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3 10:28 (금)
[전문가 칼럼] 독도박사 정연철 칼럼-12
상태바
[전문가 칼럼] 독도박사 정연철 칼럼-12
  • 정연철 전문위원
  • 승인 2021.03.22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레의 기적’을 소환한 상성생명 여자농구팀

‘칼레의 기적’을 기억하고 있나요!

칼레는 인구 7만명 남짓한 프랑스 북부 오드프랑스지방의 작은 도시이다. 이곳은 도버해협을 바라보고 있어서 영국과 가장 가까운 프랑스 도시로 영국을 오고가는 여객선의 주요항구이자 1994년부터는 해저터널이 연결되는 도시이다. 이같은 지정학적 여건 때문에 오늘날 칼레는 매년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이런 칼레에 프랑스 4부리그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칼레 축구팀이 1999-2000 시즌 ‘쿠프 드 프랑스’ 대회에서 상위 리그 팀들을 연달아 물리치면서 결승까지 진출하였다. ‘쿠프 드 프랑스’ 대회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FA컵 대회(※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자국내 성인 축구의 최강팀을 가리는 토너먼트 대회를 말함)와 같은 대회이다. 이런 대회에 4부리그 소속의 칼레팀이 결승까지 진출한 것은 실로 ‘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팀의 주장은 슈퍼마켓 사장, 공격수는 대형 할인마트 직원, 항만노동자 등 축구팀 구성원이 순수한 칼레 시민들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이 사례를 ‘칼레의 기적’이라고 축구 역사에 기록하고 있다.

결승에 오른 칼레팀은 프랑스 1부 리그 우승 8회 및 쿠프 드 프랑스 대회 3회 우승에 빛나는 FC 낭트팀을 맞아 전반 34분 선제골을 뽑아내며 선전했지만 최종 2대 1로 역전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하였다. 칼레팀의 선전이 화제가 되면서 결승전 경기가 열린 현장에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참관하였다. 경기가 끝난 후 시라크 대통령은 “오늘은 승자가 두 팀이다. 낭트는 결승전의 승리자이며, 칼레는 정신력의 승리자이다”고 평가하였다.

축구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여자 프로농구 종목에서 ‘칼레의 기적’에 비견할 만한 승부가 있었다. 바로 지난 3월 15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최종 5차전이 있었다. 이날 결승전에서 삼성생명은 청주 KB를 74대 57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삼성생명은 5전 3선승제의 결정전에서 3승 2패로 최종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렇게 우승한 삼성생명은 1998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4위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이번 시즌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성적 14승 16패 승율 46.7%를 남기며 4위로 마쳤었다. 리그에 참가한 6개팀 중 4위였으니, 냉정하게 표현하자면 하위권 성적이었다. 더구나 지난 시즌까지는 정규리그 3위까지만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을 2020-2021 시즌부터 4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된 덕분에 플레이오프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렇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1위팀인 우리은행을 2승 1패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고, 상대인 청주 KB 마저 3승 2패로 따돌리며 최종 챔피언이 되었다.

챔피언 결정전 5차전을 치르는 동안 보여준 삼성생명 선수들의 모습은 정신력 그 자체였다. 상대인 청주 KB에는 정규리그 전체 30경기에 이어 플레이오프 1-2차전 경기까지 32경기 연속으로 더블더블(※농구경기에서 한 선수가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슛블록·가로채기 등 5개 부문 중 2개 부문에서 10개 이상의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을 작성한 국보급 센터 박지수 선수가 있었으며,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고부터 보여준 상성생명 선수들의 모습은 우승을 향한 정신력의 총체였다. 상대 선수 보다 한 발 더 뛰면서 협력 수비를 펼쳐 매 경기 접전을 연출하였다. 특별히 36세 최고참 선수로 투혼을 보여준 김보미 선수의 헌신적인 경기력은 진한 감동을 남겨 주었다.

축구에서 비롯된 ‘칼레의 기적’이 올 3월 우리나라 여자 프로농구에서도 소환되었지만, 2019 하나은행 FA컵 축구대회에서 내셔널리그의 대전 코레일과 3부리그 화성 FC 팀이 칼레의 기적에 비견될 만한 성적을 낸 적이 있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리는 타고난 재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노력과 투철한 정신력에서 비롯된다는 교훈 앞에 2021년 성공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칼레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빌어 본다.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에 오른 삼성생명 농구팀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에 오른 삼성생명 농구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