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아이 이한센 원장 - '성괴'

지나친 성형으로 부자연스럽게 된 얼굴을 성괴(성형괴물)라고 한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성형이 범람하면서 생겨난 일종의 신조어다. 오뚝한 코에 튀어나온 이마, 인형 같은 눈망울은 얼핏 보면 예쁘지만 자세히 보면 왠지 어색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나이에 맞는 주름이 아름답다. 인생의 여러 고비들을 넘기고 많은 경험과 후회를 뒤로 보내고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그 모습을 그대로 말해주는 듯 주름살과 적당히 늘어진 피부와 잡티들은 자랑스러운 것이다. 성괴가 태어나는 데에는 의사들의 책임이 더 크다. 환자들은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술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춘기를 갓 넘긴 앳된 여성들은 더욱이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불안정하거나 미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확한 정보와 판단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의료진이지 인터넷이나 여러 가지로 넘쳐나는 광고문구들이 아니다. 사회 전체가 외모 지상주의로 흐르는 것도 문제이고 수많은 아이들이 연예인을 목표로 젊음과 돈과 시간을 쏟아 붓고 있는 세태도 문제이다. 진정한 인류 보편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에 관하여 인문에서 배우는 시간보다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 몰입하여 비슷한 무리에 편승하려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 예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구분이 인간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 세대는 너무나 많은 젊은이들이 그 같은 길에서 돈과 출세를 꿈꾸고 있다. 옛날에는 집안이 가난해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부의 대물림이 이어지는 상황이 되어서인지 공부보다는 뭔가 크게 한 번 터뜨려서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오르고자 하는 답답한 노력들을 거듭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현상은 비난할 일이 아니라 기성세대가 깊이 관찰하고 반성해야 하는 숙제다. 의사집단도 예외가 아니어서 어려운 시기에 무분별한 수술을 반복하지 말고 먼저 그들의 자신감을 찾아주도록 진료의 방향을 큰 틀에서 다시 짜지 않으면 안 된다. 의사도 선생님으로 불리고 싶다면 선생다운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선생이 선생다운 일은 하지 않으면서 돈 벌기에만 급급하다면 그가 수십 년 공부하고 읽은 책들은 실상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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