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追前浪)

長江後浪推前浪(장강후랑추전랑)이라 함은 장강(長江)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뜻이다. 세대교체나 시대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흔히 쓰는 말이다.이 말은 중국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부터 회자됐던 오래된 격언이다. 송(宋)나라 때 유부(劉斧)가 쓴 '청쇄고의'(靑瑣高議)라는 소설에서 이 문장이 나온다. 명(明)나라 말기 격언집 '증광현문'(增廣賢文)에도 같은 구절이 나온다.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사자성어로 '후생가외'(後生可畏)가 있다. 후학들이 선배들보다 뛰어나 후에 큰 인물이 될 수 있어 가히 두렵다는 공자(孔子)의 말이다.장강(長江)은 말 그대로 긴 강이다. 칭짱(靑藏)고원에서 발원해 중국 대륙 중심부를 거쳐 상하이(上海)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그 길이가 무려 6,397㎞에 달해 세계에서 세 번째, 아시아에서는 가장 긴 강이다. 강이 하도 길어서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상류 지역에선 '금사(金沙)강', 중류 지역에선 '장강', 하류 지역에선 '양자(揚子)강'으로 불린다. 청나라 말기 상하이에 외국인들이 몰려들면서 ‘장강’ 하류 지역 이름이 서양에 퍼졌고, 이에 따라 서양인들은 장강을 양자강이라고 부른다.

필자가 이 말을 떠올린 것은 최근 접한 새로운 스포츠 스타 때문이다.

먼저 미국 프로농구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야니스 아테토쿤보(Giannis Antetokounmpo, 1994년생) 선수이다.

아테토쿤보 선수가 소속된 밀워키 벅스 팀이 지난 7월 21일 미국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6차전에서 피닉스 선즈를 상대로 105-98로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이 되었다. 밀워키 벅스 팀으로서는 50년 만의 우승이기도 했다.

그동안 미국 프로농구의 챔피언 결정전이 펼쳐질 때면 자연스럽게 회자되던 선수들이 있다. 이를테면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 1984년생, LA 레이커스 소속), 케빈 듀란트(Kevin Durant, 1988년생, 브루클린 네츠 소속), 데미안 릴라드(Damian Lillard, 1990년생,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소속), 카와이 레너드(Kawhi Leonard, 1991년생, LA 클리퍼스 소속), 스테판 커리(Stephen Curry Ⅱ, 1988년생,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소속) 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이번 챔피언 시리즈에선 이들의 이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들을 대신하여 데빈 부커(Devin Booker, 1996년생, 피닉스 선즈 소속)와 야니스 아테토쿤보(1994년생, 밀워키 벅스 소속)라는 젊은 선수들이 이끄는 팀들이 챔피언 경쟁을 펼쳤다. 챔피언이 결정된 마지막 경기에서 야니스 아테토쿤보 선수는 50득점, 14리바운드, 5블록슛을 기록하며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었다. 앞서 언급한 공자의 말처럼 '후생가외'(後生可畏)의 모습이 미국 프로농구에서 현실로 증명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며칠전 우여곡절 끝에 개막한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의 ‘무서운 막내들’이 전해온 기분 좋은 금메달 소식을 접하면서 ‘장강후랑추전랑’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김제덕(17세, 경북일고)과 안 산(20세, 광주여대) 선수는 24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혼성단체전 결승전에서 네덜란드 혼성조에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사실 우리나라 양궁 실력은 이미 전세계인이 인정할 정도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그러나 그러한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일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일보다 더 어렵다. 국가대표로 선정되는 것이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과정 속에서 대표로 선발되고, 첫 출전한 올림픽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두 젊은 양궁 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도쿄 올림픽의 일정은 이제 시작이다. 8월 8일까지 남은 일정에서 또 다른 젊은 선수들이 새로운 기록으로 세계 스포츠의 흐름을 이끌어 주었으면 좋겠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며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듯이 현재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코로나19와 힘겨운 생활의 버거움을 하루빨리 밀어내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밀워키 벅스 팀을 NBA 챔피언으로 이끈 아테토쿤보 선수
밀워키 벅스 팀을 NBA 챔피언으로 이끈 아테토쿤보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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