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2 팀미션 관객점수에 대하여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콕’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트로트 노래’를 장착한 방송은 2020년을 트로트의 해로 만들었고, 그 열기는 아직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 방송을 시작한 모 종편채널의 ‘미스트롯2’는 지난 28일밤 방송분이 최고 시청율 30.1%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리에 방송되었다. 이날 방송된 본선 3라운드 1차전 ‘메들리 팀미션’은 참가자들의 열정과 땀흘린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적인 무대를 보여 주었다.

그런데 필자는 이들의 경연이 끝나고 최종 점수가 발표되는 장면에서 찜찜한 뒷맛을 느낀 것 같아 아직도 이날 평가에 대한 감정은 개운하지 않다. 이날 경연의 평가는 100점 만점씩 부여하는 마스터 12명의 평가 1,200점과 언택트 청중단(관객) 400명이 부여하는 300점을 합하여 1,500점 만점으로 이루어지는 방식이었다. 결과는 ‘뽕가네’팀이 마스터 점수 1,186점과 관객점수 195.2점을 얻어 총 1,326.3점으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관객점수 부분에서 201.3점으로 최고점을 받은 ‘녹용시스터즈’가 차지했는데, 이날 3위를 차지한 ‘미스유랑단’과 4위를 차지한 ‘달부잣집’의 점수는 각각 1,307.9와 1,307.7로 불과 0.2점 차이로 순위가 갈렸다.

여기서 필자는 관객점수의 평가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고자 한다.

먼저 언택트 청중 400명을 어렵게 모셔놓고, 이들의 평가 점수를 300점으로 설정한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마스터 평가가 1인당 100점으로 주어질 때, 400명의 관객에 대하여 1인당 1점도 아닌 0.75점을 부여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경연에서 발표된 관객점수는 400명의 평가를 3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산정했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몇 명의 관객이 점수를 주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관객점수는 ‘뽕가네’ 195.2, ‘녹용시스터즈’ 201.3, ‘미스유랑단’ 186.9, ‘딸부잣집’ 191.7, 그리고 ‘골드미스’ 146 등이었다. 하지만 이들 점수는 400명 기준으로 300점 만점에서 역산해 보면 각각 260.26, 268.4, 249.2, 255.6, 그리고 194.6 등으로 나타나 정확한 인원 파악이 불가능하다.

셋째, 총점을 1,600점으로 하여도 무난할 것을 굳이 1,500점으로 설정한 것이 문제였다고 본다. 우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평가는 100점 만점이라는 기준에 익숙하다. 그러나 만점은 100점이 아니라 50점도 될 수 있고, 700점도 될 수 있다. 이날 경연에서도 관객점수를 400명 기준으로 400점 만점으로 설정했으면 평가도 깔끔하게 정리되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지난 1954년 11월 18일 우리 국회에서 일어났던 ‘4사5입’ 개헌 사건을 떠올려 보았다.

1월 28일 방송된 ‘미스트롯2’ 팀미션 최종 점수
1월 28일 방송된 ‘미스트롯2’ 팀미션 최종 점수

집권당이었던 자유당이 제출한 ‘초대 대통령의 3선 금지조항 삭제’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개헌안을 국회에서 표결하였다. 당시 국회에서 헌법개정에 필요한 의결정족수가 재적의원 203명의 3분의 2인 136표였는데, 이날 표결은 재석의원 202명에서 찬성 135표, 반대 60표, 기권 7표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최초에는 부결이라고 선포하였으나, 집권당에서 재적의원 203명의 3분의 2는 135.333…이고, 소수점 이하의 숫자는 1인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의결정족수는 135명이라고 주장하여 해당 표결은 가결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실상 위헌인 이 헌법 개정은 효력을 발생하게 되었다.

물론, 해당 헌법 개정안은 효력을 얻었지만, 이는 우리 정치사의 커다란 오점을 남기면서 이후 우리 정치세력 재편의 도화선이 되었다.

아직도 코로나19 상황은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다.

그리고 ‘트롯’ 관련 방송 역시 당분간 대단한 인기 속에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필자 역시 많은 시청자 중의 한 사람이 되겠지만, 향후 ‘미스트롯2’ 관객점수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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