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트롯2 ‘진(眞)’은 누가 결정하는가?

양지은 우승으로 막을 내린‘미스트롯2’최종 결승 진출자 7인의 모습
양지은 우승으로 막을 내린‘미스트롯2’최종 결승 진출자 7인의 모습

작년 12월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합격한 총 112팀 121명의 참가자들이 경연을 시작한 TV 조선의 ‘미스트롯2’ 방송이 12월 17일 목요일에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지난 3월 4일 양지은 참가자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매주 목요일 방송된 ‘미스트롯2’는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참가자들이 보여주는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음악 차트 상위권을 장식하였고, 시청율은 20% 후반대에서 시작하여 30%를 넘는 수치를 기록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렇게 화려한 방송의 이면에는 전년의 ‘미스터트롯’과 다르게 공정성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경연이 시작된 초반에는 일부 심사위원들이 개인적 친분이 있는 특정 참가자를 편애한다는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는가 하면 5주 연속으로 대국민 응원투표 1위를 차지했던 전유진 참가자의 준결승 진출 실패 등은 이런 공정성 논란을 여전히 불식시키지 못한 오점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공정성 논란을 어느 정도 주관적 시각이라고 할지라도 실제로 참가자들의 순위를 결정한 평가 점수를 들여다보면 또다른 불공정이 보이는 것을 외면할 수 없다.

‘미스트롯2’ 경연의 평가는 결승 라운드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오롯이 마스터(심사위원)들의 몫이었다. 음악분야, 특히 트롯분야 전문가인 이들의 평가는 참가자들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예리하게 지적하는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기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본다. 때문에 결승 라운드 평가도 마스터들의 평가가 순위 결정의 중요한 요인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표-1>에서 보는 것처럼 결승 라운드의 마스터들의 평가는 홍지윤 1위, 김의영 2위, 김태연 3위의 순서로 나타났다. 여기에 방송중 접수한 실시간 문자투표 점수를 보면 양지은 1위, 홍지윤 2위, 김다현 3위로 나와 마스터들의 평가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이들 점수를 물리적으로 합산한 결과를 보면, 마스터 평가에서 2위와 3위를 했던 김의영과 김태연은 7위와 4위로 곤두박질했다.

노래 실력으로 순위를 가리는 ‘미스트롯’에서 트롯 전문가인 마스터들에게 인정받은 순위가 실시간 문자 투표에서 급격하게 하락한 것이다.

<표-3>에서 보는 것처럼 마스터들의 평가는 최종 순위에 있어서도 아무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마스터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홍지윤은 최종 2위를 하였고, 마스터 2위를 차지했던 김의영은 최종 5위로 내려 앉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표-4>에서 보듯이 이런 결과는 최고 득점자와 최저 득점자의 점수 편차에 기인한다. 총점으로 보면 마스터 점수 2,200점과 실시간 문자투표 점수 2,600점은 불과 400점 차이지만, 최고점과 최저점의 편차는 마스터 평가는 153점인데 비해 실시간 문자투표 평가는 1,642.20점 으로 무려 1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편차가 심한 상황에선 마스터들의 평가에서 만점을 획득한다고 할지라도 실시간 문자투표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면 전체적인 평가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2,715만 여명이 참여한 대국민 응원투표 점수에 있어 최고 득점자와 최저 득점자의 편차는 90점으로 하면서도, 그 5분의 1 정도인 514만여명이 참여한 실시간 문자투표의 편차를 1,642.20점으로 산정한 평가는 공정하지 않다고 본다.

참고로 <표-4>에서 보듯이 실시간 문자 점수의 편차를 마스터 점수의 편차인 153점으로 조정할 경우 최종 순위는 다르게 나타난다. 향후 이번 경연과 유사한 행사가 진행될 상황이 있다면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어찌되었든 방송의 상업성을 감안한다고 할지라도 이번 경연처럼 심각한 편차를 주는 평가 방식은 결코 공정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가 보다 건전하고 정의로운 방향으로 발전하려면 우리 주변에서 진행되는 일들이 모두가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마무리되어야 한다.

이번 ‘미스트롯2’ 경연에 3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코로나19로 힘들어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안겨준 모든 참가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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