밀 M&S 시스템을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해양사고 예방과 해양환경 관리강화를 위한 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해양안전 관리체계를 고도화하고 사업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국가위상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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