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예술에 있어 가장 본질적인 문제, ‘예술의 창조란 무엇인가’라는 말은 참으로 오래된 미학적 질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평범한 삶으로부터 유리되지 않은 예술의 구현이라는 기성세대의 오만과 편협함을 질타하기 위한 도전, 혹은 전통예술이 추구하던 위계적인 미의 개념에서 벗어나 보다 확장된 의미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창출하기 위한 원론적 기제이며 작가들 스스로 또 한 번의 성찰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을 거쳐 다양한 장르와 각양각색의 예술적 개념이 혼재하고 있는 오늘날의 다변적인 현대 미술계에서 김은기 작가가 미술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을 쏟으며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다. 김 작가가 바라보는 예술의 존재 의의, 즉 그가 바라보는 예술에 대한 관점은 어찌 보면 매우 포괄적이며, 한편으론 폭넓은 통찰력과 휴머니즘을 기조로 예술의 가치를 거시적면서도 예민하게 포착하고 있다. 특정 재료와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표현을 화폭에 녹여내는 작업을 지속해오며 독보적인 화도를 구축하고 있는 김은기 작가는 “예술이란 작가의 내면적 경험과 각성을 포함한 내면의 심상을 보여주는 형식적 창조”라며 “작가라면 자신의 예술적 감성을 담아 현상을 새로이 해석하고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계’라는 일관된 주제로 작품활동에 천착하고 있는 김은기 작가는 보편화된 현대미술의 답습을 거부하고 새로운 장르의 현대미술을 개척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태양이라는 것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빛과 어둠의 존재를 모두 끌어안는 단 하나의 존재로 태양은 단 하나이지만 지구상에 비추어진 태양의 모습은 수천, 수십만 개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바로 그 태양이 있기에 희망의 긍정과 어둠의 부정이 공존할 수 있다는 세계의 미학을 표현하고 있다. 김 작가는 “우주 자연의 섭리에 대한 인식과 작품의 유기적인 구도가 인간의 성찰에 원초적이고도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게 하며, 이러한 개념은 자아와 세계의 상호연관, 상호의존의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성보다 나만의 색깔로 개성 있는 작품 고집하는 김은기 작가의 회화는 그동안 어디서도 보지 못한 새로운 시도들로 점철돼 있다. 장르적 접근보다는 ‘회화적인 것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해석해 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는 김 작가는 다양한 회화적 실험을 거듭하면서 ‘시류에 편향된 회화’을 지양하고 있으며 자유로운 사고를 기반으로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있다. 단단한 실과 유화물감을 주소재로 작품을 전개해 가고 있는 그의 작품 속에서 실은 뫼비우스 띠와 같은 것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언젠가는 꼭 만나게 되는 인연을 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김 작가는 돌고 도는 인간사를 그려냈으며 반복되는 삶은 두터운 유화 물감으로 구현했다. 작업은 단순히 캔버스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가는 실을 붙였다 채색하고 굳힌 후 다시 떼어내고 색을 입히는 지난한 과정을 거친다. “실은 인간이 태어나면서 제일 먼저 만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탯줄을 묶거나, 옷과 침구 등 실은 언제나 존재한다. 인간사 또는 그 모두를 아우르는 태양계 안에서의 생명체인 사람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2015년 SCOPE New York(미국뉴욕맨해튼)에 참여하며 이후 트럼프골프클럽(버지니아 미국), AAF 밀라노 아트페어(이태리), GFA Art Show(버지니아 미국), 부산 Art Show, GFA전속 작가전(프리마호텔 서울) 부산국제 화랑미술제, Laetitia 작가 오픈스튜디오(파리 프랑스)에 참여해 작품을 선보였다. 현재 에어부산(500호), 범서 미라클 양산(500호), 에이파크 부산(500호 2020년 설치), 한국스위스 화학(300호), 제마기공(120호) , 프랑스 Laetitia Elkind(80호), 청담화이트의원 등에도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MBC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 ‘내일도 승리’에 작품을 협찬하기도 했다. 대구, 진주, 마산, 분당, 프랑스 파리, 미국 버지니아, 이태리, 뉴욕 맨해튼 등 국내외의 수많은 개인전 및 초대전에 참가하며 국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미술은 작가의 사회적, 개인적 현실에 대한 형상적 인식이다. 작가들의 작품 세계의 변모와 작가적 성숙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들의 작업이 고유한 형식의 창안 등 미술 내적인 것으로 향하거나 새로운 주제의 발견 등 외적 확장을 통해 더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김은기 작가는 주제의 영역을 확장하는 외적인 확장과 새로운 형식의 창안과 매체의 발견, 장르의 확장 등 미술 내적인 것으로의 환원을 통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결국 김 작가의 미술은 미적 형식의 창조를 통한 내적 진실과 세상을 연계하는 뚜렷한 소통의 작업인 셈이다.

김은기 작가는 “예술이란 작가의 내면적 경험과 각성을 포함한 내면의 심상을 보여주는 형식적 창조이다. 예술가는 날마다 저항해야 하고, 날마다 성찰해야 하며, 날마다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정한 장르나 형식에 자신을 고착시키지 않고 구획되지 않는 경계를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상징과 은유와 회화적 변주곡으로 구현해 가고 있는 김은기 작가. 예술만이 줄 수 있는 순수한 열정과 생명력을 갈구하는 그가 지향하는 예술적 사유와 언어의 미학이 머물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보다 많은 이들에게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