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독도박사 정연철 칼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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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독도박사 정연철 칼럼-6
  • 정연철 전문위원
  • 승인 2021.02.08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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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앞두고

이제 며칠 후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 설날을 무척이나 기다렸었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이었기에 평소 입어보지 못하고 먹어보지 못했던 때때옷과 먹거리를 접할 수 있었던 설날은 참으로 어린 마음을 설레이게 했었다.

그런 설날이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사실 1월 1일 설날은 한 해의 첫 날을 기리는 명절이다.

그런 설날이 양력 1월 1일과 음력 1월 1일 모두 해당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음력 1월 1일이 설날이다. 이날을 부르는 말은 설날 말고도 구정(舊正), 정월(正月) 초하루, 신일(愼日),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 단월(端月), 원일(元日) 등으로 불린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들에서도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기리고 있다. 그 명칭을 살펴보면 중국은 ‘춘절(春節)’, 베트남은 ‘뗏’이라고 하며,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에서도 음력설을 쇤다. 일본에서도 쇼가쓰(正月)이라는 이름으로 음력설을 쇠었으나, 메이지유신 이후로는 음력설을 완전히 금지하고 양력 1월 1일을 신정(新正)으로 하여 기리고 있다.

2021년 설날…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1년 설날…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설날이라고 부르는 이름과 관련하여 ‘설’에 대하여는 대체로 세 가지 설(說)이 있다.

첫째는 한 해의 첫날이 새로 온 날이 ‘낯설다’는 의미에서 낯설다의 어근인 ‘설다’에서 온 것으로 본다. 둘째는 새롭게 시작되는 날을 의미하는 ‘선날’이 ‘설날’로 바뀌었다고 본다. 그리고 셋째는 자중하고 근신한다는 의미의 옛말인 ‘섦다’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이렇게 세 가지 설을 놓고 보면 어느 하나의 설이 옳고 그르다고 하기 보다는 세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설날 전날을 ‘까치설’이라고도 하는데, 실제 가치와는 관계없는 말이다. 그리고 이 말은 작은 설을 의미하는 ‘아치설’ 또는 ‘아찬설’이 변한 말이라고 한다. ‘까치’라는 이름도 까치의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말인 ‘꺅’과 작다는 뜻의 ‘아치’가 합쳐진 말이므로 ‘까치설’은 작은 설이라는 의미로 적절한 표현이라 하겠다.

설날을 지내는 구체적인 모습을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수서(隋書)에 의하면 신라 사람들은 원일(元日), 즉 새해 첫날에 서로 문안을 드리고 왕은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군신들을 격려하며 일월신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삼국사기에는 백제 제8대 고이왕이 정월에 천지신명에게 제사를 지냈고, 제9대 책계왕(責稽王)은 시조 동명왕에게 정월 제사를 지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중요한 명절로 설날은 빠지지 않았는데, 이로 미루어 보면 설날은 우리 민족에게 오래전부터 중요한 명절로 여겨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전통적으로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보름 동안은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기간으로 인식하였기에 이 기간 중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았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기리던 설날이 1894년 갑오개혁 및 1895년 을미개혁이 시행되면서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메이지 유신을 통해 이미 설날을 없앤 일본에 의한 국권 침탈 때문이었다. 게다가 1910년 이후 일제강점기 때에는 조선총독부가 양력 1월 1일을 신정(新正)으로 하여 의무적으로 명절을 보내라 하였고, 음력설을 쇠거나 세배를 갈 경우에는 엄벌에 처한다거나 해당자들에게 생활적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공포(公布)를 내리기도 하였다. 신정이라는 말도 일본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음력설을 그에 맞추어 구정(舊正)이라고 불렀다.

1945년 광복 이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초기에는 신정만 연휴였고, 설날은 공휴일이 아니었다. 다만 이승만과 장면 정권 시기에는 재량에 따라 설날을 휴무로 하였기에 ‘이중 과세(二重 過歲, 설을 두 번 쇠는 것)’가 가능했다. 그러다가 전두환 정권 시기에 설날을 ‘민속의 날’이라 하여 설날을 공휴일로 공식적으로 지정하였다. 이어서 노태우 정권 때에 ‘민속의 날’을 ‘설날’이라고 이름을 바꾼 뒤 하루만 쉬던 것을 지금과 같은 3일 연휴로 정하였다. 그 대신 신정 연휴는 하루 단축되었다. 이렇게 하여 음력 설이 진짜 설날로 확실하게 자리잡게 되었다. 이후 김대중 정권에서는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1999년부터는 신정 인 양력 1월 1일은 하루만 쉬게 되었다.

올 설 연휴는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의 휴일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의 설날은 반가운 축제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설 연휴가 끝나는 날까지 5인 이상 사적 모임금지와 영업시간 준수라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준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021년 설날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사태의 터널 속에서 스스로 삼가고 자중하는 마음으로 설날의 본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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